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김득구를 아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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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지오 !
Las Vegas 국제공항이름이 바뀌었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현재 이 공항의 공식이름은 Harry Reid International Airport(해리 리드 국제공항)다. 내가 알고 있던 이 공항 옛이름은 매캐런(McCarran)이었는데 새 이름으로 바뀐 것이다.
Harry Reid 는 며칠 전 (12 월 28 일) 작고한 네바다 주 민주당 상원의원 이름이다. 널리 알려진 이름은 아니지만, 국제공항에 사람이름 달기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에게 거부감이 덜한 인물이었다. 그렇다면 매캐런이라는 인물의 이름을 라스베이거스 국제공항에 붙이는데는 거부감이 있었을까?
거부감이 있다못해 오래 전부터 이름을 교체하라는 요구가 폭증하고 있었다. 1954 년에 죽은 민주당 상원의원 패트릭 A 매캐런은 반유대주의와 반흑인정서를 가지고 있는 인종주의자였다는 평가 때문이다. 1952 년 매캐런이 지지한 연방이민법에는 사회주의에 대한 사상검열과 인종제한에 관한 독소조항들이 들어있었다.
네바다 주 의회는 이런 작자의 이름이 그 주를 대표하는 국제공항이름으로 사용되는 것에 반대하고, 위싱턴DC National Statuary Hall 에서 그의 동상을 끌어내리는 문제도 함께 논의해 왔다.
마침내 지난 해 (2021 년) 2 월, LAS 를 관할하는 Clark County Committee 가 만장일치로 라스베이거스 국제공항 이름에서 인종주의 잔재를 몰아내기로 결의하고 연방항공청(FAA)이 카운티의 결의를 받아들임으로써 새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 아직 웹사이트는 https://www.mccarran.com/ 로 되어 있지만, 사이트를 열면 새 타이틀 (해리 리드) 로 공항을 소개하고 있다.
나에게 이 공항 이름을 사람이름으로 추천하라고 하면,,,,,, Sin City 의 순교자 Benjamin Siegel 이라든가 Sin City 문명의 창시자 Steve Wynn 같은 이름이 어떨까 했는데.
깡패라서 안되고 유대인이라 안 된다면 할 수 없고.
어쨌든
LAS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게이머들과 승부사들은 이제 비행기가 착륙할 때 ‘우리 비행기는 곧 팻 매캐런 국제공항에 도착하겠습니다’ 라는 안내방송 대신 ‘우리 비행기는 곧 해리 리드 국제공항에 도착하겠습니다’ 라는 안내방송을 듣게 된다. 엉뚱한 도시에 잘못 내리는 거 아니니까 당황하지 말기를…
호텔 뉴욕뉴욕 !
머라쥐 !
패리스 !
Wynn & Encore ! 왼쪽은 팔라조
시저스 팰리스 ...
복싱팬이 아니더라도 나이가 좀 있는 미국동포들이라면 이 호텔에서 벌어졌던 비극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1982 년 11 월, 한국에서 온 김득구 선수가 이 호텔 특설링에서 14 라운드 경기 중 강타를 맞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두었다.
이 사건으로 김득구 선수의 모친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당시 심판이었던 Richard Green 또한 자살했다. 상대선수였던 Ray Mancici는 한국에 가서 김득구 장례식에 참석했으나 김득구 모친 자살 이후 그 역시 자살을 시도하는 등 내내 우울증에 시달렸고 끝내 선수생활을 접었다.
김득구 선수에게는 약혼녀에게서 태어난 유복자 (1983 년 생)가 있었는데 지금은 잘 자라나 치과의사로 일하고 있다.
Ray Mancini 는 2011 년 캘리포니아 주 산타모니카에서 김득구의 아들 김지완과 극적인 상봉을 하기도 했다.
올해는 김득구 선수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세상을 떠난 지 40 주기가 되는 해다.
2011 년 어느 한국매체에서 가져 온 사진과 기사
애리조나로 가는 길에 잠시 쉬어 간 맥카페 주차장
여행을 하다보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는데, 뜻밖에도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를 우연하게 만날 때가 그 때다.
지금까지 그런 경우가 딱 두 번 있었다. (미리 알고 간 게 아니라 우연히 발견한 경우)
언젠가 말한 것 같은데, 한 번은 치앙마이 와로롯 시장 금은방 앞 거리를 지날 때 ‘아, 여기 그 영화에 나온 곳인데’ 하고 번쩍 떠 오르는 장면이 있었다. 덴젤 워싱턴 주연의 영화 어메리칸 갱스터에서 프랭크 루카스(덴젤 워싱턴 분)가 방콕에 도착하는 장면이 그 곳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모하비 사막 레드락 캐년을 지나면서 잠시 쉬어갔던 여기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아주 오래 전 ‘올인’ 이라는 한국 드라마가 있었다. 미국으로 밀항한 이병헌과 허준호가 냉동트럭을 타고 와 한국인 밀입국 브로커를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그들의 접선장소가 바로 여기다. 내 기억력이 아무리 좋아도 사진이 아니었다면 이런 발견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진이든 비디오든 영상기록을 남기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The business of life is the acquisition of memories. In the end that’s all there is” (Mr. C. Car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