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모르는데 당신 혼자 알고 있다는 정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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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모르는데 당신 혼자 알고 있다는 정보에 대해..

sarnia 8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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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Birth of Korea 가 조만간 북미에 들어온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이 달 초 개봉하여 상영하고 있는 모양이다. 

원제는 ‘건국전쟁’이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아 영화에 대한 평론은 할 수 없다. 

여행과 영화는 아는만큼 재미가 더해지는 법. 

영화 주인공 이승만 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사전정보를 다양하게 수집하고 이 영화를 본다면 돈 아깝지 않게 흥미진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시놉시스는 읽어봤다. 

시놉시스만 읽어봐도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스토리를 조작한 엉터리 영화일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엉터리라는 게 아니라 그럴거라는 짐작일 뿐이니까 고소하지마)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을 최불암(MBC 제 1 공화국)으로 알고 있는 어르신이나, 이승만 하면 연극배우 권성덕(SBS 야인시대)을 떠올리는게 고작인 분들은 주의를 요한다. 

엉터리로 추정되는 영화가 살포한 가짜역사에 무방비로 오염되지 않도록 팩트체크를 선행하시기 바란다. 


나는 한국정치라든가 그 사회의 이념종류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고 아는 것도 없다.

역사적으로 공인된 사실들을 상식선에서 알고 있을 뿐이다.  

남들은 모르는데 당신 혼자만 알고 있는 정보란 거의 100 퍼센트 가짜뉴스다.  


내가 알고 있는 영화 주인공에 대한 공인된 역사적 사실들이란 대충 다음과 같은 상식적인 것들이다.  


주인공의 본명은 이승룡이었다. 

이승룡도 최순실이나 김명신처럼 개명을 했다. 

이름이 재수가 없어서 과거시험에 자꾸 낙방한다는 점술가의 말을 믿었던 그의 아버지가 아들 이름을 이승만으로 바꿨다. 

역설적이게도 세 사람 모두 이름을 바꾸는 바람에 말년이 비참해졌거나 비참해 질 것이 확실시된다는 운명적 공통점이 있다.


주인공은 최소한 130 만 명 이상의 민간인을 학살한 반인륜범죄자로 세계에 널리 알려져있다. 

이 숫자는 1975 년 크메르(캄보디아)에서 희생된 민간인 희생자(90 여 만 명)나 1994 년 르완다 인종청소 당시 희생된 민간인 희생자(약 100 여 만 명) 숫자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었다.  

1999 년 벌어진 코소보 내전에서 발생한 민간인학살과는 그 숫자와 잔혹성 면에서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주인공은 미국 외교가의 로비스트였지 독립운동가는 아니었다.

주인공은 1920 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의해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되기는 했었다.

그에게는 특출한 재능이 몇 가지 있었다. 

수려한 언변과 뱀같은 사교술, 변화무쌍한 정치력, 당시로서는 독보적일 정도로 뛰어난 발군의 영어실력이 그것이었다.  


임시정부의 대통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정 본부가 있는 상하이에는 거의 코빼기를 비춘 적이 없었다. 

코빼기를 비추지 않은 이유로 ‘여러 요인을 검토했다’는 변명을 늘어 놓았지만 이유는 따로 있었다. 

임시정부가 있는 건물에 수세식 좌변기가 없다는 이유가 가장 유력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수세식 좌변기가 있는 미국에 머물며 당시 대통령 우드로 윌슨에게 ‘조선을 위임 통치해 주십사’ 하는 굴욕적인 위임통치청원서를 보내 재미교포들과 고국의 독립운동가들을 격분시켰다.   


주인공은 재미 로비스트로 활동하면서 재미교포들로부터 독립운동 지원금 명목으로 돈을 거둬들였다. 

그는 이 중 상당부분을 상하이 임정으로 보내지 않고 슬금슬금 떼어먹다가 들통이 났다..   

