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에게 돌을 던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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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에게 돌을 던져주세요.

위싸누꺼다이 16 1064

제가 현지 가이드라는걸 밝혀서 그런지 욕을 많이 먹습니다.
어떤 분은 쪽지까지 날려서 가이드를 욕하시네요....
머... 그냥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말 나온 김에 가이드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가이드란 직업을 왜 시작했을까,... 흠...

누구는 그런다....
돈도 못벌고 욕먹으면서 더러우면 그만 두시라고,....
할 짓 없어서 한국인 등쳐먹으면서, 사기 치면서 살아가냐고...ㅎㅎㅎ

가이드는 고정급이 없다. 즉 월급이 없다.
한 팀을 받아서 행사를 마치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벌어먹고 산다.
쉽게 말하면 개인사업자요, 어렵게 말하면 독립채산제다.

한국에 여행사가 보태주는 돈 하나 없고, 아무 관계 없는 회사요,
태국 회사(랜드사)가 주는 돈 하나 없다.

이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그 어느 누가 정해진 급여도 없는 직업을 갖겠다고
정든 고향 때려치고 외국에서 나와서 살겠는가?

현지 가이드 구함 (고정급 + 인센티브제, 월급여 300수준)
대충 이러한 광고 보고,
전화해서 문의하고, 이력서 내고,... 면접 보고,.. 이래서 시작한다.

그런데 막상 일을 해보니,...
처음 했던 말이랑 많이 다르다.
돈벌이는 커녕 내 돈 깨지는 경우가 더 많다.
초기에는 당연히 돈 벌기 힘들다.
광고만큼 돈벌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오랜 경력자요 소수 인원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대략 3~6개월은 지나야지
여행사의 구조와 시스템이 눈에 보인다.
그래서 가이드 때려칠라하면,...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한국에 있는 집 팔고, 차 팔고, 핸드폰서부터
기타 신상에 관한거 정리하고 나온지라..
이제 다시 들어간다는건...
이미 여기서 몇 백만원 까먹고난지라,..
전세 빼서 온 사람은 한국 가서 월세로 살아야하고,
월세 빼서 온 사람은 갈 비행기표 값도 없는게 현실이며,
다 정리해논지라 다시 한국서 시작한다는게,
여기 태국서 다시 시작하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가이드를 해서,.. 정말 정성껏 손님들 모시면...
옵션 강요 안 하고 쇼핑 안 해서,
회사는 적자일지언정...
그래도 팁이라도 주겠지,...
그 팁이라도 받으면 태국 생활이야 물가 싸니까 버티겠지....

하지만, 날이 갈수록,...
가이드로서의 진심어린 봉사와 서비스에 대해
감사의 표시나 댓가를 지불하는 사람보다는,
뒤돌아서 뒤통수 치고, 마음에 비수를 꽃는 손님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행사를 하면 할수록,... 마음에 상처만 쌓여간다.

나는 과감하게 물어볼 수 있다.
그 어느 가이드가,... 한국에서 정든 고향, 친지, 친구, 애인 버리고
객지에서 외롭게 생활하러 나오면서,....
한국인 사기치고 등쳐먹으며 돈벌겠다고 마음먹고 나오는지...
어떤 정신나간 대한의 청년이 시작부터 그렇게 시작하겠는가?

그리고,...
여행 마치고 돌아가는 손님이야... 불편하고 열받은 심정에 컴플레인 하지만,
그 컴플레인으로 인해서 현지 가이드는 벌금 100~200만원 물어내고,
한두달 일 못하면서 고생해야된다는 것을...
물어낼 벌금 없으면 그 회사 그만 접고 옮겨야 하고,..
아내와 아이들이 맘껏 먹지도 못하면서 서럽게 버텨야 한다는 것을...
당신은 연못의 개구리에게 돌을 던지지만,...... 이런 말이 생각난다...

