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친구가 죽는다면...
페이스북 온라인상에서 알고지내던 인도네시아 어떤 분이 코로나로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인니 출장 가면서 그 분야 전문가로서 소개받았던 분이고, 한번도 직접 만나본 적은 없답니다.
40대초반이던 그분은 저한테서 아무런 보상도 기대 않고, 정말 이래저래 많이 도와주셨답니다.
장난기 많고 농담도 잘하던 사람이,
어느날 아프다고 병원에 입원하더니,
병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TV 보는 일뿐이라며
온갖 연예계 소식이며 TV 쇼며 요리 프로그램을 섭렵한다면서
우스꽝스런 멘트들을 잔뜩 페이스북에 남겼답니다.
그러고는 그 포스팅 후, 그 다음날쯤, 페이스북에 아무런 작별의 인사도 남기지 않고(못하고)
세상을 떴나봅니다.
다른 친구들 포스팅에서 그 사실을 확인하고
너무 충격을 받았네요.
페이스북에 작별의 말을 남기지 못할 만큼 긴박했던 것이겠지요.
장례식 후, 인니 사람들이 그분에 대한 온라인 추모식을 열었습니다.
250명쯤 모인 그 추모식은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도의 분위기로 진지했지만
그분의 평소 모습대로 어느 정도는 유머를 섞어가면서
그분의 생전 모습과 페이스 북 포스팅들을 회고하는 내용으로 채워졌습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이 사랑받는 사람이었더군요.
그 추모식 이후 저는 고민했습니다.
이제 그분과의 페이스북 친구 관계를 끊을 것이냐 유지할 것이냐, 그런 문제지요.
이 세상에 없는 그 사람이 온갖 장난기 어린 농담들과 사진들로 채워놓은 사이버 공간을
계속 목격한다는 게
아주 많이 어색하고 힘들고 비현실적이더라구요.
저는 죽기 전에 제 페이스북 계정을 정리할 시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