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 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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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 캠핑

이런이름 0 86

차박 캠핑이 유행이라고 해서 차를 바꾼 김에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혼자서는 관광 여행을 못 다녀도 캠핑은 잘 합니다.) 

해보고 싶은 차박은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 바닷가나 호숫가,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 산이나 숲, 눈이 제법 내리는 날에 황무지나 허허벌판에서 하는 차박입니다. 
(집 가까이에 적당한 장소들이 여러 군데 있어 시도해 보는 건 어렵지 않은데 써놓고 보니 차박은 궂은 날씨에 하는 걸 좋아할 모양이네요.) 
 
캠핑이라고 해봐야 빗소리나 바람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거나 공상을 하다가 잠을 자는 게 전부겠지만 제게는 이게 잘 쉬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이렇게 쉬고 나면 일시적이지만 마음이 온유해지고 너그러워지더군요. 

캠핑 자체가 안락함과는 거리가 먼 행위지만 그나마 좀 편하게 쉬려면 아무래도 머물 공간을 꾸밀 필요가 있지요. 이 경우에는 차이니 차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려면 약간의 물품을 준비할 필요도 있을테고요. 

물품은... 차박을 하기로 결정하기 전부터 "이건 캠핑이 아니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야." 라고 스스로를 속이며 차박용 물품들을 사모았었습니다. 

이제는 당장 떠나도 부족하지 않을만큼 준비도 되어 있고 집에서 10분이면 강을 끼고 있는 주립공원 캠핑장에 도착할 수 있는데도... 모기 때문에 또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등등 되지도 않는 핑계로 미루고 있습니다. 아마 해보지 않은 캠핑 형태라서 조금은 주저하는 듯 합니다. 

아무튼 물품을 준비하며 느낀 점은 차박 캠핑은 백패킹 캠핑에 비해 부피와 무게의 제한을 훨씬 덜 받고 날씨에 덜 민감해도 되는 엄청난 장점이 있다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심리적으로 뭔가 더 안심되는 부분들도 있고요. 

제가 평소에는 음식과 요리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캠핑을 할 때는 조리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조리도구와 식재료 등이 주는 무게와 부피의 부담도 싫고 밖에서 뭘 만드는 것도 불만스럽고 무엇보다도 식사 준비에 쓰는 시간이 아까워서요. 

차박 캠핑을 준비하면서도 이런 습관이 이어졌는지 준비한 물품 중에 조리 도구는 없습니다. 유일하게 조리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만한 게 물을 끓일 수 있는 12V DC 보온병입니다. 
(작은 용량이지만 컵라면 하나 정도는 만들어 먹을 수 있겠더라고요.)  

예전에는 바리바리 싸들고 다닌 적도 있긴 합니다.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게 캠핑의 묘미라고 생각했었는데 (혹은 그렇다고 학습당했었는데) 언젠가부터 "밥이나 해먹으려 캠핑을 왔나?" 하는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주말 캠핑은 대개 육포, 캐슈넛, 초콜릿, 크래커 등으로 식사를 대신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간편식 종류가 다양해져서 캠핑을 할 때 굳이 조리를 할 필요가 없겠더군요. 예를 들면 mre(미군 전투식량?)을 아마존에서도 파는데 12봉지에 45달러로 개당 5천원 정도 하니까 간편함은 물론이고 가성비까지 좋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비상식량이자 캠핑음식은 누룽지입니다. 누룽지는 만들어서 진공포장해 놓으면 보존 기간도 길고 부피도 작고 무게도 가볍고... 끓이면 차(숭늉)도 되고 양을 넉넉히 하면 끼니도 되고... 무장아찌라도 곁들이면 훌륭한 캠핑 음식이 되더군요. 

이상 이번 주말에는 캠핑이나 가볼까 하고 생각하며 방구석에서 뒹굴거리다가 또 월요일을 맞는 사람의 뜬금없는 글이였습니다. 
(이렇게라도 써서 올려야 채무감에 나설 거 같아서요.) 


근데 차박 캠핑에 블루투스 스피커? 
미친 거 아닙니까? 
감성템이니 필수템이니 하는 말로 포장하지만 이거 민폐템입니다. 
자기 혼자만 좋자고 이기적인 소음을 만들지 말고 그냥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해서 들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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