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요일 오후의 특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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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일요일 오후의 특식...

월야광랑 18 527
18 Comments
월야광랑 2007.03.05 17:17  
  오늘은 나른한 일요일 오후에 밖의 날씨도 춥고 눈도 쌓여 있으니, 어묵 냉동실에 있는 거 오뎅백반으로 먹어 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냉장고에서 무우 반개 썰어서 커다란 냄비에 물 묻고 넣었습니다. 한 두세끼 오뎅으로 먹을 생각으로 큰 냄비로 했는데...
그러고 보니, 먹을려면 제대로 먹어야지 하면서 국물용 멸치도 넣고, 다시마도 큰 거 한조각 넣고 끓입니다.
자~~~ 이제 육수도 보글 보글...
간장도 조금 부어서 간을 맞추고...
냉동실에 있던 어묵을 같이 달려온 스프와 함께 넣습니다.
근데, 왜 갑자기 수끼 생각이 날까요? ^.^
야채를 같이 넣으면 국물이 더 시원하겠다 싶어서, 동네 수퍼에서 사온 배추 조그만 거 반통을 썰어 넣습니다.
잉? 팽이 버섯도 있네? 또 두 묶음 넣습니다.
아~~~ 버섯도 넣으면 맛있겠다. 포타벨라라고 손바닥만한 버섯 하나 썰어서 넣습니다.
어여? 이 깻잎 조금 오래 되었지? 그냥 썰어 넣자.
뭐가 이렇게 많이 들어갔지? 이제 수끼가 되어 버린 건가? 오뎅백반이?
그럼 간도 맞춰 보자. 제 팔뚝 반만한 길이의 풋고추 - 무늬만 풋고추  - 하나도 썰어 넣고, 마늘도 썰어 넣고...
이게 뭐가 된거야? T_T
오뎅 백반이 어쩌다 사이비 수끼가 되어 버린거냐?
하는 김에 고기도 좀 넣어 버려?
그랬다간 원래 두세끼 오뎅백반으로 먹으려 했던게, 안 그래도 대여섯끼 분량이 되어 버렸는데, 고기까지 넣었다간 10인분이 되어 버릴 것 같아서 거기서 멈췄습니다. ^>^

이렇게 나른한 오후에 마련한 특식이 6~7끼의 반찬 겸 국이 되어 버렸습니다. 맛이요? 그럭 저럭 먹을만 하더군요. 확실히 야체가 들어가고 무우가 들어가니 시원한 맛이 나더군요. ^.^
sFly 2007.03.05 17:45  
  ㅎㅎ
동네 잔치 함 하시죠?
한국은 꽃샘 추위 중입니다. 담주면 겨울과 빠이빠이 할 것 같습니다.
며칠전 미네소타에서 영하 20도 가까이된다고 전화왔었습니다.
나가지도 못하구.....그래서 통쾌했는데^^
월야광랑 2007.03.05 18:01  
  요즘 한국 날씨나 여기 날씨나 거의 비슷해 지는 것 같아요.
여기도 주말에 바람 세게 불고, 눈발 날린다고 해서 시카고 다녀 온 것 외에는 밖에 발도 안 내밀었습니다.
이제 월요일이니, 이번주말에도 눈발이 좀 내릴 거라고 하더군요. T_T
월야광랑 2007.03.05 18:02  
  이거 그렇게 식탐이 있는 것도 아닌데, 김치라면 끓여 먹을까 하다가 부대찌개가 되어 버리기도 하고, 이젠 오뎅백반이 사이비 수끼가 되어버리고... ^.^
Charlie 2007.03.05 19:52  
  동경은 어째 엄청난 돌풍이 불어재끼드만 봄비가 내립니다. 추적추적~
기온도 많이 올라가서 비때문인지 좀 습하네용..
덧니공주 2007.03.05 20:52  
  티비에서 그러더군요.찌게와 전골의 차이?그게 생각나네요.찌게는 끓여서나오고,전골은 나온채로 끊여먹구...
월야광랑님은 식탐보단,한요리를 하실꺼같은~
쉽게쉽게 요리하는게...[[으힛]]
크바치 2007.03.05 21:33  
  이글 보고 저도 해먹는 중  근데 당면하고 삼겹살 배춧잎 양배추 고추 당근 어묵 등 마구잡이로 집어 넣고 끓인거 스윗 칠리얹어서 먹으니 먹을 만합니다. 고수 조금 얹어서 먹으니 프로의 냄새가 ㅋ 어쨋든 먹을만하네요.
위싸누꺼다이 2007.03.05 22:52  
  냐하하하하하하하~~~
월야님이랑 아주~~ 비슷한거....
지금 139바트짜리 배터지게 먹구왔슴다 ^.^
월야광랑 2007.03.05 23:04  
  사이비 수끼 대신에 정식 수끼 먹고 왔단 말씀이구만, 위싸누꺼다이님.
메딕으로 콘타이디꽈녀 추천했다고 약올리는거죠? ^>^
덧니공주님, 저 요리 못해요. 혼자서 먹고 살기 위한 발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월야광랑 2007.03.05 23:23  
  찌게와 전골의 차이는 국물의 양에도 상관이 있습니다. 찌개는 재료가 겨우 잠길 정도, 전골은 국물이 좀 많죠. ^>^
국물의 양으로 보면, 국>전골>찌개(게?) 의 순이죠... ^.^
위싸누꺼다이 2007.03.05 23:45  
  139바트짜리 .... 씨푸드 전문점에서 쁠라똠 시켜서 잔뜩 끓여먹구 왔슴다....꺼~~~~억!
sFly 2007.03.05 23:56  
  미텨 ㅠㅠ
월야광랑 2007.03.06 03:08  
  위싸누꺼다이님, 그러다 배 나와요. ^>^
월야광랑 2007.03.06 03:24  
  갑자기 대구지리가 먹고 싶어지네요. 시원한 국물맛... 대구의 살점을 간장과 와사비를 혼합장에 찍어 먹으면... T.T
난 왜 이런 먹거리가 다양하지 못한 동네에서 살고 있는 거지?
에라, 그래도 먹고 살아야지. 점심으로 멕시코식 쌈밥이나 먹으러가야겠다.
참새하루 2007.03.06 09:33  
  빨리 인생배필 만나셔여져?...
저도 혼자 자취할때 라면 국물 기본에 김치 쉰거 넣고 참치깡통에 냉장고 싹싹 청소해서 잡탕국밥으로 며칠씩 거뜬히 버텼는데 ...이제 그렇게 하라면 못할것 같아요,,,
요리에 취미없는 식당주인...ㅡ..ㅡ::
덧니공주 2007.03.07 15:04  
  월야광랑님에겐 요리책하나 선물해드려야겠습니다.ㅋㅋㅋ~네이버.베비로즈 강추합니다.블로그들어가보세요~
요리는 맛난거 먹으러 다니다보면 어느새 늘더라구요~
월야광랑 2007.03.07 15:52  
  집에 요리책 많습니다. 요리책 보다는 요리를 해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
나물이 2000원으로 밥상차리기던가? 그거부터 시작해서 작은 형수님에게 물려 받은 요리책들, 이화여대 졸업생 어느 분이 쓰신 "며느리에게 물려주고 싶은 요리책"이던가 까지 있습니다.  :-)
덧니공주 2007.03.07 16:07  
  이번여행에 요리해줄분을 구해서 미국으로 go go~
다른분들은 여행다니면서 눈두 잘 맞드라구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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