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부끄럽지만 한국어 발음 질문
글을 읽을 때 보통은 눈으로 읽지만 가끔은 속으로 소리 내어 읽기도 합니다. 일종의 발음 연습인 셈이지요. 그러다가 제가 같은 글자라도 뜻에 따라 다르게 발음하고 있다는 걸 깨닫았습니다.
예를 들면 '창병'이라는 단어를 두고 瘡病일 때는 [창뼝]이라고 발음하고 槍兵일 때는 [창병]으로 발음하고 있더군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질환을 뜻하는 '병'을 발음할 때는 대체로 좀 강하게 발음하고 있었습니다.
심장병 [심장뼝], 위장병 [위장뼝], 간장병 [간장뼝] 하는 식으로요. 엄밀히 말하면 [뼝]보다는 좀 약하긴 하지만 [병]보다는 확실히 더 강해서 된소리에 가깝게 발음합니다.
그런데 군인을 뜻하는 '병'을 발음할 때는 그냥 쓰여 있는대로 [병]이라고 발음합니다. [해병], [보병], [포병], [복병], [정찰병], [창병] 하는 식으로요.
혹시 앞글자의 받침에 따라 다른가 하고 이런저런 단어를 떠올려 보았지만 딱히 연결점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굳이 따져 보자면 각종 피부병이나 매독같은 성병을 뜻하는 창병(瘡病)은 한의대에 다닐 때 배운 단어로 오래 전부터 알고 있어서 익숙하지만 창을 무기로 다루는 창병(槍兵)은 근래에 웹소설을 읽다가 알게 된 새로운 단어여서 익숙하지 않다는 정도가 차이점의 전부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문구점은 [문구점]이라고 발음하면서 차이점나 특이점은 [차이쩜], [특이쩜]으로 '점'도 역시 선택적으로 된소리로 발음을 하고 있네요.
이거 저 혼자만 그런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