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사랑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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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사랑스럽네요.

이런이름 5 873



유튜브에서 트롯트를 부르는 젊은 외국 여성을 보았습니다. 신기해서 더 찾아봤는데 마리아라는 이름의 미국인 가수였습니다. 미스트롯2에도 참가했던 이 가수는 노래 가사뿐만 아니라 길게 말할 때도 거의 정확한 발음으로 한국어를 구사하더군요. 


미국서 독학으로 2년, 한국서 살면서 3년 동안 익힌 한국어라는데 발음도 표현법도 무척 좋은 거 같습니다. 5년만에 그 정도라면 많이 노력했을 듯 합니다. 정말로 많이 노력했겠지요. 


그런데 이 가수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받은 부분은 가창력이나 한국어 발음은 아니였습니다.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들도 많고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게다가 제가 트롯트를 잘 몰라서 외국인이라는 특이함을 빼고 가수로서만 평가한다면 어느 정도로 잘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노력해 온 흔적들이 여러 곳에서 보여 무척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가지 예를 들자면 마리아는 자신의 출신주를 [코네티컷] 이라고 말합니다. 한국어를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치밀하게 공부했는지 드러나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터뷰하는 걸 보았는데 같은 자리에서도 영어로 말할 때는 [커네리켓] 이라고 하다가도 한국어로 말할 때는 꼬박꼬박 [코네티컷] 이라고 말하는 걸 보면서 어린 나이지만 배려심도 있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얕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게 별 거 아닌 거 같아 보이겠지만 관찰하고 생각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결과입니다. 외국물 좀 먹었다며 혓바닥을 굴려 말하려는 다른 연예인들이나 방송 출연자들과 비교하면 사랑스럽기까지 하더군요. 


한때 한국의 성악가들 중에는 우리나라 가곡을 이상하게 발음하며 부르면서 성악의 발성법과 한국어 발음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던 무리들이 있었습니다. (OO음대 출신들이 특히 심했었지요.) 그러다가 생판 외국인인 플라시도 도밍고가 매우 또렷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면서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헛소리임이 드러났지요.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도밍고의 내한 공연이 한국 성악계에 끼친 가장 긍정적인 영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로는 겉멋에 쪄들어 발음을 일그러트려 노래하는 성악풍조가 크게 줄어들었으니까요. 

(요즘엔 오히려 대중가수들 중에서 이상하게 발음하는 자들이 종종 보이더군요.)


어줍지않게 혓바닥을 굴리는 사람들을 두고 뭐라고 하고 싶어서 글을 쓴 건 아닙니다. 그저 노력하는 사람을 칭찬하고 싶을 뿐입니다. 


마리아가 미스트롯2에서 부른 '목포행 완행열차'입니다. 

https://youtu.be/5BburmOiu4M

(영상길이 3분29초)


ㅁ 


노래를 올린 김에 색다르게 느꼈던 노래 영상 2개를 같이 올려 봅니다. 


김광석의 '거리에서'를 Elsa Kopf이 불어로 번역한 곡인데 이걸 aninope이 커버한 영상입니다. 좋아하는 곡을 이렇게 들으니까 좀 묘한 느낌도 있지만 새로움도 있네요. 

https://youtu.be/TEpZchph7io

(영상길이 3분 34초) 


조덕배의 노래는 독특한 음색 때문에 누가 불러도 커버가 힘들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더군요. 화사라는 가수가 부른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인데 즐겨듣기를 해둘만큼 괜찮았습니다. 이 가수가 부른 재즈곡이 있는지 궁금해지더군요.

https://youtu.be/hlQtVTi7PbA

(영상길이 : 4분 07초) 





