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잘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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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잘한다는 것

빛의걸음걸이 11 466


오늘은 날씨가 이건 더운것도 아니고 추운 것도 아니고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않오는 것도 아니고 일년에 몇일 보기 어려운 날씨가

하루종일 이어지네요...

아까 메트로에 보니 직장 생활하는 데 인간관계가 제일 어렵다는

기사가 났더군요. 창피한 얘기지만 제가 한동안 은둔형

외톨이였습니다. 히토코모리라고 하던가요...

지금은 직장이란 곳을 다닌지 삼년되었습니다.

어언 나이가 서른을 넘고 나이값한다고 어느 때부터 스스로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하다보니 방안의 하늘보다 방밖에 하늘이

훨씬 더 푸르다는 걸 알게되더군요.

그리고 제일 큰 힘이 된 건 여행입니다.

여행이 저를 세상 속으로 이끌어 준 제 일 큰 힘이였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서 우물 밖에서 뜀뛰기하는

법을 여행을 통해 배웠습니다.

처음 직장이란 것을 갖게 되었을 때

다음날 출근 하는 게 기다려지고 설레이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하고 싶은 게 참 많아서 스스로에게 놀라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 제 어리버리함이나 순수함, 공명심 같은게

급속도로 영악함, 속물적 근성으로 변해갑니다.

동료애를 발휘해서 허물을 덮어줘도 돌아오는 건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이익을 먼저 챙기는 무섭도록

이기적인 모습이였습니다.

직장에서 학교 후배를 만나게 되기도 햇지요.

처음부터 절 잘 따라주고 여러가지 코드가 맞아 친한 사이가

되었지요. 후배라는 것, 참 이뼛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 후배가 아직 미혼임에도 임신을 하게되었습니다.

중절수술 날짜를 잡고 절 찾아왓길래

저희 엄마도 못사드려본 꽃등심을 시켜 혼자 다 먹게 했습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그 후배가 원한 건 제 마음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제 주머니를

나누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자 사이는 소원해졌습니다.

쓰다보니 더 이상 쓰다간 기분이 너무 다운 될 것 같아 그만 둬야

겠습니다.

제 얼굴의 똥를 못 본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제 요지는요.

이러다 제가 정말 저도 알아볼 수 없는 사람이 될까

겁이 난다는 거지요. 색안경을 쓰고 사람을 보기 시작하고요.

전에는 나눠먹자 하는 생각이 이제는 줘서 뭐해라는 생각으로

바꿔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는 것을

사람들은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저도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ㅡ.ㅡ;;;;

속된 말로 기가 약한 사람은 밣히더군요..ㅜ.ㅜ(표현이 과격한가요?)

제가 지나치게 착한 척 하는 거라도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착한 척을 좀 하긴 합니다.

그렇다해도 남에게 해를 입히고 싶진 않은데

이러다 남을 해치게 될까 더 나아가 해치고도 별거 아닌데

당해봐야 되 뭐 그런 냉혈한 같은 생각을 하게 될까 겁이 납니다.

예전에 산골소녀 영자에 나오던 지금은 고인이 되신

영자씨 아범님 같이 산에 들어가 살고 싶을 지경입니다.

참 약해빠지고 심약했던 제가 강해지는 만큼

속물이 되갑니다.

제가 지키고 싶던 것들을 버리고 변해야 사회생활이란 걸

잘~~~~ 한다라고 하는 사람이 되겠더군요.

제가 지키고 싶은 것들, 지키면 사회생활 않해봤다는

소리 듣게 됩니다....아무도 그걸 좋게 생각해주지 않더군요...

애니웨이 떠나고 싶습니다. 도피라도 하고 싶습니다.