사업의 주체가 누구이며, 소비자는 누구이고,
누가 돈을 쓰며, 누가 서비스하며, 누가 돈을 벌어야하는건지...
너무나 모호하고 불확실한 세계에
인질 아닌 인질로 붙잡혀 살아가는건 아닌지...

16 Comments
월야광랑 2007.02.16 17:34  
  뭐 옛날에 들은 이야기지만, 한국의 여행사들이 랜드사들에게 지급하는 대금도 뭐 3개월, 6개월뒤에 지급하고 그런다고 하더군요.
거기다가 일부 가이드분들도 무자격자 또는 성의 없는 분들이 패키지 관광객들을 챙겨 주신다기 보다는 옵션 강매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계셔서 더 마음씨 고우신 가이드분들까지 같이 욕을 먹는 것 같아요.
삼계탕 2007.02.16 19:02  
  힘 내세요~!
[JUN] 2007.02.16 19:50  
  과연 누가 돌던지겠습니까...?
이런 문제가 비단 어제오늘일이 아니지만...
좀더 올바른 여행문화가 정착하길 바래봅니다..

힘내세요....
sFly 2007.02.16 20:04  
  기형적인 여행비 구조가 사라지지 않으면, 소비자와 공급자 간에 생기는 모든 갈등을 모두 몸으로 맞아야 되는게 가이드 위치지요.
식당에서 질이 떨어지는 음식을 대하면 눈에 보이는 종업원에게 컴프레인 들어가는 것과 같지요. 종업원이 뭔 죄가 있습니까? 요리사가 만든 음식 날라다준거 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래도 우린 홀 종업원에게 뭐라구 그러죠.

태사랑에서도 패키지 관광에 대한 토론이 나오면 결국은 흐지부지, 연례 행사처름 똑 같은 토론이 이뤄집니다. 그래서 이런 소모성 토론을 없애잔 얘기도 있는데, 오히려 이런 여행의 나쁜 구조에 대해 더 많이 토론하고, 건전하게 운영하는 여행사들을 공개하는 장이 되었음 합니다.
또, 저가로 모객해선 인두세 등의 방법으로 랜드사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려는, 또 그러고는 모든 책임을 랜드사에 돌리는 여행사들 지속적으로 고발하는 장도 만들구요. 랜드사는 흙파다가 한국인의 세계여행에 역사적 사명을 띠고 운영하는 곳이 아닙니다.
첨에 좀 많이 주는 것 같아도, 결국은 이익이 된다는 것! 지속적으로 공론화하구요.

아님 일부 가이드하시는 분들이 주장하시는
"아예 아주 싼 상품으로 와서 현지에서 날 줘라! 그럼 받은 만큼, 아니 그보다 더 열심히 하겠다" 한편으론 편한 방법입니다.

