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락 - 평화로운 해변과 먼지풀풀 황폐한 마을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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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락 - 평화로운 해변과 먼지풀풀 황폐한 마을 분위기

고구마 6 1263

푸켓의 빠똥해변에서 출발했을때 북으로 2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하는 카오락

다른 해변 휴양지에 비해서는 한국 여행자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곳은 아니지만 씨밀란 갈 때 출발하는 선착장인 탑라무가 바로 카오락 남단에 있고요, 제임스 본드섬으로 대표되는 팡아만이나 해변 캠핑으로 유명한 쑤린도 멀지 않습니다.

물론 카오락에도 좋은 리조트들이 많은데요 거대한 수영장으로 유명한 JW메리엇의 한국 여행자들의 후기에는 호평이 많더라고요.


예전에 왔을때 느낌점은... 이곳이 타운 내에서는 크게 즐길거리가 없는 곳이다보니 젊은 여행자들보다는 장기로 거주중인 중장년층 비율이 높았어요. 지금도 대체적으로 그러한 분위기인데 태국 정부 여행비용 지원 정책 때문인지 단기여행자로 보이는 관광객은 대부분 태국 사람들이더군요. 사실 이런 분위기는 다른 휴양지도 마찬가지이긴 합니다.

한국도 최근에 속초, 고성을 중심으로 서핑 유행하는 분위기이던데 이곳 카오락에서도 서핑보드가 예전보다 많이 눈에 띄네요. 특히 메모라이즈 비치에는 힙한 해변카페와 서핑강습소가 있어 보드를 들고 바다로 나가는 서퍼들이 많더라고요. 근데 파도는 발리는 고사하고 속초 앞바다 보다도 못한 물결 수준이어서 대개는 위에 걸터 앉아 있더라고요. 우기때나 되어야 좀 타겠던걸요...


카오락에 묵는 한국인여행자들에겐 메리엇과 더불어 르 메르디앙도 오래전 인지도가 조금 있었는데 그게 로빈슨 클럽으로 개명한지는 좀 되었습니다. 그대신 카오락에서는 거의 북쪽 구역에 해당하는 방싹 해변에 르 메르디앙이 새로 생겼고(이것도 원래 다른이름 달고 있던 리조트가 이름만 바꾼거지만 운영사가 바뀌는게 흔한일이라...), 이번에 와보니 남켐 마을이라고 카오락에서는 거의 최북단이라고 볼 수 있는 지역에 풀만도 오픈을 했네요. 근데 여기까지 올라오는 손님이 있을라나 몰라요.


해변가와 딱 맞닿아 위치한 리조트에 묵은 여행자들은 수영장에서 수영했다가 바로 해변으로 나와 몸굽기하다가 금방 객실로 이동할수도 있어서 아주 여유롭고 좋은 느낌이었어요.

호텔에서 마련한 썬베드에 누워 야자 마시며 수평선 마주하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휴양 그 자체죠. ^^

하여튼 저번에 우기때라 방문하지 못했던 방싹해변을 건기때 와서보니 바다에 돌무더기도 없고 모래빛도 고운 것이 해변만 놓고 보자면 꽤 괜찮았습니다. 


이곳에 마지막으로 왔을 때가 5년전 그러니까 2017년 9월이었나 비수기 시즌이였습니다. 그 때는 비가 매일같이 내리고 해서 해를 볼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해변 구경을 갔을 때 엄청난 폭우로 차에서 내리지도 못한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겨울 성수기이지만 그때랑 비교해서 분위기가 훨씬 더 침체되어있습니다. 

원래도 카오락 도로 주변이 좀 산뜻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와보니 버려진듯한 건물들이 마치 썩어들어가고 있는거처럼 보이고 일명 카오락 타운이라고 불리는 낭텅 해변의 번쩍번쩍하던 맥도날드 있는 건물도 가게들이 다 비워져 있네요. 건물이란게 연식이 좀 되어도 사람이 살면서 광 내고 쓸고 닦고 그러면 빛이 나는데 사람이 빠져나가고 우기 한번 맞고 나면 거의 폐가 같이 변해요.