결국 그는 임시정부로부터 공금을 가로챈 도둑놈으로 몰려 1925 년 3 월 의정원으로부터 탄핵을 당해 대통령직에서 쫓겨났다.  

조국이 해방을 맞기 20 년 전에 그는 이미 임시정부에서 축출당하고 임정과의 모든 관계를 청산한 것이다.


그는 해방직후 독립운동가 자격이 아니라 미국 첩보기관 블랙 요원 자격으로 조선에 들어왔다.   

OSS 첩자 자격으로 그의 직속상관인 OSS 부책임자 밀라드 굳펠로우를 따라 입국했다. 


영화 ‘건국전쟁’이 주인공을 대한민국의 국부로 추켜세우려는 의도와는 달리, 만일 주인공이 무덤에서 부활하여 대한민국 헌법전문을 읽어본다면 기절초풍할듯이 놀라 자기 무덤 옆에 있는 비석을 뽑아던지며 격노할 것이 틀림없다. 


부활한 주인공은 대한민국 제 6 공화국 헌법전문을 기초한 초안자의 멱살을 붙잡고 늘어지는 한편 법원에 헌법폐기 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이다.   


현행 헌법 전문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혁명의 정신을 계승하고” 

 

주인공이 이 헌법전문에서 가장 격노할 부분은 ‘4.19 혁명의 정신’ 운운하는 부분이 아니라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라는 구절이다. 


주인공에게 ‘4.19 혁명의 정신’ 이란 그저 디올파우치 정도의 귀여운 수준의 기분나쁨에 불과하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란 산업은행이 발행한 어느 수입차 회사 신주인수권부사채 51 만 여주를 부당인수한 사건이라든가 고속도로 불법노선변경의 진상이 폭로되는 것에 비견할만한 치명적 타격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영화 ‘건국전쟁’을 만든 사람들은 헌법 전문에 나와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정부가 1948 년 8 월 15 일 수립된 이승만 정부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헌법 전문에 명기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란 1919 년 11 월 상하이 임시정부와 노령 임시정부를 통합한 기구와 조직을 의미한다,

상하이에서 시작해서 충칭에서 해방을 맞은 항일투쟁 우파 진영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기구다. 


이 독립운동기구와 영화 주인공 이승만은 철천지 원수지간이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주인공은 이 독립운동기구와 1925 년에 관계를 청산했다. 


주인공은 1948 년 5.10 총선 이후 처음 열린 제헌국회 개원식에서 국회의장의 자격으로 이런 말을 했다. 


“오늘 열리는 이 국회는 대한국민대회의 계승이요, 이 국회에서 건설되는 정부는 즉 기미년에 서울에서 수립된 민국 임시정부의 계승이며, 이 날이 29년 만의 민국의 부활일임을 우리는 이에 공포한다”


그가 여기서 언급한 임시정부란 많은 이승만 추종자들이 알고있는 것과는 다르게 현행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명시된 그 임시정부가 전혀 아니다.


통합조직으로서의 그 임시정부가 탄생하기 몇 달 전 기독교 인사 몇 명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말고 서명을 해서 만들었다는 ‘한성임시정부’만을 의미하는 것이다. 


나는 언젠가 (10 년도 넘은 것 같은데,,) 이 영화 주인공 이승만이 개뚱딴지같이 1919 년에 사라진 이 기독교인사들의 식당모임을 가리켜 ‘부활’운운하며 거창한 소개를 한 이유는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 


첫째는 독립운동기구의 법통을 이어받았다는 언급을 하긴 해야겠는데 자신을 쫓아낸 충칭임시정부 (해방 당시 소재지)를 언급하기는 죽기보다도 싫었을 것이고, 더구나 당시 그 기구를 대표하는 인물이 이승만으로서는 ‘천하에 재수없는’ 김구였다는 것도 짜증나는 일이었을 것이다. 


