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푹 빠졌던 어느 넷플릭스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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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푹 빠졌던 어느 넷플릭스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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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튼 애비를 아시나요? 넷플릭스와 프라임에 동시에 올라와 있는 영국 드라마입니다.  잔잔하지만 재미있는 드라마예요. 20 세기 초반 영국 귀족가문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다루고 있는데, 일상이 아닌 특별한 일들도 많이 벌어집니다. 귀족가족들 뿐 아니라 하인들의 생활상 역시 디테일하면서도 비중있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다운튼 애비의 ‘다운튼’은 영국 요크셔 카운티에 있는 영지 이름 입니다. ‘애비’는 abbey -대저택- 이라는 뜻 입니다. ‘너는 에미애비도 없냐’ 할 때 그 애비와 다른 애비이니 혼동하면 안 됩니다. 


이야기는 1912 년 4 월 15 일 아침 부터 시작합니다. 이 날은 조선(북한)사람들과 영국사람들에게 동시에 특별한 날인데, 조선사람들에게는 김일성이 태어난 날이라 특별하고 영국사람들에게는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날이라 특별합니다. 


영화는 한 가문 가족들과 하인들의 이야기지만, 타이타닉 침몰에서부터 1 차 세계대전 – 팬데믹 – 볼셰비키혁명 - 대공황으로 가는 길목에 이르기까지 20 세기 초 역사적 사건들을 배경으로 깔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팬데믹은 코비드-19 팬데믹이 아니라 미국에서 시작된 것이 분명한 스패니시독감 팬데믹입니다. 


이 드라마가 왜 하인들의 생활상을 디테일하면서도 비중있게 그리고 있는지는 드라마를 보다보면 그 이유를 저절로 알게 됩니다. 20 세기 초는 영국이 제국의 지위를 미국에게 물려주기 시작하는 ‘제국교체’ 전환기인데, 이때까지 영국에서 여자는 신분과 관련된 재산(영지 등)을 상속받을 수 없고 의사나 변호사는 기술을 제공하는 중인계급취급을 받았다는 것도 이 드라마가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줄거리에 대한 언급은 이만하겠습니다. 아직 드라마를 안 보신 분들에게는 자칫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까요.  생각보다 재미있는 드라마니까 심심하실 때 보세요. 이 드라마를 보실 때 아메리카노 보다는 잉글리시티를 마시는 게 어울립니다.  


배우들은 한 명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제가 모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배우는 안주인 코라 역으로 나오는 엘리자베스 맥거번 뿐 이었습니다. Once Upon a Time in America 에서 데브라 역으로 나왔었죠. 


데브라 역을 할 때보다는 훨씬 늙었지만, 침실에 앉은 채 아침상을 받는 코라 부인의 모습을 보는 순간 그가 누구인지 첫 눈에 알아보았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미국식 영어를 쓰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다운튼 애비의 주인인  그랜섬 백작과 정략결혼한 미국 유대계 자본가 딸 출신 으로 나옵니다. 


여담이지만, 미국부자들을 상놈취급하는 영국귀족출신 코라의 시어머니와 영국의 귀족문화를 똥친 작대기 취급하는 코라의 미국 친정어머니, 이 할마씨들의 자존심 싸움 또한 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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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에 있는 대저택 Casa Loma에 가보니 가장 먼저 이 드라마가 생각나더군요. 실내장식이나 생활용품들이 다운튼 애비에서 본 그것들과 아주 비슷해서 마치 다운튼 애비 드라마 촬영지투어를 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두 저택이 운영되었던 시기도 서로 비슷합니다. 토론토 카사로마에서는 1913 년부터 1926 년 사이에 이 저택을 지은 주인이 살았습니다. 두 가문의 legends of the fall (몰락의 전설)도 비슷합니다.   


몰락의 전설? 아하,, 그러고 보니 앤서니 홉킨스가 주연한 영화 ‘몰락의 전설(Legends of the Fall)’에 나오는 가문 이야기의 시작도 1913 년 이군요. 다운튼 애비, 그리고 카사로마와 나라만 다를 뿐 시대가 일치합니다. 


이 영화는 ‘가을의 전설’이라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The fall’(어떤 가문의 몰락)을 가을로 잘못 번역했다는 구설수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고..  이 영화의 배경은 몬태나 주 이지만 실제 촬영장소는 알버타 주 캔모어였다고 합니다. 어쩐지 낯이 익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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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ends of the Fall 촬영지 알버타 주 캔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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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토론토에 왔다면 로열온타리오박물관(ROM)과 카사로마, 이 두 곳 만큼은 꼭 가 보세요. 


ROM은 예전에 몇 번 가 본 적이 있는데 카사로마는 이번이 첫 번 째 방문입니다. 입장료는 30 불인데, 온라인으로 사는 것 (30 불 + 텍스) 보다는 매표구에서 직접 사는 게 (30 불) 저렴합니다. 


Toronto City Pass 를 구입해서 몇 군데를 묶어서 가는 방법도 있는데, 박물관-카사로마-CN타워 이 세 군데만 가도 City Pass 본전은 뽑습니다. 


다운튼 애비는 원래 종교시설로 지어진 건물이라 abbey 로 부르는 것이고, 카사로마는 처음부터 종교시설이 아닌 주거시설로 건축한 건물이기 때문에 abbey 라는 명칭을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Welcome to Casa L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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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채에서 마굿간으로 이어지는 250 미터의 지하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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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태국짱조하 2021.12.12 11:49  
sarnia님이 추천하시는 드라마라니 저도 매우 관심이 생깁니다. 우선 sarnia님이 ‘믿고 보는’ 분이시니 말입니다. 정치 시사 여행 영화 드라마 부분까지도 섭렵하시니 부러운 대상이십니다. 그나저나 오미크론은 요즘 쑥 들어가고 별로 이슈화하지 않는데 별것 아니라서 그런게지요? 화려한 사진과 글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sarnia 2021.12.13 06:02  
이 드라마가 매력적인 이유를 나름 찾아봤는데,
주연이건 조연이건 각자의 스토리들을 성의있고 깊게 다루고 있다는 점 같아요.
권선징악이라든가 하는 무리한 가치판단도 들어가 있지 않고, 모든 사람의 삶의 궤적에 나름의 엎앤다운이 있다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존중하죠.
긴 드라마입니다. 전 드라마를 거의 안 보는데, 수 십 편이 넘는 이 드라마를 지금까지 시즌 2 에피소드 10 까지 보고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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