지금 저희 집 형편이 이런 지경만 아니라면요.ㅜ.ㅜ

11 Comments
greengreen 2007.04.16 20:53  
  마음에 상처를 입으셨네요..빨간약 발라드릴께요^^그렇지만 세상엔 나쁜사람보다는 좋은사람 따듯한사람 약한사람에게는 더 겸손하고 강한사람에게는 더 노련한 사람도 있을거라 생각하시고 착한마음 잊지마시고 사세요^^
님의 마음을 진심으로 느끼는 좋은사람들도 분명 있을거예요..저도 떠나고 싶네요 ^^
빛의걸음걸이 2007.04.16 22:04  
  빨간약 발라주셔서 상처가 곪지 않고 금세 나을 것 같습니다^.,^ㅋㅋ 그린님이 약한사람에게 겸손하고 강한사람에게 노련한 그런 분 같단 생각이 듭니다. 따뜻한 말씀 위로가 되었습니다....감사합니다. 그리고 같이 떠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아~~~^^
chilly 2007.04.16 23:02  
  다들 화이팅!
타이에 이키타이 2007.04.17 00:01  
  전에 다니던 회사의 사장님은 恐變者無發展이란 말을 많이 쓰셨죠.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는 발전이 없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또 그 변화에 걸맞게 변화하는 사람을 원합니다. 님께서 스스로 순수성을 잃어가고 세상과 타협하는 속물적 근성으로 변해간다고 느끼시는 것 자체가, 제 생각엔, 님은 아직 순수함이 많이 묻어나는 분입니다. 사람의 변화는 무죄이고, 인간이 성장하면서 거치는 자연스러운 현상 같습니다. 저 또한 님과 비슷한 고민을 요즘 하고 있던터라 님의 심정이 십분 이해갑니다. 속물로 변하는 것 같다고 너무 자학 마시고, 최소한의 흔들리지 않는 양심을 지키면서 발전적인 변화를 즐기시길 바라겠습니다.
카라완 2007.04.17 00:32  
  전 영업사원입니다. 영업이나 인생의 기본만 지킨다면 당신이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킬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것이 무엇이냐? 바로 중심입니다.ㅋㅋㅋ 항상 핵심과 중심을 바라보고 그것을 기준으로 삼으면 맘에 흔들림은 없고 다른길로 들어서진 않을 겁니다.
지키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을 각박하다고 보지 마세요. 따뜻하고 좋은 사람도 많으니.

참고로 저같은 사람도 많거든요. 시간나면 언제 만나요..착한사람끼리 만나서 데이트라도..ㅋㅋㅋ
덧니공주 2007.04.17 13:17  
  세상엔,이런 사람 저럼사람,다양한 인종,별의별 성격들이 존재한다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이기적인사람,소극적인사람,적극적인사람,개인주의...
우선,맘의 상처는 잘 보듬으시구요,좋은사람두 얼마든지 많아요.다 좋을순 없는게 세상 아니던가요?
나쁜거보다,좋은거 생각해보시구요~
제 자신이 좋은사람의 테두리에 들어가있나 반성해봅니다...사회생활,너무 오래한,ㅋㅋㅋ 때탔나? 반성반성~
힘내세요~아자아자,화이팅!!! 제 기를 받아주세요~
글구,제가 도피좀 해봤는데요,세상엔 도피처는 없는듯 합니다.ㅋㅋㅋ[[으힛]] 우리 잘 적응해보아요~
덧니공주 2007.04.17 13:19  
  글구,그런 화나는 순간,화나게 하는 사람,있음,속으로 삭이지 말구,순간 속으로 욕해보아요.중얼중얼~
전,집에가서 자기전에,벽보고,날 하루종일,화나게했던 사람들,벽보고 욕좀 해주고 잡니다....나쁜넘들~
평생 그렇게 살아라.하면서.ㅋㅋㅋ 꿈나라로~[[므흣]]
흐린바다 2007.04.17 14:13  
  후~  많이  공감 이 되는  얘기네요..  저하고는.... 

세상을 살아보고  서른이 넘어  사회 생활을 하면서 느낀건.. 
세상은  내가 한만큼  돌려 주지만은 않는다  는 거죠..

빨리 힘내세요..~ 
로날도 2007.04.17 17:26  
  덧니공주님.  "글구,제가 도피좀 해봤는데요,세상엔 도피처는 없는듯 합니다.ㅋㅋㅋ"===>  진짜 도피좀 해보신분이군요 ^^[[웃음]]  전 여태 찾는데 실패해왔지만 아직 찾고 있는데요. ^^
나팔바지 2007.04.18 01:40  
  세상에 휘둘려도 천성은 변하기 쉽지 않답니다.
조금은 덜 다부진, 님의 그런 모습이 제겐 참 이쁜걸요.
언젠가는  님의 마음을 반짝이는 보석처럼 귀히 여기는 누군가가 마음을 열고 오랜 친구처럼 다가 올겁니다.
다친 마음때문에 사람들을 너무 경계하지 마세요.
잘못하면 좋은 사람들을 놓칠수 있으니까요~^^
님이 속상해 하시는 그런 일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느끼는 아픔이고 슬픔이랍니다.  힘내세요!!
빛의걸음걸이 2007.04.18 10:15  
  말씀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피가 되고 살이되는 말씀들 새겨듣겠습니다.^^ 글 올리면서 못나고 한심한 얘기라 지울까도 많이 망설였는데 않지우길 잘한 것 같습니다. 태사랑에는 역시 좋은 분들이 참 많네요~~~^^용기 백배 얻어 외근하러 나갑니다. 아자아자~~ 다덜 복받으실거예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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