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관련 이상한 영어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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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관련 이상한 영어 사용법

이런이름 18 511

공항에 가는 걸 '공항샌딩'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더군요. 

샌딩(sending)은 사람이나 물건을 보낸다는 뜻이지 자신이 스스로 가는 걸 뜻하지는 않지요. 택시나 전철 등을 이용하여 스스로 공항에 가면서 그걸 공항샌딩이라고 하는 건 좀... 

아마 여행사에서 관광객을 공항에 데려다 주는 걸 샌딩이라고 하고 그걸 본 영어 이해도가 낮은 사람들이 '공항에 가는 걸 공항샌딩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라고 짐작해서 따라 쓰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여행사마저도 어색한 영어 표현을 쓰는 경우가 있더군요. 예를 들면 모 여행사 일정표에는 관광 후에 고객을 호텔이나 지정 장소에 데려다 주는 걸 'drop'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오자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반복해서 사용되는 걸 보면 정말로 몰라서 그런 거 같습니다. 

누군가의 여행 일정을 책임지는 여행사는 신뢰성이 매우 중요할텐데 기본적인 용어에서조차 이렇다면 일정 진행 중에 문제가 좀 생길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지나친 비약과 걱정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실제로 영어가 미숙한 관광가이드가 돌발 상황에 제대로 대처를 못해서 되례 관광객이 통역해 주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아무튼... 드롭(drop)의 바른 표현은 드롭오프(drop-off)입니다. 

드롭이나 드롭오프나 그게 그거 아니냐고요? 음... 의도는 통하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보죠. 비행기가 이륙하는 걸 take-off(테이크오프)라고 하잖아요? 근데 이걸 테이크(take)라고만 써놓고 이륙이라고 주장하면 어떻게 보일까요? 

굳이 외국어를 쓸 필요가 없는데도 쓰는 이유도 모르겠고 심지어는 틀리게 써서 빈축을 살 이유는 없을 듯 싶습니다. 

왠만하면 그냥 한국말로 쓰자고요. 




18 Comments
뽀뽀송 11.08 23:13  
단어가 고착화 되는데 중요한 부분이
확실한 의미 전달이 되면서 짧게 축약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외래어를 차용하는 경우엔
정확한 의미를 담은 원어를 그대로 사용하기 보다는,
단어의 개념이 정의되는 그 뜻만 포함하고 있으면 충분한 듯 하구요.

'파이팅'이 한국에서 싸우라는 의미로 쓰이지 않는 게
대표적이지 않나 싶어요.
투쟁, 쟁취 라는 고전적인 단어보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다.' 란 뜻으로
단어의 이미지만 차용해서 쓰다보니
원어민은 이상하게 들려도,
한국어 시스템 내에서는 통용이 가능한 외래어가 되는 거겠죠.

일상에서 영어를 쓰지 않는 사람에게,
'픽업과 드롭오프' 이렇게 말하면 낯설게 들려요.
교과서로 영어를 배우는 한국인에게
drop 이란 단어의 사용 빈도가 낮고
off 전치사가 붙어서 뜻이 파생되는 언어 시스템도 낯설어요.

영어 배우면 누구나 익숙한 send 란 단어의 이미지만 가져와도,
한국어 체계 내에선 외래어로서 충분히 통용될 수 있는 듯 해요.
send의 본래 뜻 자리엔 '보내다'란 한국어 단어가 있으니까요.

take away 보다는 take out 이,
일회용 컵에 커피 받아 나가는 모습을 더 적절하게 표현한 듯 느껴지는 건,
한국어 시스템이 있어서 가능한 게 아닌가 싶어요.
이런이름 11.09 04:38  
[@뽀뽀송] 공항샌딩이나 드롭이 고착화되었다고 할만큼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나요?

아직까지는 개인이 자발적으로 공항에 가는 걸 공항샌댕이라고 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고착화된 단계는 아닌 듯 하여 더 늦기 전에 고쳐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 봤습니다.
(이미 고착화된 상태라면 굳이 바꿀 필요까지는 없을테고요.)

공항샌딩 대신에 '공항가기' 어때요?

