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여행03]지구별 여행자-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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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김영사
인도에 갔다면
틀림없이 인도를 좋아하게 되었을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지구별에 함께 여행 온
동료 여행자들에게,
이번 여행을 대비해서 아껴둔 책
카오산 람푸하우스에서 읽었다.
한 장 한 장 잘 넘어간다.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고 감동받은 나
그 길로 인도로 달려갔지.
혹시나 류시화 같은 느낌을 받은 날
하늘에 오를 듯이 기뻐했었지.
이 책은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2탄과 같은 책이다.
인도인의 영혼을 가진 류시화가 인도를 10 여 년 동안 다니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써 놓았다.
그가 만난 인도인들 그리고 수 많은 사두들
여인들의 사리 처럼 다채로운 빛깔을 자랑하는 이야기를 읽으며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나는 여행이 좋았다'로 시작한 첫 장
'여행을 떠날 때는 따로 책을 들고 갈 필요가 없었다
세상이 곧 책이었다.
기차 안이 소설책이고, 버스 지붕과 들판과 외딴 마을은 시집이었다.
그 책을 나는 읽었다
책은 어디에나 있었다.
그것은 시간과 풍경으로 인쇄되고, 아름다움과 기쁨과 슬픔 같은 것들로 제본된 책이었다'
223쪽 공감가는 대목
'인도에서 나는 때로 성자처럼 행동했고, 야박하게 가격을 깎는 관광객처럼 굴기도 했으며, 때로는 거칠게 외로웠고, 때로는 행복에 겨워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걸인에게 1루피 주는 것을 오랫동안 심사숙고하기도 했으며, 화장터에서 인생의 덧없음에 모든 물질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30분 뒤 여인숙으로 돌아오면서 릭샤 운전수와 차삯 백 원을 놓고 끈질긴 협상을 벌여야만 했다.
아쉬람에서의 나는 이미 깨달음을 얻은 부처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에는 어떻게든 뜨거운 물이 나오는 여인숙 방을 구하기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녔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나였다. 그렇다. 나는 그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유없이 잘난 체하고, 그 다음 순간에는 두려워하고, 행복한 체하지만 돌아서면 고독감으로 가슴이 뚫려 있던 여행자, 그것이 다름아닌 나였다.'
내가 느꼈던 그 감정을 저토록 명쾌하면서 부드럽게 늘어놓은 작가의 솜씨가 부럽다.
다만 류시화는 사두와의 대화와 깨달음은 좋아하는데 영화는 좀 싫어하는 편 같다. 영화 앞에 꼭 '삼류'라는 말을 붙여서 쓰고 거기다 '시끄럽다'는 형용사도 놓치지 않고 붙인다.
[image]mohabbatein.jpg[/image]
전에 인도에 갔을 때 영화 'Mohabbatein (모하바틴)'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려서 눈을 감아도 감아지지도 않고 잠이 들지도 않고 계속 영화속 장면이 천장에 둥둥 떠올라 힘들었었다.
저자는 인도영화에 대해 저토록 다른 관점을 지녔구나 싶었다.
책 뒤편에 보면 사두어록이 나온다.
짧은 글 한 편 씩 읽을 때마다 깨달음을 얻는 것 같다.
오래전 대학시절 노래서클에 있는 선배를 통해서 안치환의 '소금인형'을 듣고 좋아하게 되었다.
책을 보니 한 사두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시상이 떠오른 류시화가 소금인형이라는 제목의 시를 지었고 안치환이 노래로 불렀다.
책을 다 읽은 후에도 계속 '소금인형'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 시절이 떠오르고 그 때 사람들이 떠오른다.
시인이 쓴 인도에 대한 끝없는 사랑의 속삭임 같은 책
어느곳에 있어도 순식간에 읽는 이를
여행길로 옮겨 놓는 마술 같은 책이다.
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김영사
인도에 갔다면
틀림없이 인도를 좋아하게 되었을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지구별에 함께 여행 온
동료 여행자들에게,
이번 여행을 대비해서 아껴둔 책
카오산 람푸하우스에서 읽었다.
한 장 한 장 잘 넘어간다.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고 감동받은 나
그 길로 인도로 달려갔지.
혹시나 류시화 같은 느낌을 받은 날
하늘에 오를 듯이 기뻐했었지.
이 책은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2탄과 같은 책이다.
인도인의 영혼을 가진 류시화가 인도를 10 여 년 동안 다니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써 놓았다.
그가 만난 인도인들 그리고 수 많은 사두들
여인들의 사리 처럼 다채로운 빛깔을 자랑하는 이야기를 읽으며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나는 여행이 좋았다'로 시작한 첫 장
'여행을 떠날 때는 따로 책을 들고 갈 필요가 없었다
세상이 곧 책이었다.
기차 안이 소설책이고, 버스 지붕과 들판과 외딴 마을은 시집이었다.
그 책을 나는 읽었다
책은 어디에나 있었다.
그것은 시간과 풍경으로 인쇄되고, 아름다움과 기쁨과 슬픔 같은 것들로 제본된 책이었다'
223쪽 공감가는 대목
'인도에서 나는 때로 성자처럼 행동했고, 야박하게 가격을 깎는 관광객처럼 굴기도 했으며, 때로는 거칠게 외로웠고, 때로는 행복에 겨워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걸인에게 1루피 주는 것을 오랫동안 심사숙고하기도 했으며, 화장터에서 인생의 덧없음에 모든 물질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30분 뒤 여인숙으로 돌아오면서 릭샤 운전수와 차삯 백 원을 놓고 끈질긴 협상을 벌여야만 했다.
아쉬람에서의 나는 이미 깨달음을 얻은 부처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에는 어떻게든 뜨거운 물이 나오는 여인숙 방을 구하기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녔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나였다. 그렇다. 나는 그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유없이 잘난 체하고, 그 다음 순간에는 두려워하고, 행복한 체하지만 돌아서면 고독감으로 가슴이 뚫려 있던 여행자, 그것이 다름아닌 나였다.'
내가 느꼈던 그 감정을 저토록 명쾌하면서 부드럽게 늘어놓은 작가의 솜씨가 부럽다.
다만 류시화는 사두와의 대화와 깨달음은 좋아하는데 영화는 좀 싫어하는 편 같다. 영화 앞에 꼭 '삼류'라는 말을 붙여서 쓰고 거기다 '시끄럽다'는 형용사도 놓치지 않고 붙인다.
[image]mohabbatein.jpg[/image]
전에 인도에 갔을 때 영화 'Mohabbatein (모하바틴)'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려서 눈을 감아도 감아지지도 않고 잠이 들지도 않고 계속 영화속 장면이 천장에 둥둥 떠올라 힘들었었다.
저자는 인도영화에 대해 저토록 다른 관점을 지녔구나 싶었다.
책 뒤편에 보면 사두어록이 나온다.
짧은 글 한 편 씩 읽을 때마다 깨달음을 얻는 것 같다.
오래전 대학시절 노래서클에 있는 선배를 통해서 안치환의 '소금인형'을 듣고 좋아하게 되었다.
책을 보니 한 사두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시상이 떠오른 류시화가 소금인형이라는 제목의 시를 지었고 안치환이 노래로 불렀다.
책을 다 읽은 후에도 계속 '소금인형'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 시절이 떠오르고 그 때 사람들이 떠오른다.
시인이 쓴 인도에 대한 끝없는 사랑의 속삭임 같은 책
어느곳에 있어도 순식간에 읽는 이를
여행길로 옮겨 놓는 마술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