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이름님의 '영화이야기'를 읽은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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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디오크러시(Idiocracy)를 언급하며 어느 나라들(캐나다와 한국?)을 조롱하는 글 잘 보았어요.
독후감을 이제야 쓰는 이유는 님의 글을 여행중에 읽은데다가 여행지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아서 였어요.
내가 캐나다 사람이라 캐나다를 조롱하는 게 기분나빠서 이런 글을 쓴다고 생각해도 할 수 없어요.
그건 생각하는 사람들의 자유니까요.
다만 그런 걸 떠나 이런이름님의 글에 담긴 치명적인 정보 및 품격의 부재를 짚어드릴게요.
풍자와 비하를 구분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하는 글을 보니 정작 영화가 경고한 지적퇴보의 사례를 보는 듯해요.
캐나다 비하로 시작해 갑자기 한국의 출산율과 북한의 흡수통일을 엮는 방식은 논리적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 횡설수설이라 좀 의아하긴 하지만 앞의 부분만 떼어서 이야기를 해 볼게요.
캐나다의 인재들이 해외로 나간다는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찌끄러기만 남았다"라고 표현한 대목은 글쓴이의 정보력이 얼마나 빈약한지를 자인하는 꼴이예요.
캐나다는 AI의 산실이자 심장이나 다름없는 나라예요.
현대 인공지능(AI)의 대부라 불리는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과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가 어디서 연구하며 세상을 바꿨는지 알아보세요. 토론토(Vector Institute)와 몬트리올(Mila)은 전 세계 천재들이 모여드는 AI의 성지예요.
구글, 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왜 캐나다에 핵심 연구소를 두는지 조금만 생각했다면 그런 비유는 못 했을거예요.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워털루 지역은 '퀀텀밸리'로 불리죠.
미래산업의 핵인 양자기술을 주도하는 과학자들이 이런이름님 눈에는 '찌끄러기'로 보인다면 할 말이 없어요.
지금 전 세계가 목매는 희토류 정제 분야에서도 캐나다는 AI를 결합한 자동화 공정으로 중국의 독점을 깨는 독보적인 기술을 현실화하고 있는 중이예요.
트럼프가 캐나다에 눈독을 들이는 핵심적인 이유는 북극통제가 아니라 중희토류와 제련기술을 약탈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이런 거대담론을 이해하지 못한 채 '동네농담' 수준의 인식을 발설하는 것은 낮은 지적수준의 폭로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기객관화는 개인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능력이예요.
4 천 여 만 명의 시민과 정교한 민주주의 시스템을 가진 국가를 대상으로 "자기객관화가 안 된다"고 일갈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을 넘어선 무지와 무례의 극치가 아닐까 해요.
국가의 정책이 본인의 좁은 식견에 차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을 '지능의 문제'로 몰아가는 태도야말로, 가장 전형적인 자기객관화 실패사례입니다. 논리적 일관성이 결여된 확증편향의 전형이라고나 할까요.
아까도 말했지만 님이 쓴 글의 흐름이 가관이예요. 캐나다 비하로 시작해 갑자기 한국의 출산율과 북한의 흡수통일을 엮는 방식, 일론 머스크의 자극적인 발언을 마치 자신의 통찰인 양 섞어 쓰면서 책임은 회피하는 비겁한 결론은 차치하더라도 일단 무슨 말인지, 주장하는 바가 뭔지도 잘 모르겠구요.
영화를 보고 세상을 냉소적으로 보는 것은 자유입니다.
하지만 타국과 그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불특정 타인들을 향해 '찌끄러기'라는 저열한 단어를 뱉기 전에, 본인이 쓴 글의 논리부터 '객관화'해 보시길 권해드려요.
진짜 멍청이들이 지배하는 세상은 영화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근거없는 비하와 감정노출을 용기로 착각하지 마세요.
그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세상. 그게 바로 현실판 이디오크러시의 서막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