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에서 내가 일으킨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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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 5 일차 새벽
우리 배는 글레이셔베이 국립공원 입구에 들어섰다.
글레이셔베이 일정이 포함된 알래스카 크루즈 상품을 구입하는 게 쉽지는 않다.
국립공원해역으로 입장하는 크루즈 선박 수를 하루 두 척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래스카 크루즈를 처음 가거나, 한 번만 가고 말 생각이라면 글레이셔베이 일정이 포함된 상품을 선택할 것을 강력추천한다.
글레이셔베이 일정은 아침 6 시 경비정으로 접근하여 크루즈에 탑승한 Park Ranger (국립공원 공무원)들의 환영인사로부터 시작된다.
Park Ranger들은 그들이 하선하는 오후 3 시 까지 안내데스크를 마련해놓고 뷰포인트들을 소개하면서 승객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행사를 갖는다.
승객들이 소지품, 특히 물에 가라앉는 물건(스맛폰이나 망원경 등)을 바다에 떨어뜨리지 않도록 조심해 달라는 신신당부도 잊지 않는다.
알래스카 퍼스트네이션(Tlingit족 원주민) 대표역시 그들의 목소리를 여행자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대극장과 어린이/청소년 클럽에서 선상행사를 진행한다.
크루즈는 빙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위해 최대한 낮은 출력으로 천천히 항해한다.
크루즈가 글레이셔베이 국립공원 해역을 항해하는 동안에는 보우(배의 앞머리)를 개방한다.
데크로 나오는 승객들을 위해 따뜻한 더치콩죽(Dutch Pea Soup)을 제공한다.
이 날 만큼은 다이닝이나 스페셜티 레스토랑대신 전망이 좋은 버페 푸드코트에 승객들이 몰린다.
밥먹는 시간조차 아깝기 때문일 것이다.
명불허전의 압도적인 자연경관에 매료된 승객들은 0 도 내외의 비교적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데크, 또는 자기 방의 야외 발코니에서 떠날 줄 모른다.
스테이트룸 (객실) 발코니에서도 풍경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지만, 데크로 나와 다른 승객들과 함께 어울리며 배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육지에서 보는 빙하와는 또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글레이셔베이는 크루즈나 투어선박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유산이다.
출항 3 일차, 45 시간의 긴 항해 끝에 도착한 첫번째 기항지 Juneau (사진 위)
출항 6 일차, 1 년 중 300 일이 비오는 ‘Rainy Town’ Ketchikan에 기적과도 같이 맑은 날씨를 몰고 도착한.. (사진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