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이야기
울산울주
8
649
2023.12.30 02:33
귀신은 있거나 없거나 하는 존재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그것은 내가 받아들이느냐 마느냐 하는 선택의 문제다.
귀신은 내가 느낄 때만 존재하는 상대적인 대상인 것 같다.
나는 동남아 각국을 수십 번씩 다녔는데 오직 캄보디아만은 딱 한 번 갔다.
캄보디아를 한 번만 간 이유는 간단하다.
캄보디아 가는 곳마다 귀신이 너무 자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귀신을 느낀다는 것을 설명하자면...
무슨 백발 여자나 괴물이 나타나거나 하는 게 아니고 그냥 어떤 기운으로 다가온다.
그 음산하고 어두운 기운을 느끼면서 귀신이 가까운 것을 짐작하는 것이다.
나는 늘 태국에도 귀신이 많다고 단언하는데, 내가 한때 살았던 아파트에서도 직접 체험했고 태국 곳곳에서도 그런 기운을 느꼈다.
캄보디아 보코 힐은 공포영화 알포인트 촬영지로 유명하다.
보코 힐은 원래 프랑스인들의 휴양지였는데 과거부터 귀신이 많이 출몰한다는 전설들이 회자되었다.
배우 이선균은 신인 시절 영화 알포인트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리고 지난 여름 TV 예능에서 알포인트 영화의 추억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찍었다.
다시 보코힐을 방문했던 것인데 나는 이선균의 죽음을 보코힐의 귀신이야기와 연결지어 생각했다.
이선균은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보코힐의 귀신을 옆에 데리고 돌아온 것 같다.
그리고 그 귀신의 강한 이끌림에 의해서 최종적으로 죽음까지 이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쉽게 죽지 않는다.
특히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형언하기 어려운 고통스런 결정이다.
그런데 자살을 시도하는 때에는 순간적으로 죽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행동을 받아들이는 마음에 빠져버린다고 한다.
의학적으로는 어떤 충동이라고 표현하는데...
나는 귀신의 끄는 힘을 사람의 의지가 이겨내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다니면서 귀신이 흔한 곳에는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귀신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은 햇볕 쨍쨍하고 눈부시게 밝은 대낮에도 아지 못할 오싹한 어두움이 퍼져있다.
굳이 그런 기운을 체험하고 싶은 분들은 방콕의 실롬 쏘이9, 에까마이 쏘이23 또는 람캄행 쏘이32등을 직접 가보시기를.
귀신에 의한 죽음이라면 반드시 내세가 있을 것인 바, 이선균님도 부디 평안한 곳으로 가셨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