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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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

돋을별 12 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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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잿빛으로 변해버린 낙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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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가 애처롭게 매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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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가지마다 눈꽃이 내려앉은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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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만이 감도는 공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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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잎으로 월계관을 만들어 얹어놓다니 참으로 기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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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던 날 누군가 이렇게 꼬마 눈사람을 이쁘게 만들어 놓고 가버렸다.


 

​

나는 겨울을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 이유는 단순히 추워서만이 아니라 왠지 모르게 마음까지 황폐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다.

게다가 눈이라도 오는 날엔 알레르기를 일으킬 만큼 예민해지기도 한다.

눈 오는 게 싫다고 말하는 내게 어떤 이는 낭만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겨울 마지막으로 꽃잎처럼 눈이 펄펄 쏟아졌던 날 저녁, 망설이다 공원엘 나갔는데

생전 처음 보는 ​멋진 설경을 보며 깜짝 놀라고 말았다.

황량하기 그지없던 ​​나뭇가지마다 눈이 쌓여서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도 없는 공원을 마치 내 정원을 거닐듯 혼자 걸으며 마치 다른 세계에 와있는 듯한 행복한 착각을 하면서 이제껏 한 번도 찍어본 적이 없는 눈 덮인 사진을 몇 컷 담아두었다.

지금 봐도 사진이 예뻐서 어느 사진 작가에게 보여주며 너무 잘 나오지 않았느냐고 물었

더니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진이면 그게 바로 좋은 사진이라고 말했다.

듣고 보니 정말 맞는 말인 듯 싶었다.​

​내 숨소리마저 크게 들리는 적막한 공원에서 그런 기막힌 아름다움을 본 것은 아마도 내겐

행운이었을 것이다.

왜 눈이 오는 날엔 더 고요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곰곰 생각해보니 세상의 온갖 소음들이

눈 속에 파묻혀서 그럴 것이란 아주 중요한 사실을 난 깨닫게 되었다. 

그날 이후, 난 앞으로 겨울을 싫어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혹독하게 추운 날일수록 더 투명하고 진한 쪽빛의 밤하늘을 볼 수 있다.

그건 다른 계절에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그러고보니 사계절의 시작은 봄이 아니라 겨울이 아닌가 싶다.

한 해가 겨울로 시작해서 겨울로 끝나기 때문이다.

이 겨울을 보내고 새로운 겨울이 오기까진 저렇게 아름다운 눈 덮인 공원의 풍경을 다시

보긴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니 눈 덮인 밤 풍경이 새삼 두고두고 그리워질 ​것만 같다.

다시 봄이 왔다.

어쩌다보니 벌써 3월이 되었다.

하늘도 한겨울에 보던 것과는 다르고 햇볕도 한결 따스하고 바람도 향기롭고 부드러워진 걸 느낄 수 있다.

​언제부턴가 난 겨울이 없이 바로 봄이 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봄을 간절하게 기다리게 

되었다.

얼마나 그 바람이 컸던지 자연의 순리를 역행해서라도 봄이 빨리 왔으면 했다. 

​내가 어서 오라고 재촉을 하던 제발 더디 와달라고 하던 봄은 와야 할 때를 스스로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

비록 코로나폭풍이 세상을 뒤덮었어도 계절은 어김없이 바뀌고 있다.

며칠 전 공원에서 노란 산수유꽃과 하얀 매화꽃이 핀 걸 보고 나도 모르게 아,,, 탄성이

나왔다.​

이제 하루가 다르게 꽃들이 먼저 서로 피어나려고 여기저기서 폭죽을 터뜨릴 것이다.

겨우내 추위를 견뎌내던 목련나무에서도 꽃망울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길고 모진 추위속에서도 살아낸 만물의 생명력을 보며 우리는 희망을 기대한다.

회색빛 거리가  봄의 색깔로 눈부시게 바뀌고 화사한 봄날을 뽐내는 세상을 미리 상상해보며

지난 겨울의 잔재가 사라진 봄의 ​향연을 맘껏 즐겨 보자.