어쩌다보니 이 적적한 카오락해변에서 네밤이나 자게되었는데요, 예전에 카오락에 왔을때는 해변을 막 옮기면서 지냈는데 이번엔 그냥 낭텅해변에서 계속 지냈어요. 이전에 묵을때 좋았던 기억이던 오리엔탈도 지금 와 보니 많이 낡고 더러워지고 그렇네요. ㅠㅠ


코로나와는 관계없지만 여기 카오락도 어디 한번 이동하려면 푸껫처럼 썽태우 택시로 2, 3백부터 시작해요. 그래서 대부분의 여행자는 자기가 둥지튼 숙소 근처만 맴돌거나 노년층 여행자들은 끼니때가 되면 숙소에서 하염없이 걸어나와서 가까운 식당에서 밥 먹고 다시 숙소로 걸어 들어가는게 일과입니다. 하긴 이 동네가 뭐 이동을 멀리 한다고해서 크게 다른 것은 없지만요. 젊은 사람들은 스쿠터 대여해서 많이 다니긴 하더군요. 

방니앙 시장도 날짜에 맞춰서 오픈을 하긴하는데 점포도 몇개 안열고 여행자도 그다지 나와 있지를 않아 썰렁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전에 왔던 비 죽죽 내리던 우기때가 더 사람이 많았지 뭐에요. 게다가 요즘 메인도로인 4번 국도를 공사하고 있어서 길가도 온통 난장판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기때 흐렸던 바다를 이번에는 찬란한 햇빛을 받아 파랗게 빛나는 바다를 원없이 바라볼 수 있는건 좋았습니다. 

근데 우리가 백인들처럼 한참 몸굽기를 할 것도 아니고해서 해변에서 시간 보내는건 백인들에 비하면 잠깐이였어요. 선블록을 발라도 피부가 타들어갈거 같아서 오래는 못있겠더라고요. -_-;;


아... 또 장점이 하나 있긴했는데 해변 가까이 바로 모래사장위의 식당에 앉아서 아찔한 석양을 보면서 저녁을 먹은게 참 인상깊네요. 태국남쪽의 서부 해안에서 보는 석양은 사람의 정서를 뭉클하게하는 격정적인 뭔가가 있어요. 

파노라믹한 해안이 온통 붉게 물들면 약간 이세계에 온거같기도한 뭐 그런거요. 쓸쓸한 바닷가와 대비되는 강렬한 색감이어서 더 그런거 같기도 하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아마도 카오락 해변은 이제는 방문할일이 없을거 같아요. -_-;; 근래 몇년간 다니면서 이만하면 볼거 다 본거같고... 또 제가 팔이 튼튼해서 서핑이나 해양투어를 가열차게 할 것 같으면 끌리는 매력이 분명히 있을텐데, 그게 아니라서... 저 개인적인 특성 때문일 뿐 다른 여행자들에게는 분명 매력있는 좋은 여행지일겁니다. 

지금도 울적한 느낌만 있는건 아니고 해변과 딱 닿아있는 리조트들은 손님들이 꽤 있어보이고 해변도 말끔하고 모래도 하얗게 고운데다가 물빛도 좋아서 휴양지 분위기 물씬 납니다. 


근래에 카오락 다녀오신 다른분들의 소회는 어떠셨을지 궁금하네요.




서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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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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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숙소의 수영장은 늘 비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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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시간의 해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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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2022.02.12 02:34  
평온한 해변이지만 썰렁해서 마음이 아프네요. 빨리 정상화가 돼야 될 텐데요.
고구마 2022.02.12 16:39  
[@명] 맞아요. 이 동네가 외국인여행자들이 쓰는 돈이 생활의 근간인 해변이였는데
코로나 이후로 엄청 망해나갔는지 곳곳에 렌트 현수막 달고 있더라고요. ㅠㅠ
Vagabond 2022.02.12 08:26  
저는 너무 좋은데요 ^^
이런 한적한 해변은 경험하기 힘들죠
아름다운 곳은 늘 사람들로 북적이기 마련이니까요
마치 해변 전체가 내것같은 기분일것 같아요
고구마 2022.02.12 16:39  
[@Vagabond] 여기는 원래도 한적해서 좀 북적여야 제맛이에요. ^^
황량해서 맘이 좀 그랬어요. ㅠㅠ
알뜰공주 2022.02.19 11:15  
정말 너무 한적한 해변을 보려니 마음이 짠해집니다.
고구마 2022.02.26 16:05  
[@알뜰공주] 해변은 그래도 한적한 자연의 미라도 좀 느껴볼수 있는데....
도로쪽은 건물들이 다 망해가지고 그냥 ...여기서 돈 벌어먹고 살던 사람들 다 어디갔나 모르겠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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