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해줘서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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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해줘서 thank you

sarnia 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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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밥을 준다기에 동부에 다녀왔다. 

며느리와 생일이 같은 9 월이라 함께 초대를 받았다. 

두 사람 생일모임을 함께 하자고 초대한 사람은 엑스와이프다. 


비행기로 네 시간이나 날아가서, 거기서 다시 차로 두 시간을 달려가야 하는 식당에서 생일밥을 얻어먹은 것도 처음이다. 

이번에는 초치(summon)가 아닌 초대가 분명했다. 

비행기표를 보내오고 숙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생일밥을 얻어먹은 식당은 Keg Fallsview 지점이다. 

Keg Fallsview 지점은 온타리오주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 있는 엠버시 스윗이라는 호텔 안에 있다. 

소고기의 메카 알버타주에 살면서 온타리오주까지 가서 스테이크를 먹을 일이 있느냐는 말을 들을 수 있는데, 이곳은 Keg 지점들 중에서 뷰가 가장 좋은 곳들 중 하나다.


뷰가 좋다고 음식이 더 맛있는 거 절대 아니고, 

음식이란 고독한 미식가처럼 음식에 집중하고 혼자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을 때 그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내 평소 소신이지만, 

때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풍경도 감상하면서 식사하는 기회를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는 an opportunistic 채식주의자다. 

주중에는 고기를 하루에 한끼만 먹는 것으로 육식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주말, 휴일, 여행중에는 편하게 먹고 싶은 걸 먹는다. 

온건한 채식주의자라 스테이크, 생선회, 바비큐 오리 등등을 먹을 기회가 있으면 언제라도  마다하지 않는다. 


폭포에서 차로 20 분 쯤 떨어져있는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는 언제봐도 동화같은 마을이다.  

작은 마을인데도 본토식당 뺨치게 초밥을 잘하는 일본식당과 브로드웨이 저리가라할 정도의 큰 극장 (Shaw Festival Theater) 이 있다.    


이 마을에 온 이유는 연극 ‘Amen Corner’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늘 느끼는 거지만 나는 연극체질이 아닌것 같다. 

그렇다고 영화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연극보다는 재밌게 잘 보는 편이다. 

비행기 안에서는 소설을 극화한 넷플릭스 영화  Lady Chatterley's Lover를 완주했다. 

한국어로 번역된 제목은 ‘재떨이부인의 연인’ 으로 알려져 있다. 

지루한 고전인데도 재미있게 잘 봤다.  


토론토는 4 개월만이고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는 2 년 만에 왔다. 

마치 여름으로 되돌아온 느낌이다. 

알버타주는 지금 가을이 한창이다. 

아침에는 서리가 내리고 공원마다 나뭇잎들이 붉고 노랗게 물들고 있다.  

정작 단풍의 본고장 온타리오주는 아직 녹색여름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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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필리핀 2023.09.21 16:45  
오...며늘님이 있으시군요!
할배는 아직 안 되셨나요?
sarnia 2023.09.22 08:47  
[@필리핀] 할배는 아직..
가슴이 철렁하는 단어지요.
처신을 잘해야 합니다.
은퇴하고 아기돌보는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엑스와이프는 이만 은퇴하고 토론토로 오라고 살살 꼬시는데 다 계획이 있는거지요.
누가 모를 줄 알고,,

불가근 불가원
가족이란 적당히 떨어져 있을때 그 소중함이 더 해지는 법입니다.
자기 인생도 맘껏 즐기면서 ㅎㅎ
kairtech 2023.09.22 11:10  
못이기는척 은근슬적 따라가는것도 한방법일텐데
주어야할것도있겠지만 나이들어가면서 그리 혼자의자유 나의평화 enjoy life 등등
그럴듯한 수식어가있겠지만
운동을열심히하고 건강챙긴다고는해도 어느임계점을지나면
나이는못속인다고  작년같지않다고 느낄날이 옵니다
붐명 작년에 무거운박스를 내가창고에 옮겨놓았는데  다시옮기려하는데
언놈이 바닥에 본드칠해논거처럼 꼼작하지않을때  그때 좌절합니다
아직쓸만하니까 오라하는겁니다  필요없을정도로 노쇠하고 주접떨나이되면
근처에 얼씬못하게할테니까요  소금이나 안뿌리면 다행
주관적인 제생각이니 혹 동의못한다해도 그리 나무라지는 마시길....
sarnia 2023.09.22 22:13  
[@kairtech] 직녀님이 섭섭해 할 것이고..
조용한 곳에 살다 갑자기 토론토같은 곳에서 사는거 적응하기 힘들것 같아요.
트래픽은 서울보다 더 심하고.
집값도 서울 저리가라고..
Vagabond 2023.09.23 20:07  
아직 쓸모가 있냐 없냐 같은
몹시도 한국적인 마인드는 적어도 아닐꺼란 예상에,
저는 개인적으로 대단히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글만 읽을땐,
뭔 안궁 사생활을 이리 적어 놓으셨나 싶다가도
결성 60년이 다 되어가는 시카고의 음악을 들으면서 다시 읽으니
잔잔하니 서정적인 글로 다가옵니다
음악이 우리 인생에 이리 중요합니다
sarnia 2023.09.24 08:22  
[@Vagabond] 그 중에서도 이런 가사들이 맘이 들죠.

Everybody needs a little time away
Even lovers need a holiday
Far away from each other

그나저나 의무적으로 한국가야 하는 날이 또 다가오는데,
이번에는 정말 가고 싶지 않네..
이베로 2023.09.27 03:58  
외로움의 표현방식이 다양하군요~
sarnia 2023.09.27 09:16  
[@이베로] 와우, 어떻게 아셨어요?

외로움이 심심함과 동의어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가 여기 글 올리는 순간은 심심할 때니까
주저하지 말고 함께 놀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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