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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만한 책 한권 추천합니다^^

필리핀 8 568

요즘 책 한 권에 푹 빠져서 지냅니다. 칠십 평생을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살아온 최창남 선생님의 자전적 명상록 그래서 하는 말이에요때문입니다.

최창남 선생님은 목사이자 노동운동가이자 작곡자이자 저술가이기도 합니다. 청년시절에 목격한 YH, 동일방직, 원풍모방, 콘트롤데이타 노동조합 사건은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후 가난한 이웃과 함께 하기 위해 재건대, 서울역 앞 양동, 산동네, 목회현장, 노동현장, 지역운동, 예술운동 등에 투신했습니다. 한동안 목회자로 살다가 한계를 느끼고 1984년부터는 노동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위장취업자가 된 것입니다.

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해왔지만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다고 스스로를 낮추는 최창남 선생님은 노동의 새벽」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 「살아온 이야기등의 노동가요와, 민청련 주제가였던 모두들 여기 모여있구나」 「화살등 여러 곡의 민중가요를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저서로 초등학교 6학년 읽기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동화 개똥이 이야기그것이 그것에게』 『울릉도 1974』 『백두대간 하늘길에 서다』 『숲에서 만나다등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이에요는 세상의 밑바닥을 온몸으로 헤쳐온 저자가 인생의 지혜를 잠언처럼 기록해놓은 책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하고 스트레스만 쌓여가는 요즘 같은 시기에 몸과 마음을 깔끔하게 힐링 시켜주는 책입니다.

닥치고 강추!!!

 

젊었을 때는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이들을

좋아하고 신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이들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이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사랑하지 않습니다.

자신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자신도 구원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다른 이들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자신을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다른 이들을 존중할 수 있겠습니까.

신념만으로는

풀 한 포기도 자라게 할 수 없습니다.

뜻만으로는

풀 한 가닥도 흔들리게 할 수 없습니다.

바람 지나야

풀 흔들리는 것이고

사랑 품어야

풀 자라게 하는 것입니다.

풀 한 가닥 존중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이가

어찌 다른 생명들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어찌 사람을 사랑하고 지킬 수 있겠습니까.

바람 머물던 풀숲이 그립습니다.

불과 며칠 전인데

아득한 옛 일만 같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이에요70

 

옳고 그름이

가장 중요했던 날들이 있었지요.

옳고 그름의 눈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판단했던 날들도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 그 자체를 바라보고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다만 그 모습을 받아들일 정도의

상황이나 역량이 준비 되어 있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을 뿐이지

사람 자체를 밀어내지는 않습니다.

삶은

깊고 깊은 숲의 너머 같고

달의 이면 같고

우주의 저 편 같습니다.

알 수 있는 것들 보다는

알 수 없는 것들이 훨씬 많습니다.

삶의 경험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사람도 이와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깊고 깊은 강과 같고

생명 그 자체인 물 한 방울의 내면 같고

사이와 사이 같아

알 수 없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받아들일 것인지 아닌지를 정하는 것뿐입니다.

제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그 자체입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이에요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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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비육지탄 2021.05.29 13:38  
가끔씩 좋은 영화, 좋은 책을 소개 해주시는데 너무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독서하는 삶을 살고 싶은데도 잘 안되긴 합니다만 ^^;;
필리핀 2021.05.29 14:40  
제 글을 읽어주고
감사하다고까지 하시니
제가 더 고맙습니다^^

저도 독서 마니 몬해요...
"척"하는 것 뿐이죠^^;;
비육지탄 2021.05.29 15:03  
시간날때 틈틈이 독서좀 해보겠다고
회사에 플라톤을 가져다 놓은지 석달이 넘었슴다 ㅋㅋ
고작 파이돈 한 권을 못읽고 있어요
그래도 지난번에 보내주신 책은 이틀만에 읽고 제 아내도 그담날 읽었슴다 ^^;;
필리핀 2021.05.30 09:18  
^-----^
제물포정 2021.05.29 18:01  
좋은 추천 감사합니다
저도 이 핑계 저 핑계에 많은 책을 읽지는 못하지만
어떨 땐 시간을 낭비 한 듯 한 책이나 영화도 있더라구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한 데.....
이런 귀한 추천을 받으면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필리핀님의 추천이라면 감히 오페라도 볼 의향 있습니다 ㅎㅎㅎ
필리핀 2021.05.30 09:21  
오! 좋은 독서 되시기 바랍니다^^

저는 수십 년 전에 오페라 한번 보러 갔는데...
중간중간에 대사가 나오는 뮤지컬은 그나마 보겠던데
오로지 노래로만 일관하는 오페라는 정말 힘들더군요ㅠㅠ
그래서 그담부터는 오페라는 절대 보러 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추천할 일도 없지 싶어요^^;;
니콤완 2021.05.31 10:23  
책 추천하는 글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덕분에 좋은 책 하나 건져갑니다. 고맙습니다.
필리핀 2021.05.31 11:04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독서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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