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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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Leona 13 519


일 새로 시작한지 이제 한달 반.

말이 새로 시작하는거지 프리랜서라는 업무의 특성상
두세달에 한번씩은 새로운 곳에서 일을 하게 되기에
회사와 사람들과 내용만 약간 다를 뿐이지 똑같은 일을 하는거나 매한가지라
설레긴 커녕 '여긴 전에 있던 곳보단 낫겠지...'라는 기대조차 집어치운지 오래다.

어쨌든 배운게 도둑질이고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싫다고 싫다고 해도 한동안 쉬면 또 슬그머니 일이 하고싶어지는 몹쓸병에 걸린 관계로
쉬러 내려간 지방에서 또 하던 짓거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엔 좀 더 빨리 때려치우고 싶은 충동이 찾아왔다.

그냥...뭐랄까...여기선 내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같다.

내가 했던 말을 매번 자기 생각인양 똑같이 읊고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가 당췌 무슨 말을 하는지 못 알아먹어서 두번 세번 말을 해줘야 하는 사람도 있고
일을 할 때 너무나 당연히,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해
그걸 짚어주면 잔소리한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팀원간의 화합이 중요한데 어쩌고 운운하며
내심 나를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인물처럼 묘사하는 사람도 있다.

도와주려고 했던 것이 태클로 받아들여지고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게 되려 우스워 보이는 이 분위기는 뭘까.

애초에 내 업무의 영역을 이해는 커녕 우습게 보는 분위기가 깔려있는 게 말 안해도 느껴진다.
그리고 난 실력도 없으면서 오만한 그들의 모습이 우습다.
그렇게 매일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나도 좀 여우처럼 살살 웃으며 달래가며 내 공을 은글슬쩍 생색도 내고
그렇게 노련하게 사회생활을 하고싶은데 참 그게 적성에 안맞다.

좋게좋게, 둥글둥글하게, 그리고 대충대충 욕 안먹을 정도만 해야지...
하루에도 몇번씩 다짐하는데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열을 내고 내 속을 다 꺼내서 갉아먹고 있다.

문제는...이렇게 해봤자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내 눈의 대들보는 안보이고 남의 눈의 티끌은 잘 보인다 했던가.
항상 옥 보다는 티가 더 눈에 띄는 법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평가하는데는 다들 선수 아닌가.

도대체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 하나 회의가 들 때마다 각종 여행사 항공권을 뒤진다.

태국, 인도, 발리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이고
유럽, 태평양, 대서양, 남미, 북미,
심지어 듣도보도 못했던 온두라스와 남극까지 뒤져봤다.

항공권 검색한것만 보면 세계일주를 하고도 남는다.

올 연초에 태국에서 진통제를 실컷 맞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유효기간이 딱 5개월이었나보다.

약발이 다됐다. 나가고 싶다. 나가고 싶어 죽겠다.

결론은....
세계일주 경비 대 줄 여행 스폰서 구함.
혹자는 차라리 투기를 하겠다고 내게 대꾸해줬지만...ㅎㅎ

그렇다.
이것은 나의 구인광고다.

13 Comments
걸산(杰山) 2008.06.06 22:34  
  진통제의 약빨이 떨어징 거 가트며는
어서 한 방 푸욱 찌럴 주는 게 상책이 아닌가 합니다.

티켓일랑 어서 질르세용!
시골길 2008.06.06 22:55  
  구인광고= 구혼광고...= 취집....................??
얼른 하셔야 겠구만요..[[그렁그렁]]
자니썬 2008.06.06 22:59  
  레오나님..정말..글을..잘..쓰세요...또.감탄합니다..
하루하루...반복되는날이..안되기를..바래요..오늘은..이래도...내일은..잘돼겠지란...마음을..가지세요..{기분나빠다면..죄송}오늘..레오나님글..중에대들보와티끌애기---내앞에.쓰레기는..안보고..남의..쓰레기만본다는애기.....저한테뭔가를느끼게..해주네요..아무쪼록..하시는일..잘되세요........~~감--사~~
Leona 2008.06.06 23:13  
  걸산님, 마음으론 벌써 골백번 티켓 질렀지요...ㅠ
현실이 발목을 잡으니 문제지요...ㅠ
아무려나 무리가 되더라도 짧게라도 다녀와야지 싶습니다...

