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커피에서 차로 취향을 넓혀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길라잡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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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커피에서 차로 취향을 넓혀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길라잡이 글

깨몽™ 10 193
제목 그대로 커피에서 차로 취향을 넓혀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글을 다섯 꼭지에 나눠 써 보려고 합니다.
차 입문자를 위한 글이므로 흔히 알려져 있거나 혹은 여러분이 아시는 사실과 약간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제 글에 덧붙여 차 입문자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입문자를 질리게 할 수도 있는 어려운 내용은 빼고  되도록 쉽고 재밌는 내용으로 덧붙여 주신다면 저에게도 영광이겠고 입문자 분들께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1편. 들어가는 말 / '차'(茶)에 취미를 들이기 위한 첫 걸음
* 2편. 차의 갈래 : 발효 정도에 따라서 ←지금 이 글
* 3편. 차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
* 4편. 차를 우리는 기본적인 방법
* 5편. 차의 세계에 발을 들여 보기 / 차(茶)와 차 생활이 가지는 좋은 점
* 6편. 붙임 : 여러분의 의견을 들어보고 처음 발을 들이시는 분에게 실제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얘기를 덧붙일 생각입니다.


차의 갈래 : 발효 정도에 따라서

그 전에 먼저, 흔히 ‘차’라고 하면 보리차, 옥수수차 같은 것도 있고 대추차, 유자차 같은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차’는 차나무 어린 잎을 우린 것 만으로 테두리 짓겠습니다. 물론 꽃차 같은 것도 훌륭한 취미 생활이고 좋은 취향이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본디의 차 만을 다루겠습니다.
다만 찻잎이 아닌 다른 것을 우려 마실 요량으로 한 것을 모두 대용차라 할 만 한데, 넓게 보자면 커피도 또한 대용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커피로 치자면 그냥 물에 타기만 하면 되는 스틱커피, 가루커피 같은 건 제끼고 최소한의 과정이 필요한 핸드드립이나 에스프레소, 프렌치프레스 정도부터 시작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취미라는 것이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해도 기본적인 차의 갈래는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지식’이나 ‘상식’으로서 필요하다기 보다는 차 갈래에 따라 우리는 방법과 맛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덧붙여 효능도 다릅니다.)
다만 차에 이런 갈래가 있다는 것까지만 이해하고 너무 낯설다면 굳이 외우려 하지 마시고 가지고 있는 차, 마실 차 종류에 따라 그때그때 찾아보고 적용하시면 되겠습니다.(어차피 그냥 무턱대고 외워봐야 잘 외워지지도 않고 실제로 해 보다 보면 굳이 외우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차 역시도 기준에 따라 나누는 방법이 많지만 여기서는 띄우[발효]는 정도에 따라 ‘무발효'(혹은 ‘불발효’), ‘반발효'(혹은 ‘부분발효’), ‘완전 발효’, ‘후발효’ 정도로만 나누겠습니다.(이렇게 거칠게 정리하면 차를 하시는 분들은 좀 싫어라 하실 수도 있겠지만 입문자를 위해 쉽게 설명하려는 것이니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 만드는 방식과 발효 정도에 따라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로 더 세분화하기도 합니다.)
먼저 차에서 ‘띄움'[발효]이라는 것을 좀 설명하자면, 흔히 막 베어낸 풀 같은 것을 쌓아두면 자체 열기와 미생물 작용 등으로 열이 나면서 뜨게 됩니다.(익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와 비슷한 과정이 차를 만들면서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차에서의 ‘발효’입니다.(물론 열이 날 정도로는 아니고 서서히 띄웁니다.)
흔히 ‘하동 녹차’, ‘보성 녹차’ 등으로 유명한 녹차는 여러 처리 과정 뒤에 바로 바짝 말려서 띄우지 않은 무발효차가 되는 것입니다.
사실 ‘녹차’에서 주물러서 상처를 내는 것은 ‘산화’ 과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녹차’는 산화만 일어나고 발효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녹차 본래 성분인 비타민C나 무기질 등이 많이 남아 있는 편입니다.)
무발효차인 녹차는 찻잎의 푸른 색이 좀 남아있지만 발효가 많이 된 차일수록 짙은 색을 띄는 경향이 있습니다.(정확히는 산화가 많이 된 차가 짙은 색을 띈다고 합니다.)
발효정도가 30~70%인 부분 발효차로는 우롱(烏龍)차, 철관음(鐵觀音) 같은 것이 있습니다.
완전 발효차로는 대표적으로 ‘홍차’가 있는데, 홍차 가운데서도 잎이 큰 종은 다른 차보다는 카페인이 조금 더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물론 그렇다고 해도 커피보다는 적은 편입니다.)
후발효차는 미생물에 의해 계속해서 발효가 일어나도록 두는 것인데, 오래된 것일수록 더 값어치가 높아지는 흑차(黑茶) 갈래인 보이차(普洱茶) 같은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아마도 중국이나 대만 같은 데서 보거나 사 오는 아주 비싼 차들이 주로 이런 종류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발효가 적게 된 차 쪽에서는 비교적 덜 뜨거운 물로, 길게, 적은 횟수로 우려내고 발효가 많이 된 차 쪽에서는 뜨거운 물로, 짧게, 여러 번 우려내는 경향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실제 차 갈래에 따라서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가 아닌 예사 사람은 제품에 있는 설명서를 따르거나 차 종류에 따라 그때 그때 찾아보고 적용하면 되겠습니다.
어차피 같은 갈래 안에서도 차마다 권장하는 우리는 방법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외울 필요가 없고 사면서 물어보거나 혹은 제품에 함께 든 설명서에 적혀있을 방법을 따르면 됩니다.