모 여행사에서 사용한 drop의 경우에는 한국식 영어라고 억지를 부리기엔 명백하게 잘못되어 있었습니다. 광범위하게 고착화되었다고 할 수도 없는 게 다른 여행사들은 바른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아무렇게나 써놓고 '이게 한국식 영어'라고 우기는 것에도 정도가 있어야겠지요. 아니면 차라리 한글로 '드롭'이라고 쓰던가...



take out이라는 표현을 보니 옛 기억 하나가 떠오르네요.

저는 미국살이 시작하고도 몇 년이 지나도록 take out이라는 말을 몰랐어요. 처음 살았던 도시에서는 carry out이라고 말하고 아예 포장음식 전문식당을 carry-out이라고 불렀거든요.

다른 도시에 가서 take out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할 때 그 어색함이란...

(나중에 보니 take out이 보편적이고 carry out이 일부 지역에서 통용되는 표현이더군요.)
뽀뽀송 11.09 15:42  
[@이런이름] 고착화된 듯 합니다. 여행사 홈페이지에서 이미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있네요.

이런이름 11.09 17:36  
[@뽀뽀송] send는 A가 주체가 되어 B를 어디로 보낸다는 뜻이지요. (어느 정도는 사역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어요.) A가 스스로 가는 건 send가 아니라 go 혹은 head라고 해야겠지요.

여행사(A)가 주체가 되어 고객(B)을 공항으로 데려다 주는 경우 send라고 쓸 수도 있지요. 하지만 자신이 스스로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가는 경우에는 send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제 글은 개인이 스스로 공항에 가면서 공항샌딩이라고 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데 서운하게도 글을 대충 읽고 댓글을 쓰신 듯 하네요.

(사실 얼마 전에 뽀뽀송님이 댓글을 달았던 여행 일정을 묻는 어느 질문글에서도 작성자가 스스로 공항에 가면서 공항샌딩이라는 말을 사용했더군요.)
뽀뽀송 11.09 18:25  
[@이런이름] 영어쓰는 나라에 가본 적이 없고, 원어민한테 배워 본 적도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성문종합영어 책자에서 영문법은 멈췄기 땜에 문법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으나,
'공항 샌딩' 이란 단어는 태사랑 네이버 카페에서는 공항 간다는 의미로 범용적으로 통용되고 있어요.
샌딩만 쓰면 이상해도 앞에 '공항' 이 붙은 경우엔, '공항으로 이동' 이란 의미로 한정되어 고착화된 듯 합니다.

누가 '아' 하고 말하면, 남이 '어' 하고 알아 듣는 단계인 듯 합니다.
sarnia 11.09 10:28  
현지화된 외국어야 그렇다고 치고
몇 년 전 부산 센텀인가 하는 큰 몰 화장실에 'WOMAN' 'MAN' 이라고 써붙여 놓은 걸 본 적 있어요.
저는 그냥 웃고 넘겼는데, 당시 일행(직녀님)이 기어이 인포에가서 수정하라고 했다는 말을 나중에야 들었어요.
이런이름 11.09 17:42  
[@sarnia] 사용하는 모국어에 따라 유독 약해지는 문법 범위가 있는 듯 해요.

예를 들면 스패니쉬 사용자들은 (한국인이라면 절대로 실수하지 않을 실수를 하는데) 사물에 성별을 부여해서 it이라고 써야 할 부분에서 she 혹은 he라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반면에 한국인의 경우에는 관사와 복수에 약한 면을 보이더라고요. 특히 관사의 경우에는 the, a, an 달랑 3개인데 (관사를 붙히지 않는 경우를 포함하면 4개) 유려한 영어구사자임에도 실수하는 경우를 종종 봤어요.