시골길님, 제 인생 계획에 결혼은 없습니다.
그리고 결혼하면 세계일주 경비 대주나요? ㅎㅎ
설령 그런다고 해도 결혼은 싫습니다...^^

자니썬님, 기분 나쁘긴요...오히려 감사합니다.
오늘은 지옥이고 내일은 천국이고 모레는 지옥이고...
그런거죠 뭐...ㅎㅎ 자니썬님도 하시는 일 잘 되시길~!   
helena 2008.06.06 23:48  
  그 진통제, 아무리 강해도...
오래가지 않는다는 거...[[열이펄펄]]
일단...맘으로 지르고...
또..맞아야져~[[윙크]]
아자아자~!!!
잠신 2008.06.07 04:58  
  Leona님!! 안녕하셈^^
늘 님의 여행기를 통해 님을 이해하고 태사랑 속에서 맘속의 친구로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님의 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인간이란 여러부류의 생각을 가진 이들의 공동체속에서 사는 지구상에서 젤가는 문명을 가진 동물이잖아요^^
그속에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지 못한 부류가 분명 있지만 우린 나를 먼저 생각하죠^^
지금의 딜레마~~ 충분히 이해하고 나도 겪었습니다^^
이런 고통속에서 우린 좀 더 성숙해지잖아요? 그죠?
님은 충분히 이겨내리라 난 확신 합니다^^
화이팅하시고 이런 시련도 날 더욱 발전시키는 모티브가 된다고 생각하며 이겨내십시요^^
화이팅!!!
월야광랑 2008.06.07 08:57  
  Leona 님, 어떻게 보면 인생은 좀 우울하죠. 특히나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상당히 많이 받습니다.
저는 가끔 우울할 때나 힘들 때 저 자신에게 외치는 말이 있습니다. "밝은 내일을 위하여!" 라고 크게 외쳐 봅니다.
원효대사던가? 해골바가지 이야기는 유명하죠.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보는 데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먹기 따라 다르게 보이는 거죠.
한번 Leona 님 나름대로 목표를 세워 보세요. 예를 들면, 난 10년 안에 세계 각 나라를 돌아 볼거야 라든지...
그런 다음에 현실적으로 그걸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세요. 5개월 프로젝트 뛰고, 1개월은 무조건 여행 이런 식도 좋겠죠. 그런 다음에 그 프로젝트 중에도 여행 자금 및 노후자금(?) 저축 목표를 정하고, 프로젝트 진행 중에 발생하는 스트레스도 그에 맞추어서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어 보세요. 그러면 생활이 즐거워 질겁니다. 하루 하루 어쩔 수 없이 보낸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아! 이일을 잘하면 다음 여행이 여유로와지겠구나 하고 생각해 보면 즐거워 지지 않을까요? 같은 팀원이 Leona 님이 한 제안을 씹을 때도 즐거운 생각도 하면서, 저사람의 입장에서는 저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한번 생각해 보신 다음 최대한 상대방도 이해할 수 있게끔 설득을 시도해 보시고, 안 되면 마는 거죠 뭐. ^.^
항상 그런 것이 프로젝트에 프리랜서로 참여하는 것은 대부분 "도와" 주는 역할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 역할에 충실하면 되는 거죠. 어떻게 보면, 나중에 보면 같은 팀원이랑 지지고 볶고 다투고 했던 것들이 조금 시간이 흐르면 별것 아닌 것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물론 엔지니어나 기술자 또는 전문가 입장에서는 안타깝지만, 때로는 비즈니스 또는 관리자적 입장에서는 정반대의 입장인 경우도 있거든요. 그러니, 그런 부분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고려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에요. 그런 것이 쌓이면 나중에 리더나 매니저가 될 수도 있는 거구요. 또한, 그런 사소한 걸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더 쌓을 필요는 없는거구요. 또한 뚜렷한 목표가 있으시면, 그걸로 즐거운 생각으로 삼아서 조금 힘들 때도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삼을 수도 있으니까요.
