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맞았는데 아무렇지도 않아요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백신맞았는데 아무렇지도 않아요

sarnia 8 1958

 

=============

 

퇴근길에 가까운 약국에 들러 1 차 접종을 했다.

차례대로라면 나는 지난 달 초에 이미 백신을 맞았어야 했다.

주사맞는 게 무서워서 지금까지 미루고 안 맞았던 건 아니다.

나는 괜찮으니 당신먼저.. 이런 양보정신 때문에 안 맞은 것도 아니다.

굳이 말하기는 뭐하지만 누구나 공감할만한, 충분하고 합리적인 접종연기 사유가 있었다.

 

접종예약은 지난 금요일 아침에 했다.

AHS 예약사이트에 들어가니 에드먼튼 구역에 산재해 있는 접종소 479 개소가 구글지도에 올라왔다.

 

약국과 클리닉들이 저마다 백신타입을 표기하고 있어서 고객은 사실상 세 가지 타입 (P, M, A) 중 자기가 선호하는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에 끌렸으나, 결국 공급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P 를 선택했다

만일 J 가 있었다면 싱글샷으로 끝나는 J 를 선택했겠지만 J 는 없었다.

 

텍스트로 온 안내문에 따라 약국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차 안에서 영화(여인의 향기)를 보며 기다렸다가 예약시간 5 분 전에 온 웰컴텍스트를 받고나서 약국으로 들어갔다.

 

비행기 승무원보다 더 친절하고 잘 훈련된듯한  접종소 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몇 단계에 걸친 접종절차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착착 마치고 20 분 간 대기한 후 집에 와서 지금은 간식을 먹으며 쉬고 있는 중이다.

 

작년 10 월 플루샷 맞던 날 생각이 났다. 그 날 기분은 묘하게 절망적이었다. 역병과 독감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맘에도 없는 플루샷을 맞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늘도 기분이 묘하기는 마찬가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작년 가을의 그 절망과는 반대로, 마치 기나긴 터널에서 오랜만에 빠져나온 느낌인데, 왠지 터널 안에 가방을 둔 채 몸만 빠져나온 듯한 개운치 않은 느낌이 든다.

 

만일을 위해 타이레놀 extra strength를 꺼내 놓았다. 아이부프로펜이나 다이클로페낙은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약은 미리 먹을 필요없고 증상이 발현될 때 먹으면 된다. 웬만하면 약 안 먹고 버틸 생각이다.

 

인팟으로 전복죽을 만들어 그릇 세 개에 소분해서 냉동고에 넣어놓았다. 운전을 못할 정도로 아파서  집구석에 고립되었을 때  한 개 씩 꺼내먹기 위해서다. (H마트에서 전복 열 마리를 사 왔는데 껍질과 내장을 분리하는 방법, 전복이빨을 제거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질문하면 알려드리겠다)  

 

주사를 맞은지 세 시간 쯤 지났는데 아직은 별 증상이 없다.  

면역반응은 8 ~ 10시간 정도가 지나서 나타난다고 하니 좀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먼저 맞은 가족이나 지인들 증언에 따르면 M 이나 P 1 차 접종 때 거의 side effects 가 없다고는 한다.   

 

일단 취침하고,

 

48 시간 정도 모니터링한 후 혹시라도 특별한 증상이 있으면 무슨무슨 증상이 있다를 덧글로 달아놓을 생각이다. 없으면 말고

 

p.s. 느낌이라는 게 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대부분 절대다수가 마찬가지 일 것이다. 승인을 받은 백신은 어떤 종류가 되었든 안전하니 본인과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걱정하지 말고 맞으시길 ..

 

de201cfac31feac66fc6568165a7aa82_1620262742_48.jpg
알버타 주 접종소 지도. 줌인하면 지역의 개별 접종소들이 나타난다. 

 
de201cfac31feac66fc6568165a7aa82_1620262764_09.jpg


de201cfac31feac66fc6568165a7aa82_1620262774_58.jpg


de201cfac31feac66fc6568165a7aa82_1620262785_27.jpg


de201cfac31feac66fc6568165a7aa82_1620262824_7.jpg


 