복수의 경우에는 아예 무시하고 발음하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의미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는데 말이죠.
kairtech 11.09 21:02  
이미 한국에서 관용적으로사용하는 영어단어중에 영어문법이나 구미와는 다른용어가많이쓰이고있죠
handle=steering wheel  back mirror=rear view mirror 등등  일본식영어사용이 많이사용되고있고
대부분 관용적으로 이해하고 사용하곤합니다  굳이 구미문법이나 어법에안맞는다고 지적질해봐야
교포들 버터느낌나는 어눌한한국어발음보다는 더잘알아듣고 시간이지나면 신세대젊은이들은 자연스럽게 원어민이쓰는용어로 변하리라생각합니다
굳이 코스트코라는발음을 카스코라던지 이케아를 아이케아라고 발음안한다고잘못되었다고하는것은 쓸데없는일인듯합니다
이런이름 11.10 01:03  
[@kairtech] 이전의 제 글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한국식 영어 사용법을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이 글에서도 댓글을 통해서도 이미 고착화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면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말도 써놓았고요.

하지만 아직 고착화된 상태가 아니라면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 굳이 어법에 맞지도 않는 영어 단어를 섞어쓰기보다 적절한 한국어로 대체하면 좋겠다는 의견이였습니다. 공항샌딩이라는 괴랄한 조합 대신 '공항가기'처럼요.

(하지만 공항샌딩이 이미 고착화된 표현이라고 하니 바뀌기는 어렵겠지요. 그래도 이 글을 본 사람들 중에는 다시 생각해 보는 사람도 있으리라 믿어 봅니다.)

그런데 drop의 예처럼 다른 여행사들은 사용하지 않는 (고착화나 관용적인 것과 무관하게) 한 여행사의 무지함에서 비롯된 표현마저도 관용적이라고 주장하고 후대에는 바로 잡힐 거라는 생각으로 계속 사용하실 생각이라면 그렇게 하세요. 제게는 이해시킬 재주도 없고 이해시켜야 할 가치도 못느낍니다.

제가 글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줄이자는 건데 댓글의 방향이 왜 한국식 영어 사용법을 두둔하는 쪽으로 흐르는지 모르겠네요.

외국어 사용이 그리 좋으신가요?
암비 11.10 10:57  
흠..  가능한 의미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어 또는 그것을 차용해서 대충 의미를 우겨넣은 외래어를사용 하지 않을 것을 권장하는 사람입니다만…

이게 죽자고 싸워서 쟁취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웃으며 이렇게 바꾸는 게 어때요가 더 빠른 변화를 가져옵니다.
물에깃든달 11.11 09:23  
음..저는 강남 버스터미널? 거기에 티겟창구에 크고 밝게 영어로 써놓은 티켓 단어가 그렇게 거슬릴수없던데요... 아니 사실 젊은 소위 영어 알만한 사람은 다 온라인으로 예매할테고 모바일 약자들만이 창구로 올텐데 저렇게 타겟팅도 못한 디자인이라니.... 물론 작게 한글로 포샤는곳이라고 적어놓긴 했고 외국인 많이 다니는 곳이긴 합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저건 주객전도같습니다. 내국인 약자들은 투명인간이 아니에요..!
이런이름 11.13 16:53  
[@물에깃든달] 외국어 병행 표기는 외국인에 대한 배려심으로 해주면 고마운 거고 안줘도 그만인 거죠. 근데 간혹 외국인 전용시설도 아닌데 자국어 없이 외국어로만 표기된 경우가 있어요.

제가 어렸을 때는 변소 문에 WC라고만 써놓은 경우가 많았어요. 외국인은 전혀 올 일 없는 아주 외진 곳이나 시골 동네에도요.
(미국에 와서 보니 화장실을 WC라고 하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심지어 뭔지도 모르더군요.)

