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놈 때문에 날아가버린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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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놈 때문에 날아가버린 투어

sarnia 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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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투어가 모조리 취소됐다. 언제 재개된다는 기약도 없다. 


범죄전과가 있는 주한미국군 병사가 공동경비구역에서 월북하는 바람에 투어를 계획하고 있던 여행자들이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미국군 병사가 기술적으로는 아직 전쟁중인 적국으로 갔으니 월북이라고 해야할지 투항이라고 해야할지 애매하다.   


보도를 아무리 읽어봐도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이해가 안된다. 


인천국제공항 제 1 터미널 39 번 게이트에서 텍사스 주 댈러스로 가는 어메리칸항공 280 편 (AA280) 탑승을 기다리다 느닷없이 밖으로 나가 판문점 투어에 참가했다고 한다. 말인지 막걸린지 구분이 안되는 소리다. 


인천공항을 빠져나온 것은 그렇다치고, 범죄전과가 있는 미국군 강제송환자가 신분확인절차가 엄중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판문점투어에 어떻게 참가할 수 있었을까? 


나는 2015 년 이 투어가 참가한 경험이 있다. 


이 투어는 한국정부가 아닌 유엔사가 관할하고 운영하는 투어다. 


투어인원 모집은 한국측이 한다. 2015 년 당시에는 지정된 여행사에서 모집했고 지금은 통일부 판문점견학지원센터가 모집하는 것 같다. 유엔사가 관할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외국인 투어참가자는 출발 4 일 전까지 여행사를 통해 여권사본을 유엔사에 제출해야한다.  


한국국적자들의 신원조회는 한국 국가정보원이 하고 외국인들의 여권조회는 유엔사와 한국 법무부가 한다.   


통일대로를 따라 북상한 버스는 한 시간 후 통일교 검문소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민간인 통제구역이다. 


대한민국 육군 제 1 보병사단 (전진부대) 관할구역이라 이 한국군 사단 부대마크를 단 병사들이 올라와 탑승자들의 여권을 일일이 확인한다. 


검문소를 통과해 5 분 쯤 들어가면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가 대한민국의 행정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이른바 Joint Security Area 다. 


JSA를 관할하는 주체는 유엔군사령부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다. 말이 공동경비구역이지 1976 년 8 월 18 일 발생한 판문점 나무자르기 사건 이후 그 의미가 퇴색됐다. 이 사건으로 유엔사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서로 협정을 맺고 각 전쟁주체가 군사분계선 밖으로 병력을 철수해 버린 것이다. 


이제 남은 진정한 의미의 공동경비구역이 있다면 양측이 번갈아 사용할 수 있는 다섯 개의 군사정전위원회 건물 뿐이다. 


일단 여기까지 왔으면 북으로 넘어가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 


군사정전위원회 건물 사이에 있는 폭이 50 cm 정도되는 돌분계선을 폴짝 뚸어넘어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하하 웃고 뛰어가든 춤을 추면서 넘어가든 일단 넘어가서 ‘나 잡아봐라’ 하면 유엔사측으로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다. 


한 마디로 황당한 거지.. 


그 미국군 병사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모르긴 몰라도 엄중하고도 혹독한 심문을 받고 있을 것이다. 북의 입장에서는 도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그 병사가 그토록 쉽게 거기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들었는지 빠르고 정확하게 진상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건 그렇고, 


오랫동안 외국인들에게만 일반투어를 허용해 내국인 역차별 비난이 일었던 판문점 투어가 내국인에게도 개방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이런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투어기회를 기약도 없이 놓쳐버린 투어신청자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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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Vagabond 2023.07.22 21:57  
젊은 나이의 객기로 또 한 명의 젊은이가 갔습니다
노래 한 곡 듣고 가실께요
Queen - Bohemian Rhapsody
sarnia 2023.07.23 04:33  
[@Vagabond] 며칠전에 한국에서 2 년 살았던 호주국적의 베트남계 여성이 한국인들을 가리켜 ‘미친 인종주의’에다 ‘허영심덩어리에 속이빈 강정들’이라고 정곡을 찌르는 비판 인터뷰를 한 기사를 읽었는데,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23071963337

제가 태사랑에 14 년 정도 들락거리면서 가장 공감이 안되고 비위가 상했던 게 동남아인 일반에 대해 은근히 룩다운하는 일부 회원들의 글이었어요.

북쪽도 인종주의에 관한한 남쪽에 뒤지지 않을 겁니다. 오바마 시절 북 당국이 오바마를 비난하면서 원숭이 운운한 발언만 봐도 알 수 있어요.

