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에티켓, 지키고 살자구요~!
참 여러 번 이 게시판을 통해 나왔던 이야기라 또 다시 꺼내기가 좀 민망스럽긴 합니다만, 별로 고쳐지는 모습이 보여지지 않는 듯 해서 우리 모두가 다시 한 번 뒤돌아보자는 의미에서 글 올립니다.
아시다시피 태국, 특히 방콕은 전 세계의 음식점이 거의 다 모여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다양한 식도락 문화를 자랑하고 있죠. 그 중에서도 우리 한식당 또한 당당히 이름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결코 싼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일식과 더불어 한식이 태국인이나 여타 외국인들에겐 꽤 고급스러운 음식처럼 여겨 지고 있구요. 간혹 들러보면, 요즘은 태국인들도 종종 자기들끼리 한식당을 즐겨 찾는 모습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좋은 현상이죠.
그런데, 이 좋은 기회를 거꾸로 되돌려 지게 만들고 있는 분들...한식당하시는 교포분들이나, 로컬 종업원들이 아니더군요. 옆에서 같이 식사를 하는 한국 손님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래 사례들은 저녁 시간이 아닌 점심 시간에 해당되는 이야기들입니다. 한식당 특성상 저녁 시간이 되면, '식당'에서 '술집'으로 그 본질이 변화 하는 것이 보통이니, 저녁 때라면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첫 번 째로 끽연 문제. 유난히 담배 문화에 관대한 한국적 정서 때문일까요? 정말 옆 사람 배려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끽연가들 많더군요.
저도 담배 핍니다. '식후땡'이 얼마나 맛있는 줄도 알구요. 그래서 참기 힘든 유혹인 것도 압니다만, 최소한 옆 사람 / 옆 테이블은 배려를 해 가며 끽연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칸막이도 없는 한식당 내에서 바로 옆테이블이 뻔히 식사 중임을 알고서도 너구리 잡듯 일행이 한 꺼번에 뿜어대는 연기...
바로 옆에 태국인 테이블과 그 옆에 서양인 테이블에서 계속적으로 눈치를 줘도 안하무인인 분들...그 외국인들이 한식당이어서였는지 불편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컴플레인은 안 하더군요. 참다참다 제가 종업원 불러서 컴플레인 했습니다. (그 뒤 그 '너구리' 테이블 반응이 더 가관이었습니다만,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사실 이 정도 매너는 한국에서도 기본 에티켓 아닙니까? 왜 유독 외국에 나와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되시는 건지...만약 여행객이 아니라 현지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시대 감각이 한 참 떨어져서인가요???
두 번 째하고 싶은 얘기는 우리 어머님들...
으허허허...웃음부터 나옵니다만, 밥 먹다 놀래서 체할 뻔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갑작스레 터져나오는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이건 뭐 애교겠죠. 마찬가지로 옆 테이블의 불편함은 전혀 고려치 않는 용감하신 울 어머님들. 현지에 사시는 분들의 계모임인지, 동호회인지, 아니면 단체 여행객들 수도 있겠죠. 오랜 만에 만나셔서 회포를 풀다보면, 수다도 떠는 게 당연한 것이고, 즐거움에 한 껏 소리 내어 웃을 수도 있죠. 다만, 그 소음이 밥 먹는 내내 같은 데시빌로 유지된다면, 아마도 견딜 수 있는 여타 손님, 몇 안 될 겁니다.
첨언 하자면, 특히 한참 뛰어놀 나이의 아이들 동행하는 어머님들께서는 어려서부터 에티켓이 뭔지를 교육을 꼭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놀이터 마냥 뛰어다니다가 종업원들과 부딪혀서 종업원은 쟁반 떨어뜨리고, 아이는 아프다고 울기 시작하고...그럼 또 아이 엄마는 뛰쳐나오고... 한 편의 정신없는 슬랩스틱 코미디나 시트콤을 보는 듯 하지만, 제 예상과 다른 그 아이 어머니의 행동-오히려 종업원을 타박하는-은...씁쓸하기만 하더군요. (그런 어머니께 아이들 에티켓 교육 운운하는 건 어찌보면 무리한 부탁이 되겠군요.-_-;)
마지막으로, 이건 뭐 가~끔 저도 행하는 거라 스스로 반성하며 글 올립니다. 우리 식문화 중에, '반주'라는 개념이 있죠...다시 말 해 식사와 함께 하는 가벼운 술 한 잔 정도일텐데, 왠 '낮술'을 드시는 분들이 그리도 많은건지. 이 문제는 뭐 딱히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 제가 왈가왈부 하긴 그렇습니다만, 낮부터 술에 취해 비틀거리거나, 얼굴이 완전 홍당무가 된 상태로 위의 첫번 째, 두 번 째 실례를 아무 스스럼없이 행하는 분들...반주는 말 그대로 가볍게 반주 차원에서 끝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과히 보기에 좋진 않더군요.
간단한 얘기 길게 썼네요.
아무쪼록 우리 한국의 정갈하고 깔끔한 식문화(식도락 문화)를 통해 외국에 한국 문화와 국가 이미지를 한 층 끌어올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