외국인 전용 시설이 아니라면 자국어가 가장 큰 글씨체로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위치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물에깃든달 11.11 09:32  
아 저도 저도 픽업, 샌딩아리는 단어를 씁니다. 근데 저는 주로 명사로 써요. 대충 그런 서비스를 이용한단 의미로요. 단순히 택시타고 공항간다고 할땐 그냥 내가 간다고 합니다. 음... 이는 한국어의 특수성이 좀 작용하는것 같은데요..
이를테면 모국어가 한국어인 우리들은 잘 못느끼시겠지만 진짜 한국어는 문장 요소를 꽤나 화끈하게(?) 날려버리고도(생략해버리는) 이상하게 잘써요.ㅋㅋㅋ 특히 많이 없어지는 부분이 주어에욬ㅋ "grace라고 불러도 됌" 이런식으로 "너는" "나를" 그레이스라고 불러도 된다... 문장 구성 중 두개가 홀랑 날라가고....근데 은근과 눈치의 민족은 이걸 다 이해합니다. 오해도 안해요...-ㅅ- 이런식으로 동사도 많이 날라가요. 특히 피동사도 날려요....-ㅅ-; "너 어디가니?" "응 머리하러."  내가 내 머리 만지는거 아니잖아요? 머리를 만져지러 가는거지... 근데 그냥 다 이해해요...ㅋㅋㅋ;;
이런느낌으로 저 샌딩 픽업도 쓰는게 아닐까합니다.
사실 저는 내가 택시잡아서 공항가는데 "샌딩"이라는 단어 쓰는건 좀 어색하다고 느끼긴 합니다. 아직 저한텐 한국어화 한 외래어가 아닌듯요
이런이름 11.13 16:56  
[@물에깃든달] 문화적 자존감이 낮은 사람, 잘 난 척 하고 싶어하는 허영심에 들 뜬 사람, 혹은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외국어 단어가 섞여 있으면 뭔가 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여 외국어를 섞어 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오히려 그게 더 없어 보여요.
호돈 11.12 09:10  
화자와 청자가 알아 들으면 그 무슨 단어를 쓴들 그들끼리의 문제라면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여기 계신 많은 분들도 태국에서 흔히 상대가 하는 태국어 단어는 하나도 못 알아들어도 뜻이 통하여 물건을 구입하고 주문을 한 경험 있으실 듯 합니다.

그런데, 이런이름님 말씀하신 영어의 잘못된 사용의 고착화는 웃긴 일을 만들어 낼 수 있어 가능하다면 고쳐지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오래전 '셀카'라는 단어를 대부분 사용했지만, 요즘은 '셀피'가 더 많이 들리는 것처럼.

Tension은 우리나라 예능에서 영어의 뜻과는 전혀 다른 뜻으로 사용되고 있죠 (일본 영향이라 두 나라만 그런 뜻으로 쓴다는데...)  문제는 이것이 영어 단어이다 보니 때로는 영어의 원 뜻이 그런 뜻인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죠.  얼마 전 어떤 공중파 방송에서 뭐 방송인(?)의 미국 여행 프로그램에서 미국인을 상대로 텐션을 우리나라 예능에서 사용하는 뜻으로 사용하는 것을 봤었는데, 그 말을 듣는 미국인의 표정은 딱 '애가 지금 뭔 소릴 하는겨' 표정이었다는..
이런이름 11.13 16:58  
[@호돈] 아! 이 댓글을 보니 어느 부분에서 오해가 생긴 건지 짐작이 가네요.

제 글은 외국어 사용 자체를 줄이자는 뜻이였는데 이게 영어 단어를 이상하게 사용하는 거에 대한 비난처럼 전달된 모양이군요.

외국어는 뜻에 맞게 사용할 수 있더라도 사용하지 않는 게 좋은데 심지어 어법에도 맞지 않는 방법으로 사용한다면 더더욱 없어져야 하지 않겠냐는 뜻으로 예를 든 건데 아마 이게 곡해된 모양이네요.

부디 저의 한국어 전달 능력에 문제가 있어 곡해된 게 아니길 바라봅니다.
깨몽™ 11.15 14:44  
'sanding'은 흔히 목공에서 '사포질'...
공항에서 사포질을 왜 하는......? =3=3=3
이런이름 11.16 12:25  
[@깨몽™] 깨몽™님은 아재력도 상당하시네요.

저 어렸을 때는 빼빠(샌드 페이퍼 → 페이퍼 → 빼빠)라고 불렀어요. 사포(沙布)라는 단어는 국민학교에 들어가서야 배웠지요.

그 무렵에는 빼빠가 동전이나 쇠붙이를 반짝반짝하게 닦아주는 광약(光藥)과 함께 남자아이들의 소중한 놀이도구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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