나중에 저 흑인병사의 교환가치가 뚜렷해졌을 때는 어떨지 몰라도 지금은 아마 난생처음 겪는 혹독한 심문과 차별대우를 받고 있을 겁니다.
Vagabond 2023.07.23 09:31  
[@sarnia] 저는 공감이 안되는게 어설픈 철학질이던데...
싸서 여행하고, 저렴해서 장기체류 하는거면서 그곳의 사람들에 대해
"가난=순박=인간애" 또는 "시골 촌구석=아름다움=낭만"으로 도식화 하며
거창하게 얘기하는 그런거요
사실 시골 풍경은 태국이나 라오스보다 유럽이나 북미가 몇백만배는 아름답죠 ㅋ

무라카미 하루키의 "치즈케익 모양을 한 나의 가난" 같은,
가난하지 않은 자가 마치 가난을 낭만처럼 표현하는 그 얄미움도 솔직히 참기 힘듭니다
sarnia 2023.07.23 10:11  
[@Vagabond] 저도 그런 느낌이 드는 걸 부인할 수는 없지만 공개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려워요.
노골적인 동남아 무시발언과는 결이 달라서 ‘철학질’은 위선 혹은 가짜임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예요.
입증해야 할 의무도 없고 입증할 수 있는 방법도 없어요.
그건 그냥 진심일거라고 추정하고 그대로 존중하는 편 입니다.
가짜라는 판단이 설 때까지는 진심으로 추정한다는 진심추정의 원칙이라고나 할까요.
어떤 사건으로 인품의 바닥이 명백하게 드러난 어느 경우를 제외 하고는 말이지요.

암튼 며칠 전만 해도 ‘태국인들이 한국인들에 대해 자격지심’ 운운하는 글을 읽었는데 글쓴분이 그 글을 내렸는지 안 보이는군요.
태국인들이 한국인들에 대해 자격지심을 가질 이유가 있나요?
외화내빈형 서열의식이 미치광이 수준인 일부(정말??) 한국인들만이 gdp per capita 세계 36 위인 한국에게 세계 74 위인 태국이 자격지심을 가질거라고 지레짐작할 뿐이 아닐까요?
아마 그분들은 인당 gdp 가 한국보다 두서너배 높은 카타르 마카우 브루나이 UAE 쿠웨이트 사람들에게 심각한 자격지심을 느끼고 있을 것 같긴 합니다.
sarnia 2023.07.23 10:40  
[@Vagabond] 그리고 참, 댓글 읽다가 생각이 난건데,
아마 비슷한 맥락일 거예요.

몇 년 전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한국여행 중 여기저기 써붙여놓은 이런 글귀를 본 적이 있어요.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게 무슨 개소린가 해석이 안 되더라고요.
아픈건 아이도 청년도 장년도 시니어도 종류만 다를 뿐 다 마찬가진데, 왜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건지, 저게 말이 되는 문장인지 알 수가 없었죠.

나중에 저 글귀가 책 제목이라고 하는 소리를 얼핏 들었는데,
그때 아, 저 책을 쓴 저자는 흙수저로서 젊었을 때 말못할 고생을 몸소 경험한 사람이겠구나.. 하는 짐작을 하기도 했었죠.
hikmr 2023.07.23 23:31  
갈사람은 가고 여행자는 여행하는게 맞죠 죄지은×이 가면 우리는 굿입니다 또 공산주의사상을 가진자는 월북을 편안하게 해줍시다
kairtech 2023.07.24 11:43  
당사자의 입장으로보면 그길만이 구원이고 살길이라 굳게믿고 넘어갔다면
뭐  복잡한거없을듯하네요 그에따른 모든상황을 오롯이 본인이감수하면되겠지요
판문점관광은 남쪽에서 한번보셨다니 님은 카나다인이니
북쪽에서 한번 보시고 그여행기한번 올려주심 어떨가요?
우리 한국인은 못가보는 현상황이니 님이 조금은 부럽네요
sarnia 2023.07.25 09:07  
[@kairtech] 마침 북을 다녀온 캐나다 교포 한 분이 제게 사진을 몇 장 보내왔네요.
공개 게시판에도 올린 사진이지만 제 사진이 아니므로 얼굴은 가립니다. 




이 사진을 보고 느낀 점이 있는데,
북쪽에서 관람하는 동선이 더 자유로워 보입니다.
저 분 사진 찍으신 곳이 판문각 같은데, 남쪽의 자유의 집에서는 사진을 찍는 게 허용되지 않습니다.
일렬로 이동만 가능할 뿐 입니다.
저 분처럼 혼자 사진을 찍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지요.
사진은 오직 정전위원회 건물 안과 밖에서 각각 5 분 씩만 그것도 북쪽을 향해서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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