뭐 여행사에서 교정이 안되면 고객과 가이드가 합심해 그런 회사들 물먹일수도 있구요^^
노다지꽝 2007.02.16 21:20  
  힘내세요~
팟타야궁주 2007.02.16 23:07  
  파이팅....!  엣날생각 나네요.... 태국에 서른번 넘게 놀러만다니고있지만...그게 다 예전에 만났던 가이드님들이 정보를 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들 힘들어 하시는걸 봤지요... 물론 선수() 들도 있겠지만...타국에서 동포들끼리...서로 따뜻한 마음으로만 대할수있었으면 좋겠어요...
암튼...힘내세요...^^
나그네3 2007.02.17 15:28  
  힘 내세요. 저가 여행 오시는 분들에겐 미안하지만 그런 분들에게서 정당한(?) 생활비는 챙기세요. 님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가이드는 필요합니다..
덧니공주 2007.02.18 17:52  
  그게참,그렇군요.....울옛날가이드땜에제가 태국에 푹빠져서리하루에도몇번식 태사랑을 들락거리는데~
호주에서도 가이드따라몇번여행했지만...그게 태국내에선 가이드들이 따로 여행상품을 만들어서 가거든요.
돌고래투어(모래썰매포함),체리농장투어,무슨무슨농장투어....그리고 와인농장들려서,역시나 와인사고,가이드들 거기서 챙기고~근데,다들좋다고 사더라구요.저도싼맛에샀지만.... 이건정말거부감이없더라구요~
캄보디아에서 거,몇십만원짜리,라텍스땜에칼부림나서사람죽고그랬잖아요.한국시사프로에서나오고...
태국옵션관광맨날 티비에서 때려서,가이드만욕먹구,참안타가운현실인데요,쇼핑정말너무티나요....ㅋㅋㅋ
한국에서두안사는라텍스를외국가서 막사고,보석이며,
꿀이나,말린과일,호랑이크림은귀엽기나하지....
can 2007.02.19 14:58  
  덧니 공주님은 알거 모를꺼 뒤죽박죽 으로 아시네?
공주님 왜 캄보디아에서 몇십만원 자리 라택스 땜에 칼부림 나서 사람이 죽엇나요?  ㅎㅎㅎㅎ
또꽝 2007.02.20 03:02  
  55555 행사스토리부터 잼나게 읽었습니다만 잼있다고
하면 좀 그런가요?
저도 가이드 경험이 있어서 님 심정 알듯하네요.
헌데 제가 느낀건 말이죠.  태국 그리고 거기다 여행업계라면 일단 일반적 생각 원칙 등이 통하는 곳이
아닙니다. 
쌍팔년도 상식이 통하는 곳이라고나 할까??
가이드 하실거라면 너무 깊게 생각치 마시고
독하게 기계처럼 자신을 바꾸셔야 하셔야 될테고
아니라면 역시 과감히 다른길을 알아보셔야.. 할듯
말이 쉽기는 하죠.
아무튼 웬지 님이 안쓰럽고 가이드일 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에 ...암튼 고생하시네요.
겨울나그네 2007.02.20 22:06  
  나는 과감하게 물어볼 수 있다.
그 어느 가이드가,... 한국에서 정든 고향, 친지, 친구, 애인 버리고
객지에서 외롭게 생활하러 나오면서,....
한국인 사기치고 등쳐먹으며 돈벌겠다고 마음먹고 나오는지...
어떤 정신나간 대한의 청년이 시작부터 그렇게 시작하겠는가?
------------선배 가이드로서 후배의 글을 읽으니 아물었던 상처가 다시 아파오네요.  위 글이 다시한번 내 가슴을 칩니다.  저는 올해 47세이며 태국에서 97년 부터5~6년 가이드 생활을 했었습니다. 
위싸누꺼다이 2007.02.20 23:45  
  다른 일을 하기에는 아직....
인질 아닌 인질 생활을 더 해야죠. ㅠ.ㅠ

그리고,.. 태국 가이드는 어디 가도 평판이 안 좋죠.
그런데,... 진심으로 성심껏 열심히 해서,...
다른 나라는 몰라도,.. 태국 가이드들은 너무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보편화 될 때 까지 해보겠습니다.
우본 2007.02.21 21:17  
  제가 아는 분도 가이드 생활만 10년째이고 방콕에서 생활하는데 참 착하고 좋은 부부랍니다.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네요.
흰곰 2007.03.02 13:14  
  아자 화이팅~!
님의 글 정말 가슴에 팍 꽂히는군요.
가이드라고 돌을 던지기 보단 가이드도 사람이란걸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하네요.
위싸누꺼다이 2007.03.02 15:26  
  [[우움]]
나무의꿈 2007.03.15 18:38  
  님의 닉으로 검색해서 첨부터 읽고있는데...
가이드에 대한 생각이 참 많이 바뀌었네요..제 친구 한명도 방콕에서 가이드하다가 캄보디아로 넘어갔다고 하던데..암튼 기운내시고 좋은일 많이 있음 좋겠네요..
그리고, 방콕 가게됨 꼭 술한잔 사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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