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쇼 백신 접종기^^
어떤 백신이 좋고 어떤 백신은 나쁘다, 후유증이 두려워서 백신 맞지 않겠다, 이런 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과연 그럴까?
우리 속담에 “매는 먼저 맞는 게 좋다.”는 말이 있다. 게다가 백신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빨리 맞는 백신이 가장 좋은 백신”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원칙대로 하면 7월은 되어야 접종 차례가 돌아오지만 노쇼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도전해보기로 했다.
⬝5월 27일 오후
: 예약이 가능하다는 앱을 깔고 검색을 했더니 두 병원에 잔여 백신이 있다는 표시가 뜬다. 그러나 사무실에서 약간 멀어서 포기. 그 뒤로는 잔여 백신이 계속 0으로 뜬다. 멀어도 맞을 걸 그랬나? 잠시 후회...ㅠㅠ
⬝5월 28일
: 일하면서 틈틈이 앱을 검색해보았으나 잔여 백신이 계속 0으로 뜬다. 결국 불발.
⬝5월 29일~30일
: 앱보다는 병원에 직접 전화해서 예약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는 정보를 입수! 실시간으로 앱을 관리할 여력이 없는 병원이 많기 때문이라고 함. 월욜에 전화 예약을 시도해보기로 하고 주말 동안 후유증에 대비한 몸만들기에 돌입...이라고 적고 “빈둥거리기”라고 읽는다^^;;
⬝5월 31일 오전 11시
: 사무실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병원에 전화했더니 “오늘은 노쇼가 없고 내일부터 예약이 많으니 노쇼가 있을 거 같다.”면서 내일 오후 3시쯤 전화하라고 함. 다시 내일까지 몸만들기...라고 적고 “게으름피우기”라고 읽는다^^;;
⬝6월 1일 오전 9시 30분
: 다른 병원에서는 더 빨리 맞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어제 전화했던 병원의 옆 병원에 전화했더니 이름, 주민번호, 전화번호를 대라고 하더니 연락을 주겠다고 한다.
⬝6월 1일 오전 11시
: 아까 전화했던 병원에서 “지금 바로 오라.”는 연락이 왔다. 하던 일을 급히 마무리 하고 만약을 대비해서 타이레놀을 몇 알 챙긴 다음 병원으로 출동!
⬝6월 1일 오전 11시 30분
: 병원에는 대여섯 명의 아주머니들이 백신을 맞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백신 맞고 나서 이상반응을 체크해야 하니 20~30분은 병원에 머물다 가야 한다고 남자의사가 설명했다.
⬝6월 1일 낮 12시
: 아주머니들이 먼저 맞고 나오시고 뒤이어 나와 다른 아재 한분(이 분도 노쇼 당첨자)이 주사실로 들어갔다. 남자의사의 설명을 듣고 문진표를 작성한 다음, 차례로 백신 주사를 맞았다. 주사 맞는 순간 아무런 느낌도 없었고 금방 끝났다.
⬝6월 1일 낮 12시 30분
: 먼저 맞으신 아주머니들은 아무도 이상반응이 없어서 무사 귀가하셨고 잠시 후 나와 백신동지 아재도 조용히 병원을 나왔다.
⬝6월 1일 오후 1시 30분
: 사무실로 돌아와 일을 조금 더 하다 점심으로 순대국밥을 먹고 백신 후유증에 대비해 조기 퇴근.
⬝6월 1일 오후 4시
: 집에서 디저트로 방울토마토를 몇 알 먹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갑자기 무지 졸리기 시작함.
⬝6월 1일 오후 5시
: 한 시간 정도 푹 자고 났더니 정신이 말똥말똥해지고 배가 고파짐. 탕슉이 땡겨서 배달 시켜먹고 “내일까지는 절대 무리하지 말라.”는 의사의 말을 상기하며 다시 휴식 모드로 돌입...이라고 적고 “다시 빈둥거리기”라고 읽는다^^;;
⬝6월 1일 오후 7시 30분~9시
: 격주로 하는 줌 강의 시청. 여전히 아무런 이상반응 없음.
⬝6월 1일 오후 10시 30분
: 뭔가 아쉽고 찜찜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틀째에 심한 몸살기운이 찾아온다는 어떤 분의 후기를 보고 약간의 기대(?)를 품은 채 취침.
⬝6월 2일 오전 5시 30분
: 간밤에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잠.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며 핸폰으로 민정시찰. 자는 동안 세상에 별일은 많았어도 큰일은 없었음을 확인함.
⬝6월 2일 오전 6시~8시
: 이틀에 한번 하는 간단 요가 시전 후 샤워를 마치고 콩나물북어국으로 아침식사를 함.
⬝6월 2일 오전 8시~10시
: 이틀째의 후유증에 대비해서 오늘은 재택근무하기로 하고 노트북 앞에서 몇 가지 일을 처리함.
⬝백신 접종 후 24시간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이상반응, 후유증, 특이사항 없음. 그러므로 백신 접종 닥치고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