8 Comments
비육지탄 2021.05.06 11:38  
다른건 차치하고,
저의 로망, 저의 꿈, 머스트 고 플레이스ㅋ
제스퍼와 벤프가 인근이에요!  와우!!!
sarnia 2021.05.06 21:40  
여기 오시는 거 아직은 위험해요.
지금 알버타 주는 인구당 일일 감염자 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겁니다.
인구 400 만 명인데 어제 하루 감염자 수는 2,271 명,
하지만 감염자 대비 사망자 수는 단 3 명 백신접종자 증상발현이 한 명도 없기는 합니다.
현재 1 차접종율 38 퍼센트인데 70 퍼센트대에 이를때까지 감염자 폭증은 어쩔 수 없다고 해요.
sarnia 2021.05.06 21:41  
사람마다 다른 것 같은데, AZ 은 1 차 맞고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고 화이저, 모더나는 1 차는 거의 멀쩡한데 2 차 때 몸살기가 나타나는 것 같아요.
태국짱조하 2021.05.06 20:16  
백신을 맞으셨다니 축하드려야 하는거죠?
아무런 후유증이 없길 바랍니다.
저도 백신 맞을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백신의 효능에 긍정적안 소식을 많이 봤으면 합니다
모쪼록 건강하십시요,,!!
sarnia 2021.05.06 21:42  
지금 14 시간 지났는데 후유증 없습니다.
어제 잠도 잘 잤고 기분도 상쾌해요.
주사맞은 부위가 약간 뻐근한 거 외에는 전혀 다른 증상이 없네요.
아무래도 이 주사를 매년 두 번 씩 맞아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좀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sarnia 2021.05.07 09:53  
접종한지 26 시간이 지났으므로 ‘부작용 없음’으로 판정하겠습니다.
부작용은 커녕 오늘은 평소보다도 컨디션이 좋게 지냈고, 저녁먹고 간식까지 먹었는데도 곧 배가 다시 고파지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네요. 무슨 영양주사를 잘못 맞고 온 것도 아닐테고..
주사맞은 부위가 약간 뻐근했는데 그것도 거의 사라졌어요. 
접종후기 올릴 게 없습니다.
다람쥐 2021.05.08 04:53  
저희 부부는 1차에서 약간 근육통을 하루정도 격었고,
2차는 피곤증을 격은 걸로 끝났습니다.

대부분 화이자 백신 2차를 맞으신분들은 극심한 몸살이 동반 한다고 하던데,
다행이 우리에겐 없었습니다.

웃기는건 와이프 회사 직원들은 모두 2차를 맞고,
아프다고 회사에 안나왔다고 하네요.
물론, 와이프는 2차 백신후 당당히 다음날 출근 했지요.
직원들이 ‘독한뇬’ 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고 합니다.

사실 화이자2차 맞고 저처럼 멀정한 사람들도,
일부러 아프다고 회사 하루, 이틀 쉬는 경우가 많다고합니다.
사람이란게 간사하다는 증거죠.

저의 경우 코로나 걸려 많이 빠진 머리는 백신 2차 맞은후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굵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시간이 지나자 다시 흐물거리네요.

모든건 개인마다 다 다른 것 같습니다.
사르니아님도 2차 접종후 통증없으시길 바랍니다.
sarnia 2021.05.08 08:49  
원래 알버타 주는 두 가지 이유로 Pfizer 접종간격을 12 주 에서 16 주로 늘려놓았습니다.
이 백신의 1 차 접종 방어율이 80 퍼센트 중반으로 높기 때문에 일단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맞춘다는 전략이었고, 둘째는 혹시 접종간격을 늘리면 3 주 간격 2 차 접종때 나타나는 몸살증세를 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지요.

근데 이 전략이 지금 바뀌었습니다.
캐나다 연방정부가 감염자가 폭증하는 알버타 주를 위험지역으로 보고 주당 200 ~ 250 만 도스가 들어오는 전체 Pfizer 물량 중 많은 부분을 알버타 주에 배정하는 바람에 현재는 1991 년 생 이상 일반인들에게 무조건 접종해 주고 월요일(10 일)부터는 접종대상을 12 세 이상으로 확대합니다.
현재 12 주 이상으로 되어있는 화이저 모더나 접종간격을 다시 줄일 작정도 하는 모양입니다.
저를 접종해 준 약사가 제 2 차 스케줄(12 주 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더군요.

인도사태가 심상치 않기 때문에 지금은 아무 백신이나 무조건 가장 먼저 맞을 수 있는 것으로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접종하여 쉴드를 치고 시간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캐나다는 그렇지 않은데,, 아시겠지만 미국에서는 백신 안 맞겠다고 버티는 피플이 너무 많아 (30 퍼센트) 면역전략에 차질이 올지도 모른다고 하는데 안 맞겠다는 걸 붙잡아다가 강제로 맞출수도 없고, 참 황당합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