직장생활 하는 분들 남은 생애의 거의 절반을 직장생활과 출퇴근 시간에 보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서는요... ^>^
오히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적죠. 그런 부분에서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나름대로 보람을 찾고, 긍정적으로 지낼 수 있는 자기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
필리핀 2008.06.07 11:37  
  5개월? 상당히 긴편이네요...
난 2개월이에요...[[으으]][[으에]]
Leona 2008.06.07 16:31  
  흑...다들 너무 감사합니다.
이래저래 내공을 더 쌓아야 할 듯...;;
조언 가슴에 새기고 힘내서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자니썬 2008.06.07 22:15  
  레오나님 마음을 편안히 가지세요..
이렇게 애기하는 저도 그게 잘 안되네요..
하지만 노력으 ㄴ하고 있어요..
사람 맘 이 다--똑같을수는 없겠지요..
모든일이 억지로 되는일은 없는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순리되로 사는게 어떻게 보면 정답 인것 같아요...무슨일을 하던간에 마음에 안드는(악역)은 꼭 있어요..그렇때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세상이 다--그렇지 라고 생각 하세요..(속세는 어쩔수 없나봐요)
헬레나님 말대로 진통제는 말 그대로 진통제예요..
저는 똑같은 실수를 2번이나 했어요..그것도 알면서...
어머니 한테 너무 미안하고 죄송할 따름이에요...남들이 저를 볼떼에는 절실한천주교 신자처럼 봤게지만..뒤에서는 엉뚱한 짓을 했으니--속상하고,제 자신이 싫어요.....옛날 나의모습 을 찾아 가랄고 하는데 그기간이 2년은 걸리것 같아ㅇ요......반성은 많이 하고 있는데.....아---또 쓸데없는 소리 한것 같네요.............아무튼 기운 내시고 화이팅!!!! 입니다....~~감  사~~~
Leona 2008.06.09 03:06  
  이번 주말엔 간만에 일 생각에서 벗어나서
영화도 보고 책이랑 예쁜 구두도 사고 
집에 와서 대청소도 하고 아로마 볼 넣고 반신욕도 했어요...
패디큐어도 새로 칠하구요...
그러고 나니까 기분이 많이 풀렸어요...^^
자니썬님도 힘내세요...사람은 실수도 하고 그러면서
더 발전해가는 거니까...시간이 좀 걸리면 어때요?
어제부터 다이어트 시작했는데 저도 한 2년 걸릴거 같아요...ㅠ_ㅜ  뭐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간 나아지겠죠?
아자아자 파이팅! 
넓은마당 2008.06.10 16:13  
  글을 읽으면서 우울해지면 어떻하나 걱정했는데 레오나님의 글을 보며 세상어디든 다 그런 사람들이 존재하며 그런 구성원들 사이에서 살아 남아야 하며 조금씩 지쳐가지만 내 자신을 잃지 않고 웃으며 내일을 설계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것 중요한 것 같네요
님 힘내시구요 홧팅하시고 님의 말씀처럼 아자 아자 파이팅!!
꼼팅 2008.06.14 00:54  
  그래도....둥글게~ 둥글게~ 짝!♬ 레오나님 같은 사람이 있어야 그나마 살 맛 나지 않겠어요?
꼭 스폰 구하셔서 세계일주의 꿈 이루시길^^ 갈 때 저도 가방에 좀 넣어가주세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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