5 Comments
이런이름 01.10 12:49  
하... 뭐죠? 지난 번에도 본문의 링크는 연결이 안되더니 이번에도 또 그러네요.

마리아 - 목포행 완행열차
https://youtu.be/5BburmOiu4M

aninope - 거리에서
https://youtu.be/TEpZchph7io

화사 -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
https://youtu.be/hlQtVTi7PbA
Satprem 01.11 19:44  
제가 성악 전공은 아니었지만 가까운 사이의 성악 전공자들이 많았는데요.
약 2~30년 전까지도 한국 음악계에서 한국어 딕션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많지 않은 편이었죠.
이후는 제가 관심을 갖지 않아 모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로 저는 필요성을 생각 했었는데요.
성악가들도 한국어 발음 보다는 이탈리아어나 독일어 등의 발음이 중요했고, 그보다 발성법이나 음악적인 면의 공부에 더욱 치중했었죠.
아울러 외국어 발성법이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을 바탕으로 공부하기도 쉬웠고....
작곡가들 역시 마찬가지로 한국어 발음에 적합한 멜로디 보다 아름다움이 우선의 한국 가곡을 많이 선보였었고....
더욱이 한국 가곡을 정확한 발음으로 노래해 실력을 인정받을 기회도 거의 없었을테고....
이러한 여러 이유와 환경 등도 더해져 발성법과 한국어 발음의 특성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가 일반적이었는데요.
실제로 외국어에 맞는 발성법을 공부하고 익숙한 성악가에게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을 것입니다.

한편 플라시도 도밍고는 장르가 다른 어떤 레퍼터리라도 거의 같은 스타일로 훌륭하게 소화해낼 수 있는 성악가였죠.
따라서 한국 가곡 역시 정확하게 기록된 발음기호에 따라 무난하게 소화했었으리라 예상되네요.
한국 가곡을 노래하는 성악가들의 발음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정확한 발음으로 노래하는 한국 가곡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면, 그에 대한 연구와 노력도 증가하리라 생각됩니다.
이런이름 01.12 14:57  
[@Satprem] 지도교수에게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일부러 발음 일그러트리기 연습을 했다는 음대생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satprem님 글을 읽고 보니 그 이야기가 발성과 발음에 관해 (악의적으로) 과장한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열린음악회라는 TV방송을 통해 한국 성악가들의 한국어 노래를 듣는 게 고작인데 (발음이 좋은 사람들만 출연시키는 건지 몰라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성악가나 팝페라 가수들은 정확하게 발음을 하더군요. 그래서 성악가들의 발음 문제는 이미 정화된 걸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지적과 비판을 받던 성악가들도 세월이 흘러 은퇴했고 그런 분위기를 지켜 본 다음 세대의 성악가들이 자정한 결과일 거라고 혼자 추측해 보았습니다. 15년을 한 세대라고 하면 얼추 두 세대나 지났잖아요.
Satprem 01.14 12:28  
[@이런이름] 답글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스스로는 어느정도 된다고 여겼는데 지도 교수에게는 흡족하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았습니다.
아마 교수가 지도하는 발성을 스스로는 소화한다고 여기지만, 교수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자 원인을 발음으로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겠고요.
그 교수가 추구하는 발성이 한국어 발음을 정확하게 할 경우에 미세한 차이가 있는데, 학생은 그 차이를 단지 발음으로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겠네요.
저도 성악 전공 친구에게 ㅓ와 ㅗ의 중간 발음일 때 소리가 좋다고 평가(?)를 했던 경험도 있으니까요.
.
성악에서 발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겠지만, 예술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고 개인마다 아름다움의 기준도 모두 다르겠죠.
그런데 음악에서 가장 기본적인 음정과 박자가 흔들리면서 발음만 정확한 것 보다는 발음이 조금 부정확해도 음악의 기본에 충실하며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노래가 저에게는 훨씬 듣기 좋더군요.
이런이름 01.19 16:43  
[@Satprem] 사실 저는 음치예요. 어려서 학예회 때는 탬버린 박자를 못맞춰 다른 학생들의 노력까지 헛되게 만들었고 조금 커서 합창단 때는 테너 파트였는데 계속 소프라노를 따라해서 민폐를 끼친 적도 있었지요. 지금도 전국노래자랑을 보다가 '땡~' 소리가 나면 "어? 저 사람 재밌는데 왜 땡이지?" 하고 진심으로 궁금해 하는 수준입니다. 그러다보니 노래를 들을 때도 음악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해져서 다른 부분들에도 신경을 쓰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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