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비또여 사요나라.. 사랑이여 안녕, 굿바이.. [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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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비또여 사요나라.. 사랑이여 안녕, 굿바이.. [펀글입니다]

태국살고싶지만겁나 0 363
도쿄의 하늘밑 오션뷰 테라스에서
Rickie Lee Jones 가 까칠한 흐느낌으로  뱉어내는
Jolie Jolie 가 투명하게 어둠이 내리는 공간에 머뭅니다.

가벼운 리듬으로 더욱 가슴을 저며 옵니다. 참 가볍게 무겁더군요...
 
갑자기 노을에 비친
오다이바의 모든 그림자들이 선명해집니다.
 
음? 금빛 몰트비어의 거품과 함께
darkblue, blueviolet, darkorchid,darkviolet, magenta 의 순으로
노을이 수채화처럼 번진 서녘 하늘을 바라봅니다.
구름이 조금 끼어들어 더욱 애잔한  하늘 입니다.
 
어디서 이런 노을을 보았을까…?
분명히 어디선가 이런 노을을 본적이 있었는데 꿈이었나?

아니야 분명 꿈은 아니었어.
그 향기가 뚜렷한데 꿈 일리가 없지,
다만 꿈보다도 더 아쉬운 지난 어느 날이었네요....=.=
 

*
 

“참 예쁘지요?”
“음, 그렇네.”
 
오사카 성의 꼭대기에서 거대한 황금 잉어 상을 넘어
노을이 퍼져가는 오사카시를 보며 당신 그렇게 말했었지요.
 
그때,, 뒤로 당신의 허리를 안은 따스함과 부드러움에
나는 일세를 풍미한 도요토미의 영화도 아랑곳 하지 않았지요.
 
해자가 넓은 성의 라인은 도자기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었어요.
당신의 머릿결에서 나는 향은 6월의 나무향기와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분홍 빛 베르사체 원피스의 당신은 마티스의 그림과 닮아 있었고.
지금의 나는 때때로 뭉크의 머리를 감싸 쥔 절규입니다.
한신 백화점의 지하에서 낄낄거리며
요기꺼리로 산 어린이 팔뚝만한 오뎅을 기억하나요?
기린 맥주 캔을 들고 우린 거리에 주저앉아
비슷 하면서두 많이 다른 일본인들의 바쁜 걸음을
따스한 히노마루의 태양 아래 느긋하게 바라보고 있었지요.
 
남바의 예쁜 석조 다리 위,
북적이는 인파들 속에 신나게 기타를 연주하던 파란 눈의 기타리스트 앞,
모자에 동전과  감사를 전하고 함께 찍은 사진 아직 가지고 있나요?

커다란 게가 얼음 위에서 팔려나가길 기다리고,
당신과 함께 마신 아사히 나마비루는 아직도 혀끝을 감돕니다.
 
도돈보리의 틈새주점에는
옆 건물의 벽과 벽틈 사이에 지붕을 엊은 남루하고 깔끔한 곳이었지요.
맛깔 진 그 집에서 이름도 모르는
꼬치구이의 코끝을 끌어당기는 향으로 들어가 볼까? 했다가
오사케에 취하여, 짧은 일어와 그보다 조금 긴 영어로
옆자리의 젊은이들과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도 많이 나누었는지..?
 
aquablue의 하늘을 배경으로 눈이 시리도록
하얀 돛을 펄럭이던 범선이 서 있던 오오사카 항의 갑판 아래에서,
“당신 갑자기 사라지면 안돼요.
당신을 너무 사랑하도록 만들어 놓고, 정말 정말 혹시라도 그러면 안돼요.”
 
그랬나요? 차라리 내가 그러마 그렇게 약속하지 말 것을...
당신 해유관 고래상어의 눈을 보며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나요?

마린센터의 꼭대기에서는 또 무엇을 보았나요?
머리위로 어지럽게 떠다니던 잿빛 갈매기 떼의 푸드덕거리는 소리와
짠내가 실린 Pacific Ocean의 바람이 당신의 머릿결에 머물던 시간에,
우리는 그렇게 풍경화처럼 긴 키스를 나누었더군요...
 
이런~ 오오사카의 중심에 자리한
그 멋진 호텔의 스카이라운지 바텐더가 레써피를 틀리다니....
B52를 K.G.B.로 만들어 버린 바텐더 류, 그 친구의 사람 좋은 미소가 떠오릅니다.
 
“이렇게 한번 만들어 보지. 레몬을 반으로 자르고, 아니 이렇게.”
류의 동그래진 눈과 당신의 사랑스런 미소가 바를 가득 채웁니다.
 
“혹시 같은 업계?”
라고 조심스레 묻는 류에게
“이이는 저스트 헤비드렁커^^”
라고 대답하는 당신의 장난어린 미소에 얼굴까지 빨개지던 류.
마지막 위스키 아이스크림은 그 친구의 정성어린 선물이었지요.

우리 다시 오마라고 약속한 것 이젠 어쩌지요? 
‘류 도테모 스미마셍~ ’
 
또르르 구르는 웃음소리로 내 어깨에 기대어
‘참 많이 행복해요.’ 라고 귀를 간지르던 당신,
아직 기억하고 있나요?
나는 늘 당신의 웃음과 당신의 뒷모습과
눈부신 하얀 목덜미를 쫒노라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답니다.
 
신사에바시의 대리석 도로와 별을 쏟아 놓은 듯한 천정의 장식...
그리고 어깨를 부딪는 인파 속에서 풀어놓은 강아지처럼 마냥 즐겁기만 했던 우리,
나는 아직도 가끔 당신과 그 거리를 걷곤 한답니다.
 
깨고 나면 열배는 더 힘든 꿈이지만,
늘 아쉬움으로 마무리 되는 꿈에 갈증을 느끼고
억지로, 억지로 조금 더 한참동안 눈을 뜨지 않습니다.

‘잠시만 더 이 꿈이 계속된다면...’ 하고
나는 반 수면의 상태에서 가사상태의 동굴입구를 배회합니다.
 
간사이 공항에서  남은 동전으로 산 것은 열쇠고리.
어느 날 한남대교의 난간에서 멀리 보이는
강변로의 가로등 사이 샛별이 너무 처연해서,
하트 모양의 아크릴 고리가 긴 포물선을 그리고 마침내 강물 위,,
작은 포말을 만들며 사라집니다..

교오노 요루 아메가 후루이,
고이비토요 코이비토요 사요나라  ~~
 
 
                                                               
                                                      오사케에 흔들리는 도쿄베이에서 ~~
 
 
한편의 단편 수필집 같은글 긁어 왔습니다.
 
사랑이 먼지여.. 당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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