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를 보았어요.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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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9 18:07
저에게는 저보다 나이가 스무 살 많은 형이 있어요.
형은 의대를 가고 싶었는데
집안 형편 때문에 장학금을 주는 약대에 갔어요.
약대를 졸업하고 종근당에서 일하다가 미국으로 이민을 갔어요.
형은 영화 미나리의 남자 주인공과
비슷한 시기 비슷한 나이에 이민을 갔어요.
때문에 더욱 관심 깊게 영화를 보았답니다.
영화 미나리를 보면서 형이 내게 이야기하지 않았던,
형의 미국 이민살이를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어요.
언젠가는 형에 대한 이야기를 쓸지도 모르겠어요.
영화 미나리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려면,
사십여 년 전 홀로 고국을 떠나야만 했던
어느 키 큰 청년의 이야기를 되짚어보려면
지금보다는 제 마음이 좀 더 진정이 되어야겠지요.
한동안은,
영화 미나리를 보면서 떠올려야 했던
형의 미국 이민살이에 대한 생각으로 가슴이 먹먹할 테니까요.
어쨌든,
영화 미나리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과 각본상은 유력해보였어요.
운이 좋으면 음악상도 기대해볼 수 있겠어요.
장담하건데,
영화 미나리는 올해 최고의 영화가 될 거예요.
아직 안 보셨으면 꼭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