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을 잃어버리고 나서...
이번 여행은 온통 잃어버린 여행이 돼 버렸네요.
항공권, 일정, 정보 등등 준비는 제법 하는데 사고는 막지 못하는게 인간의 한계인가 봅니다. 역사에 만일에라는 가정은 없고 성경에 마음의 계획은 사람에게 있어도 일의 결국은 하나님께로서 말미암는다 했듯이...온통 그런 여행이 돼 버렸지만...깨달음의 댓가로 생각하고 정리를 해봅니다.
전에 누구신가 회원님 중에 택시를 탔더니 한국의 은행이 발행한 자기앞 수표를 어느 태국인 기사가 팔아서 아주 싸게 구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그 자기앞 수표가 분실 신고된 것이라면 어땠을까요?
제가 (지갑을 택시에서) 분실하고 보니 몇 가지 생각이 떠 오릅니다. 과연 그 기사가 한국의 자기앞수표를 택시비로 한국인에게서 정상적으로 받았을까...그리고 그 사실이 정말이라면 자기앞 수표를 왜 환전할 수 없었을까...혹시 분실신고된 것을 두려워한 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지갑에도 유가증권이 좀 들어있었습니다.
그것은 상품권 3장과 50% 할인권 및 잔액 8만원이 든 고속도로카드 3장 신용카드 2장, 200달러, 20만 4천원 그외 각종 카드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국부의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는게 몇 있을 듯합니다. 현금은 어쩔 수 없고요. 유가증권 문제입니다. 필경 그 기사는 각각 5만원인 구두상품권과 의류상품권과 외식상품권을 한국인에게 팔아넘기려고 할 것입니다. 그 가치를 잘 모르니 아마 싸게라도 팔겠지요. 어쩌면 50% 정도면 넘기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상품권들은 제가 옥션에서 대략 11만 5천원에 구입한 것입니다. 고속도로 카드는 7만원 정도 가치가 있겠습니다. 그럼 20만원 가까운 가치가 되네요. 그걸 우리가 좀 후려쳐서 10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면 사시겠습니까? 그러면 우리가 큰 이익을 본게 되겠습니까?
아니지요. 만일 한국인 중 아무도 그 상품권을 사주지 않는다면 그 태국인은 대한민국의 국부를 범죄를 통해 그만큼 가져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글로벌 시대에 그렇게까지 따질 필요가 있겠냐 한다면 저는 회원님들께 외국에서 거의 확실히 범죄적 경로를 통해 소유한 태국인들의 한국관련 준 재화를(유가증권...) 유통하도록 도와주지 말자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아마 적지않은 한국인들...특히 여행자들이 이와 같은 일을 당할 것입니다. 자기앞 수표이든, 상품권이든, 다른 유가증권이든 비정상적 경로로 유통하는 것은 불법이거니와 특히 해외에서 그리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 될 듯합니다.
과거 미국이 우리나라에 식량원조를 할 때도 pl 480호 법에 의해 차관을 행했습니다. 그것은 반드시 미국 잉여농산물을 구입하는 조건으로 유무상 원조를 실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방콕의 제 지인도 일년에 100명씩 인도차이나 심장병 어린이들을 한국에서 수술받도록 사업을 실행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환자와 보호자 두명의 여비만 약 200만원 들어갑니다. 수술비는 평균 800만원입니다. 그런데도 꼭 한국의 병원에서 시술받도록 하는데...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동남아시아 어디보다 심장병 수술을 한국의 병원이 더 잘할 수도 있겠지만...연 30억 가까운 국부를 한국에 투자하는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국부가 없다면 세계를 향해 어떤 선한 일도 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개인에게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한국기업이 발행한 유가증권을 분실했을 때 그것이 유통되지 않는다면 국부적인 차원에서는 손실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에라도 불법적인 유통과정을 통해 외국인이 그것을 유통시키게 된다면 그만큼 한국의, 한국인의 국부가 새나간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아야할 것같아 장황한 글을 써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