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2007 - 여행 뒤의 어떤 후유증
실크로드2007 - 여행 뒤의 어떤 후유증
2007. 12. 11.
1.
올해는 나름대로 나들이를 적지 아니 한 거 같네요,
한겨울에 처음으로 한라산의 백록담에도 올라갔다 왔고.
아주 오랜만에 울릉도엘 다시 가서
그 옛날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풍경들을 되새김질 한 데다
우리의 동쪽 끝인 독도에도 발을 디뎌
동해 한 가운데 홀로 버텨 주는 따끈한 돌덩이도 만져주고.
이러한 바람끼는 이 땅에 머무르지를 않고
날틀이나 배를 가리지 않고 떠나기까지.
2.
봄에는 어쩌다 떠나 상해, 소주, 항주 및 소흥에다
황산(黃山)까정 케이블카 안 타고 걸어올라 가는 신통방통에다
맘껏 싸갔던 라면, 고추장과 김을 먹을 사이가 없어
여행끝자락에 길동무에게 다 넘겨 주고 올 정도로
옛날에는 중국음식 먹기는커녕 냄새 때문에
식당 입구에도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가시밭길이더니
이제는 되려 입맛을 당기며 식당은 물론이요,
시장바닥에서도 좋고, 길거리음식도 얼씨구나 하고 뚝딱.
3.
여름에 막 들어서려고 할 때는 다시 또 혼자
서해를 배로 건너 중앙아시아까정 달려가는 데,
청도(靑島)에서 서안(西安)을 거쳐 우르무치(烏魯木齊)까지 가선
며칠을 뭉개다가 되돌아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렇게 겨울까정 나들이의 후유증에 시달린다네요
- 비단길인지, 실크로드인지 丝绸之路가 몬지도 모르면서,
훌쩍 떠나느라 제대로 글도 훑지를 못 해서인지
이때가 되도록 이런 저런 실크로드 글에 파묻혀 지내네요.
4.
맹모삼천(孟母三遷)의 사당에 가보니
아무 것도 볼 거 음써 되돌아 오던 거,
돈황 부근에서 모래폭풍 만나
난후(南湖) 오아시스로 들어가 만났던 시골마을 사람들,
자유관(嘉峪關)에서 만나 며칠을 함께 여행했던
지적이고 영어 아주 잘 하던 츠자가 알려준 행피수(杏皮水)
우르무치의 까르푸 뒤편 시장골목에서 자주 가 먹던
쓰촨(四川)식 모듬국수의 얼큰한 맛은 어떻고 말이죠.
<실크로드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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