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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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았어요.

필리핀 11 716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았다. (나는 영화관에서 타인의 시선을 가리는 모자를 벗지 않거나, 앞의자를 발로 툭툭 차거나, 영화 상영중에 핸드폰 화면을 자주 열어서 다른 이의  영화 관람을 철저하게  방해하는 버릇없는 관객들 때문에 영화관을 잘 가지 않는다.)

<슬픔의 삼각형>은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다. 나는 오래 전부터 신춘문예 당선작들을 읽지 않는다. 그 이유는, 오래 전부터 신춘문예에는 신춘문예용 작품들만 뽑히기 때문이다.

<슬픔의 삼각형>을 보고나서, 나는 앞으로 영화제, 특히 유럽의 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는 보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신춘문예용 문학작품처럼, 영화에도 영화제 수상용 영화가 판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제 수상용 영화란, 이미 <기생충>이 그 전범을 보여줬듯이, 적당히 파격적인(또는 충격적인) 화면과 적당히 교훈적인, 그래서 영화를 보는 동안은 뭔가 깨달음을 얻은 듯 하지만 영화관을 나서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스토리를 장착한 영화다. 

<슬픔의 삼각형>은, <기생충>처럼 영화제 수상용 영화란 어떤 것인지의 모범을 보여준다. 영화의 만듦새도 그렇고, 감독의 화려한 수상 이력이 그것을 간접 증명한다. 나는, 아마도 <슬픔의 삼각형>의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는, <기생충>에 모종의 자극을 받아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아님 말고^^)

그렇다고 <슬픔의 삼각형>이 보잘 것 없는 영화라는 건 아니다. 미국식 자본주의에 물든 세태를 통렬하게 비판하면서, 유럽식 사회주의를 은근하게 찬양하는 심오한(?) 영화이다. <기생충>을 보고 뼈속 깊은 감동을 느낀 관객이라면, 이 영화 강추한다. 하지만, <기생충>에 대실망했던 관객이라면 보지 마시라. 150여분의 런닝타임 내내 강제로 구토를 유발당할 것이다.(참고로 나는 후자다^^)

덧붙이자면, 3부로 구성된 이 영화는, 2부만 있어도 충분히 완결성을 담보한다. 그런데 왜 굳이 1부와 3부를 잇대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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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Vagabond 2023.06.06 21:02  
허허..
신랄한 댓글러들이 도사리고 있는 곳에서는
때에따라선 위험할 수도 있는
퍼블릭하지 않은 신랄한 평이십니다..
필리핀 2023.06.07 13:32  
[@Vagabond] 저는 욕을 하도 먹어서 맷집이 생겼어요^^
Vagabond 2023.06.07 17:49  
[@필리핀] 어우.. 아닙니다..
너무 훌륭한 평이십니다
욕으로 말씀드릴것 같으면 사르냐님과 제가 선두권이죠 흐흐흐
sarnia 2023.06.07 01:44  
독자의 눈치를 보는 평론가는 평론가의 자격이 없지요.

그건 그렇고

팬데믹 난리통에 3 년 넘게 잊어먹고 있었는데, 난 아직도 왜 기생충이 큰 상들을 받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요.
필리핀 2023.06.07 13:34  
[@sarnia] 저도 기생충이 왜 상을 받았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대충 짐작이 가는 바는 있기는 하지만,
그것마저 까발기면 한국을 영영 떠나야 할지도...^^;;
이베로 2023.06.15 00:20  
[@필리핀] Miky Lee,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이해 안가거나 한국 떠날 정도의 이유가...? 아카데미건 칸이건 오래전부터 자본이 통제하는 세상에서 새삼스레... 즐기시면 됩니다.
담뽀뽀 2023.06.08 02:27  
요즘 세계 영화 추세가 빈부격차, 비정규직, 청년실업 이라고 그런 영화들이 국제 영화제에서 영화상을 많이 받는 현실이라서요. 태사랑 댓글도 예전에 비해서 온화해졌는데요. 전문가들이 많아서인지 여기서 구라치다가 걸린 경우들도 많이 보는데요.
필리핀 2023.06.08 15:39  
[@담뽀뽀] 예술이, 영화도 예술의 한 장르일진대,
유행을 좇는 거 같아서 씁쓸합니다...
물우에비친달 2023.06.11 19:02  
같은 이유로 저는 태국여행이 주제인 블로거의 글이나 유투버의 영상을 안봅니다. 하지만 태사랑 원로 필모님의 글은 챙겨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ㅎㅎ
필리핀 2023.06.15 15:52  
[@물우에비친달] 원로...이거 멕이는 거 맞죠ㅠㅠ
물우에비친달 2023.07.19 11:11  
[@필리핀] 아닙니다 좋은의미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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