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마지막 스탬프 언제로 찍혀있으신가요?
여러분들의 여권에 찍혀있는 마지막 날짜는 언제일까요.
저는 2019년 9월이 마지막으로 찍혀있습니다. 나라는 태국이고요. ^^
정확히는 2019.09.29.인데 그러고보니 연월일에 넘버 9이 다 들어있구만요. 태국에서는 9가 행운의 숫자이기도 한데 말이에요... ^^
이곳은 태국여행동호회인 태사랑이니까 회원분들중에서는 아마도 여권의 마지막 출국 포트가 저처럼 수완나품 공항인 분들이 많으실 것 같긴 합니다.
출입국 절차상 유럽을 가는것이 태국보다 쉽다는 이야기도 한때 있었고, 트래블버블로 하늘길을 들고나는 과정이 다소 가뿐했던 다른 여행지도 있긴 했지만 아마 대부분의 회원 분들은 마지막 스탬프가 찍힌지 2년이 넘으셨을 것 같아요.
그러다 작년 11월 테스트 앤 고 정책으로 태국의 문이 유연하게 열리면서 이제는 갈수 있겠다라는 희망이 보였어요. 그리고 진짜 초등생때 소풍 기다리는 어린이 심정으로 여행 준비를 일찌감치 해나가기 시작했죠.
코로나 이전의 태국출입국과는 하늘과 땅 수준으로 달라진 사전 서류작업도 기꺼운 마음으로 착착~ 가져갈 짐들을 대충 가늠하고 여행에 필요한 물품을 새로 장만하는것도 꽤나 설레고 장농에 묵혀두었던 배낭과 트렁크를 꺼내서 닦고 정리하는것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인생의 활력 같았습니다.
그런데 아, 이게 뭘까요~ 오미크론의 등장이 모든걸 바꿔놓았어요. 훈풍이 불다 빙하기로 돌아간듯 싸늘해졌습니다. 그 후 지난하고 혼란스러웠던 과정은 더 말해 뭐하겠어요. ㅠㅠ 태국에서 pcr 1회 더 추가되고, 우리나라 입국시 10일 자가격리가 생기고 태사랑에서도 그 당시 급귀국하시는 분들의 당황스러운 후기도 올라왔어요.
이미 받아놓은 모든 승인관련서류들이 책상에 놓여진상태로 시간은 흘러 출국 날짜는 가까워져 오는데 상황은 나아지지가 않고 오히려 우리나라 입국을 목전에 두고 확진이 된 여행자들 소식이 들려옵니다.
모든 준비가 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출발일이 다가올수록 ‘그냥 다 취소해버릴까...’하는 내적갈등도 꽤 겪었는데요.(그로인한 작은 금전적 손해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닐만큼요)
이런 다사나난한 과정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가는 이유는... 다시는 오지 않을 이 특이한 시기, 그러니까 코로나 이전에 태국 출입국 연간 천만명을 기록하며 원탑을 찍던 중국인 여행자들이 사라진 이 지금 태국의 나날에 잠시 섞여보고 싶은 그런맘도 있어요.
2020년대의 인프라에 태국내 외국인 여행자수는 1990년대 또는 그 이전 정도로 급감한 상황... 약간 평행세계 같은 뭐 그런거? 언젠가는 이 모든 것이 종식되고나면 ‘그땐 그랬었지...’ 하면서 옛말 할때가 결국엔 올텐데 라고 맘이 편안해지면서요.
3차접종완료와 여행자보험, 그리고 가방 가득 담아온 KF94마스크로 어느 정도는 방어막을 치고 렌트카로 이동하면서 조심조심하면서 다녀야겠네요.
하여튼 모두들 건강하세요.
정말이지 건강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살고 있구만요..
지금은 인적드문 공항이지만, 언젠가는 다시금 설레는 여행자들이 가득한 날이 오겠죠?
창밖의 뿌연 공기의 방콕도심. 방콕공기엔 스모그가 없으면 오히려 이상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