덧붙이자면, 우리나라 녹차 가운데 하동은 차나무가 재래종이 많고 보성은 혼합종, 제주는 일본종이 많다고 합니다. 재래종은 나무의 키도 작고 자람새가 좋지 못하다 보니 수확량도 적고 기계화도 쉽지 않아 품이 많이 드는 편입니다.(한반도 재래종은 왜 다 이런 겁니까? ^^;) 그렇다 보니 값은 좀 더 비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만큼 맛도 진한 편이라고들 합니다.
커피에도 품종이나 원산지 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차도 흥미가 깊어질수록 배울 것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차를 즐기는 정도가 깊어감에 따라 이런 것을 알아가는 재미 또한 무척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물론 다른 취미들처럼 다구 모으는 취미도 맛을 들이면… 흠… 돈이 꽤 깨지는 수도…… ^^;;)


정리 : 발효 정도에 따른 차이 정도만 이해하시면 차에 발을 들이시는 데에 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10 Comments
말랏 03.15 19:18  
태국에는 우롱차가 맛있더라구요
항상 몇봉지씩 사와서 선물도 하고 저도 마십니다
차밭을 좋아해서 여행도 가끔가는데요
차를 삶아서 말리는것도 봤네요. 
산나물 삶는 냄새가 마을에 진동을 하더라구요
그리고 차잎을 기계에 밀어넣고
눌러서 비비는걸 봤는데 당시에 궁금했습니다
지금 글을 읽으니 그건 산화과정 이군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다음편이 기다려집니다
이런이름 03.16 09:54  
1년 내내 마시는 커피 양이 20잔 이하였는데 요즘은 커피우유를 만들어 먹는 재미가 붙어 조금 더 늘었습니다.
(이 글을 보니 커피우유 대신 밀크티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차 중에서는 홍차와 흑차를 좋아하고 설탕을 넣어 마실 때가 많습니다.

녹차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가끔 (녹차가 아니라 숭늉이 생각나서) 티백으로 나온 현미녹차를 마십니다.

홍차는 향이 늘 좋은데 녹차는 향이 간혹 거슬릴 때가 있더군요.

