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가장 사람들이 정직한 나라는 싱가폴 다음이 태국같습니다.
나라마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있다지만, 여행자 입장에서 마주치는 현지인들이 바가지 씌우거나 소소한 사기 거짓말로 이득을 취하려는 것을 당하면 사기꾼 뿐 아니라 그 사기꾼 나라 자체에 짜증이 나지요
말레이시아에 온지 3주가 넘었습니다. 1인당 소득 태국의 1.5배고 싱가폴 제외하면 가장 도시화 잘 되고 인프라 잘 깔린 나라죠. 태국에서 차 몰다 곳곳에 울퉁불퉁 패인 도로와 불규칙한 포장면에 차 서스펜션이 두세배 빨리 맛이 가는 경험 하다가 말레이시아 오니 한국처럼 99% 확실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국도는 믿고 달릴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한 도로포장과 태국보다 저렴한 차 관리가격에 감탄했었죠. 태국은 아직도 오토바이가 주류인데 말레이시아는 완벽하게 마이카시대로 접어들었더군요. 대도시 중심가는 거의 한국과 십년 남짓 차이밖에 안 나는 듯 하고요.
하지만 그런 외관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에서 크고 작은 사기 바가지를 숙소건 식당이건 도합 10번 정도 당하면서 점점 처음에 가졌던 호감이 사라집니다. 태국도 바가지가 없는 건 아니지만 백번 천번에 한번 당할까 말까 했는데 말레이는, 특히 피부 시꺼먼 말레이계 인도계와는 신용거래를 못 하게 됐어요. 후불제 식당에 들어가 이것저것 주문하면 두배 바가지 씌우고 예약한 숙소 들어가도 방 없다 딴소리 하며 두배가격 방 투숙 유도하고.. 심지어 편의점 얼음도 두봉지 3링깃 가격 뻔히 아는데 8링깃이라며 5링깃 푼돈 슈킹시도하는 인도계 젊은 알바까지.
하도 바가지 당해서 나라 자체를 꺼려하는 베트남보단 말레이 바가지가 덜 적극적이지만, 그리고 모든 인도 말레이계 사람들이 다 악질은 아니지만, 태국에서 익숙해진대로 웃고 신뢰하며 지내지 못하게 됐습니다.
원래 일정은 말레이 장기체류를 하려던 것이었는데 음식도 숙소도 태국보다 가성비 떨어지고 자잘한 재미거리도 태국보다 뒤떨어지고 이슬람이 주류인 나라니 사회분위기도 자유분방에 느긋함이 섞인 태국보다 경직된 거 같고.. 그냥 빨리 태국으로 돌아가야 할 듯 합니다.
왜 태국이 관광대국인지, 왜 태국만큼 자연면에서 매력요소가 많은 말레이가 관광 면에서 태국에게 한참 뒤떨어지는지 이유 중엔 국민성 차이도 확실히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