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멍청함과 라스베가스 유감
이런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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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15:34
주민등록증이 없는 미국서는 운전면허증이 신분증의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국내선 비행기를 탈 때도 운전면허증을 보여 주고 타지요.
그런데 5월 7일부터 운전면허증에 별 모양의 real ID 표시가 없으면 기존의 운전면허증으로는 국내선 비행기를 탈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5월 초에 8일간 휴가를 내고 5박6일 일정으로 라스베가스나 놀러갔다 오려고 예약을 다 해놨는데 real ID 실행일인 5월 7일이 휴가 중간에 걸리더라고요. 모르고 있었어요. 갈 때는 문제가 없는데 올 때는 문제가 될 수도 있겠더라고요.
"이게 일주일 안에 발급이 되려나?" 하는 불안감도 생기고 "결국 예약을 취소해야 하나?" 하는 실망감도 생기고... 아무튼 운전면허증을 바꾸려고 부랴부랴 서둘렀습니다.
real ID 발급에 필요한 증빙 자료들을 찾아 보니 이전에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을 때와 다른 게 없더군요. 자료들 준비하고 교통국에 방문할 날짜와 시간까지 예약해 놓고 비행기 타기 전까지 발급되라고 빌고 또 빌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이미 real ID야. 여기 까만 별표 보이지? 이게 그 표시야."
네... 이미 손 쥐고 있었으면서도 그렇게 며칠 분주하고 심란한 날을 보냈던 거였습니다.
ㅁ
라스베가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짧게 덧붙히면...
예전에 라스베가스로 휴가를 자주 갔던 이유가 저렴함 때문이였습니다.
호텔비도 싸고 음식값도 싸고 거기에 더해 파는 음식 종류도 다양하고 구경거리도 많고... 장점이 많았지요. 그런데 코비드-19 사태 이후로 물가가 많이 올랐어요. 지금도 계속 오르고 있어서 작년에 갔을 때는 또 옛날이더라고요.
예를 들면 모 식당의 대표적인 미끼 상품인 12oz 스테이크는 $9달러였는데 이제는 $28입니다. 근데 이 가격도 저렴한 거라서 여전히 미끼 상품으로의 역할을 잘하고 있어요.
숙박비는 안오른 거처럼 보이지만 강제 구입 항목인 리조트 사용료가 생겨났고 방값은 그냥 놔두는 대신 이 사용료를 계속 올려서 실질적으로는 꽤 올랐지요.
아직은 라스베가스가 휴가지로써의 매력이 남아 있긴 하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태국도 물가가 많이 올라서 더 이상 옛날의 태국이 아니라는 글을 종종 보게 되는데 물가가 오르는 건 어느 나라나 마찮가지라도 더 먼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폭이 더 크게 느껴지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