덖음 정도에 따라 향이 달라질 수도 있을테지만 "그날그날 내 몸 상태에 따라 향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는 모양이다." 라고 막연한 생각도 해봤습니다.
물에깃든달 03.17 14:13  
잎차중엔 어린잎 녹차를 제일 좋아하는데 만든지 얼마안된 새삥은 맛도 좋지만 향도 정말 싱그럽고 좋습니다. 부모님이 중국에 잘 놀러가셔서 받은 보이차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맛이 제 입맛에 맞달까..진짜 쪼오오끔씩 뜯어서 써요 ㅋㅋㅋ
그 외 잎차류는 생각해보니 잘 안즐기는 편이네요.
저는 차 자체를 달게 먹는걸 별로 안좋아해서 밀크티는... 취향이 아니고, 비누냄새(?)의 트라우마 때문에 홍차도..음..
흑차는 아직 모르는것 같네요.

베트남 달랏에 가면 시내에서 시내버스로 40분 정도 거리에 차밭이 크게 있어요. 여기 녹차 자스민차 우롱차 등등을 파는데 값이 정말 싼데 차가 신선해서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선물용으로 최고였어요.
이런이름 03.17 16:16  
[@물에깃든달] 보이차가 흑차 아닌가요?

흑차(black tea)와 홍차(red tea)를 같은 계열의 차 또는 같은 차로 말하기도 하던데 정확한 구분법은 모르지만 맛은 많이 비슷해요.
(그래서 홍차가 없으면 흑차를 삽니다.)

요즘은 향이나 맛을 더하기 위해 차잎에 이런저런 풀떼기나 과일이나 심지어 향신료까지 더한 종류들도 많더군요. 이런 차들은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릴듯 싶습니다.
(스리랑카나 인도 쪽에서 가미한 홍차/흑차를 많이 수출하던데 개인적으로는 사과향이 나는 차는 나쁘지 않더군요.)
물에깃든달 03.18 16:28  
[@이런이름] 헉 그런거에요? 여기서 무식이 탄로나네요...ㅠㅜ
이런이름 03.18 17:58  
[@물에깃든달] 저도 집사람이 다도교실 다닐 때 물고문(?) 받으면서 배웠어요.
망고찰밥 03.19 00:12  
[@이런이름] red tea는 홍차 아니고 다른것입니다.
홍차 = black tea (몇시간만에 상온 산화 발효한 차)
보이차 = 흑차 = dark tea (상온 산화 발효는 하지 않고, 몇달~몇년 동안 미생물 발효한 차)
이런이름 03.19 02:04  
[@망고찰밥] 그렇군요. 망고찰밥님 댓글을 보고 조금 찾아 보니 차 분류와 명칭에 있어 서양과 동양 사이에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네요.

차를 직접 재배하고 가공하는 동양과는 달리 만들어 놓은 걸 사다가 먹는 서양이라 차 문화가 많이 뒤떨어진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로 차이가 날 줄은 몰랐습니다.

기존에 사용되어 오던 서양식 분류에 뒤늦게 중국식 분류법이 끼어 들며 혼동이 야기된 거 같은데 결국엔 중국식 분류법이 주류를 이루겠지만 서양인들 사이에서는 이 혼동은 꽤 오래 가겠는데요.
망고찰밥 03.19 09:39  
[@이런이름] 저런것은 굳이 일치되지 않아도 별문제 없지 않을까요.
우리가 서양의 치즈 종류 구분 못하는거랑 비슷하려나요.
원래 어떤건지 몰라도 뭐 잘 먹으면 되는거죠.
저는 커피 아라비카, 로부스타 이런거 이름은 얼핏 들어봤는데 뭔지도 모르거든요.
이런이름 03.19 14:27  
[@망고찰밥] 아직까지 미국에서는 서양식 분류법이 통용되고 있지만 아마 중국인들이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자기네 분류법을 전파하려 들테고 그 결과로 미래에는 좀 더 세분화된 중국식 분류법이 주류를 이룰 거라고 예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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