둘째는 비록 미미한 기독교 단체의 모임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을 집정관 총재로 추대해 워싱턴 정가에 생색을 내게 해 준 한성임시정부에 대한 향수 비슷한 것이 작용했을 것이다. 


셋째는 OSS 블랙요원으로 상관을 따라 한국에 들어와서 국회의장 (당시)까지 된 마당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절대 인정하지 않는 미국의 뜻을 거스르는 언급을 할 수 없었던 것이 마지막 이유였을 것이다. 


영화 ‘건국전쟁’을 만든 사람들에게 내가 조언을 하자면,


당신들의 영화 주인공은 현행 대한민국 헌법전문 중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운운하는 문구를 절대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완강히 부정할 것이 틀림없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대로 당신들의 영화 주인공 이승만을 독립운동자금이나 착복한 도둑놈으로 판결하고 조직에서 축출했다.  


이 둘이 어찌 한 나라 한 하늘 아래 ‘헌법’과 ‘국부’로 공존할 수가 있겠는가?  


당신들의 영화 주인공 이승만을 국부로 추종하는 것을 포기하든지, 

아니면 대한민국 헌법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반국가 세력으로서 검찰의 수사를 받든지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할 것인데,, 


내 일은 아니지만 참 걱정이로세.. 


8 Comments
sarnia 02.18 09:46  
캐나다에 상륙할 한류영화 '건국전쟁' 이야기입니다.
순수한 영화 잡담이니,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연결지어 확대해서 이러쿵저러쿵하는 일이 없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게시판 규칙을 준수합시다.
필리핀 02.18 09:49  
오늘 보러 가려고 해요.
보고나서 언급할만한 가치가 있으면
간단평이라도 남길게요.
아니면 침묵하고요.
sarnia 02.18 09:59  
[@필리핀] 트루스포럼이 영화 관람료를 전액 지원해 주는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고 해서 검색해보니 10 대에서 40 대 까지네요.
필리핀님은 관람료 지원 못 받습니다.

개쩌는 ageism 이네..
필리핀 02.19 05:18  
한줄 평
-결론을 정해 놓고 거기에 필요한 재료만 짜집기한 누더기

sarnia 02.19 06:55  
[@필리핀] 아, 벌써 보고 오셨군요.

저도 기회가 되면 보긴 볼 겁니다.
이 영화를 보는 게 KBS에서 했다는 대통령 신년대담을 보는 것 만큼이나 지루하고 시간낭비인 일일테지만 말이 많은만큼 봐두는 건 필요한 일 같습니다.


본문에 추가할까 하다가 그냥 여기에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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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이승만을 김구, 여운형, 박헌영과 비교하며 해방전후사 남한의 4 대 노선 중 하나로 분류한 주장들이 주류였다.
하지만 이승만의 행적을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그를 김구, 여운형, 박헌영과 비교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승만은 우선 그들과 직업이 달랐다.
김구, 여운형, 박헌영이 각각 우파, 중도, 좌파의 독립운동 활동가였다면 이승만은 대미로비스트였다.
따라서 이승만은 위 3 인과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승만과 비교대상이 되는 인물은 따로 있는데, 같은 직업을 가졌던 인물인 박동선이 그 중 하나다.
린다 김도 있지만 린다 김은 무기거래상이라는 점에서 이승만과는 경기종목이 달랐다.
이승만과 박동선은 시대는 달랐지만 대미 정치 로비스트라는 점에서 동업자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쓸데없는 영화를 만들어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는 ‘건국전쟁’ 제작자들은 다음과 같은 격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필리핀 02.19 09:21  
[@sarnia] 로비스트라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그게 먹히던 시절이기도 했고요
물에깃든달 02.19 10:13  
[@필리핀] 엇...서울의 봄 같은 영화 기대했는데 아니었나보네요...ㅜㅠ
필리핀 02.19 13:48  
[@물에깃든달] 일단 정우성 같은 꽃아재가 1도 안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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