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쟁은 캄보디아의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이해가 되는 전쟁입니다.
캄보디아 10년 이상 산 교민이고 현재 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시다시피 캄보디아가 그동안 큰 주목을 못 받는 나라였기 때문에 한국에는 캄보디아 전문가가 거의 전무합니다.
그래서 이번 전쟁에 대해 분석하는 여러 공중파든 유투브 채널이든 보면 단 한 사람도 캄보디아에 대해 깊이 있게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쟁의 원인등에 대해 겉핥기 정도 분석밖에 되지 않거나 혹은 부정확하거나 전혀 엉뚱한 소리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또한 방콕에 CNN,BBC,AP,Reuter등 세계 유명 언론사들의 사무실이 있거나 기자들이 취재 베이스로 삼고 있기 때문에
전쟁 초기엔 태국 쪽 정보와 주장이 전세계로 빠르게 전달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 중엔 당연히 한국도 있고요.
본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두괄식으로 이야기 하자면 이번 전쟁의 원인은 아주 깊은 곳까지 알기는 어렵지만 두 나라의 (정확히는 지배층들간의) 비지니스 관계 파탄을 원인으로 보는게 가장 타당합니다. 당렉 산맥의 여러 사원들은 이번 전쟁의 원인이 아닙니다. 전쟁의 결과로 사원에 대환 영유권 다툼도 같이 터져나온 것 뿐이고요. 태국 군부나 훈센 가문의 권력 강화를 위해 WWE를 했다는 설도 많은데 저는 그건 아니라 봅니다. 물론 전쟁의 결과로 태국군부와 훈센가문의 지지율이 모두 올라간 건 사실이지만 이 결과를 위해 전쟁까지 벌일일인지 싶습니다. 훈센 가문은 이미 캄보디아에서 절대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고 아들 훈마넷도 입지도 원래부터 탄탄했기 때문에 세습 공고화를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고 보기 어렵다고 봅니다. 세습 강화보다는 위에 말한 비지니스 관계가 틀어진 게 더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번 전쟁이 있기 전까진 태국과 캄보디아는 활발한 교역과 인적 교류를 하고 있던 상황입니다. 캄보디아에는 코로나 직후 PTT그룹, Makro, Major Cineflex Seven Eleven,CP그룹등 태국 비지니스가 대거 진출했고 프놈펜에 3개가 있는 Aeon몰 매니저들도 대부분 태국인일 정도로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습니다.(교류라기 보단 장악일지도..) 또한 태국에 캄보디아 노동자들이 대거 고용되어 태국은 저임금 노동력을 얻고 캄보디아는 일자리를 얻으며 서로 윈윈 했습니다.
캄보디아는 무역 구조가 특이한데 미국이나 유럽에서 흑자를 보고 태국과 베트남에 적자를 크게 봅니다. 특히 태국에 적자를 많이 보는데 비율이 4~5배에 달합니다. 쉽게 말해 캄보디아가 태국에 1을 판다면 태국이 캄보디아에 4~5를 파는 정도입니다. 이 적자의 대부분이 연료, 공산품, 자재류등이며 과일,우유등 농산품도 상당히 수입합니다.
더 깊이 살펴보면 불편한 진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태국과 캄보디아 무역의 중심에는 캄보디아 지배층들이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재벌 회장이 상원의원도 하고 정부 관료도 하는등 정치와 경제가 분리가 안되어 있습니다. 부패하기 아주아주 좋은 환경이죠. 이 지배층들이 무역회사를 차리고 태국이나 베트남에서 물건을 사다 캄보디아에 팔면서 손쉽게 돈을 법니다. 캄보디아는 치약,비누,세제 같은 기초적인 공산품도 제대로 생산을 못하는 게 바로 여기 이유가 있습니다. 지배층들이 유통을 장악해서 쉽게 돈을 벌기 위해 그동안 캄보디아 자체 제조업 발전을 일부러 게을리 했던것이죠.
PTT는 유명한 태국 대기업이죠? PTT 캄보디아의 대표가 캄보디아 국방장관의 친동생입니다. 그리고 그 국방장관은 전 국방장관의 아들인데 (장관마저 세습...) 그 전 국방장관은 태국계 캄보디아인입니다. Makro는 캄보디아에 진출할 때 리용팟이라는 캄보디아 재벌과 합작했는데 유명한 친태국파중 한명입니다. 이 리용팟은 얼마전 태국이 보이스 피싱 주도자로 체포 명령을 내린 꼭안이라는 캄보디아 재벌과 사돈관계입니다.
전쟁할때는 서로 불구대천의 원수인것 처럼 싸웠지만 태국과 캄보디아가 전쟁을 하는데 정작 캄보디아의 국방장관 집안과 상당수 캄보디아 지배층들은 태국과 비지니스 핵심 관계자였다는 거죠... 훈센과 탁신 가문은 아예 의형제, 삼촌, 조카로 부르는 친밀한 사이였고요. 태국은 훈센가문이 카지노 사업으로 돈을 벌도록 용인해주고 훈센 가문은 그 댓가로 태국의 비지니스가 캄보디아 진출해서 경제적 이득을 얻도록 용인한 걸로 보입니다.
근데 언제부터인가 어떤 이유로 인해서 이 비지니스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 둘의 관계에서 더 아쉬운 쪽은 캄보디아입니다. 태국이야 경제규모가 크니 캄보디아 시장이 없으면 상당한 손해긴 하지만 체급상 큰 문제는 안되지만 훈센 가문에는 치명적입니다.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에게 비공식으로 들은 바로는 이전부터 훈센과 페통탄 총리가 직접 만나 상의를 했지만 이후에 상황을 보고 캄보디아는 상의한대로 실행이 되지 않은 걸로 봤다고 합니다. 어떤 협상과 조건이 이야기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무리 삼촌 조카해도 결국은 피 한방울 안 섞인 남남... 비지니스 조건이 안 맞는 상황에서는 갈등이 생길수 밖에 없었던거 같습니다. 훈센의 기대를 페통탄이 충족시켜주지 못하자 통화 유출로 상대를 날려버리는 초강수를 두었고 이에 태국은 국경 폐쇄로 대응하며 훈센을 더 압박하다 결국 군사 도발에 이어 전쟁까지 된게 이번 사태 아닌가 싶습니다.
국경에서 소규모 충돌 이후 본격적인 포격 공격을 누가 먼저 했는지는 서로의 주장이 다르니 당사자들만 알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캄보디아쪽은 전쟁까진 원하진 않았을 겁니다. 군사력으로 상대가 안된다는건 너무 잘 알테니까요. 훈센은 자기딴에는 강하게 나가본다고 하다가 태국 군부의 진짜 강경대응을 보고 많이 당황했을겁니다. 트럼프에게 SOS를 먼저 요청한것도 캄보디아 훈마넷 총리고요.
요약하면 두 나라 지배층들간의 비지니스 파트너쉽이 무너지고 국경봉쇄로 이어지자 피해가 더 큰 훈센 가문이 소소한 군사도발을 시도한게 태국 군부를 자극해 전쟁으로 번졌다.. 정도가 저의 결론입니다. 지배층들의 갈등으로 인해 무고한 국민들만 죽고 다치고 피난가야 했던 안타까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