 

 

12 Comments
비육지탄 2021.03.17 12:31  
가슴이 촉촉해지는 글이네요
메마른 제 감성에 봄비를 내려주시는군요
제 자동차가 후륜구동이라 저는 눈만 오면 뜨악하며 긴장만 합니다 ㅠ
돋을별 2021.03.17 13:03  
항상 격려가 되는 댓글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눈 오는 날엔 운전하기가 젤 고역이죠?
저도 그런 걸 생각하면서 눈 오는 게 아주 질색이었는데요,
사진 속의 그 날은 정말 환상적이었어요.ㅎㅎ.
오늘 에드시런의 노래가 들으면 들을수록 기분 좋아지게 만드네요.
어쩜 저렇게 노래를 잘하는지 제 눈엔 잘생겨 보이기도요.ㅎ.
아침에 보니 사철나무에 연둣빛의 작은 잎들이 다시 나오고 있는 걸 보았어요.
미세먼지가 없는 깨끗하고 따뜻한 봄날을 기대해 봅니다^^
태국짱조하 2021.03.17 13:28  
오... 오늘 태사랑 접속하길 잘했군요. 하하
에드쉬런의 노래를 다 듣고 아, 눈쌓인 사진 참 예쁩니다.
한해의 시작은 겨울에서 시작해 겨울로 끝난다는말 너무 새롭습니다.
돋을별님의 세심한 관찰력을 보여주시고 있군요.
감성돋게하는 글도 늘 좋습니다.
꽃샘추위 가신 봄날을 저도 기다려봅니다!!
돋을별 2021.03.17 13:44  
안녕하세요?
노래가 좋으시다니 저도 기분 좋아집니다^^
겨울이 싫었는데 지나고보니 다 나쁜 것만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진도 같이 올려봤답니다.
며칠만 지나면 목련꽃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따뜻하고 화사한 봄날을 태국짱조하님도 꼭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몬테백작 2021.03.17 18:46  
님의 음악과 글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으니, 잠시나마 행복했어요.
감사합니다.
돋을별 2021.03.18 09:30  
몬테님, 안녕하세요?
잠시나마 행복하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늘 건강하시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이어가시길 바랄게요~~^^
멋당 2021.03.17 18:57  
오늘은  봄의 전령사로  오셨네요,
눈사진이  정말 이쁩니다,
이상하게 돋을별님글이 편안하고 좋아서그런지 댓글을 쓰고싶네요,ㅎㅎ
처음 듣는 노래도 흥겹고 좋네요.~~
얼른 벚꽃이 피면 좋겠네요~~~
돋을별 2021.03.18 09:34  
멋당님, 오랜만입니다^^
봄의 전령사는 바로 화사한 꽃들이겠지요.ㅎ.
제 글이 편하시다니 다행입니다.
노래가 참 좋지요? 계속 들어도 쉽게 질리지가 않더라구요.
저도 빨리 벚꽃이 보고 싶네요.
미세먼지도 심하고 아침저녁 날씨가 쌀쌀하니 감기 조심하시고 행복하셔요~~^^
르블랑87 2021.03.18 22:32  
WOW!!
제가 넘나 좋아하는 Ed Sheeran 의 노래네요.
태사랑은 여행정보만이 아닌 멀티공간이네요.
온라인커뮤니티공간에서 제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니 넘 좋아요.
저는 Lego house 좋아해요. 무척 감미로워요.
겨울을 다시 생각나게 하는 사진과 에세이같은 글 잘 감상했습니다:)
돋을별 2021.03.19 09:57  
르블랑님, 반갑습니다^^
에드시런을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처음 에드시런의  Perfect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노래가 정말 좋더라구요.
목소리도 맑아서 귀에 쏙 들어오구요.
이렇게 노래로 공감이 되다니 기분 좋습니다.
레고하우스 꼭 들어볼게요.좋은 노래 소개시켜 주셔서 감사해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조은하루72 2021.03.20 23:24  
코로나 시작한지도 벌써 1년이 지나 또 봄이 오려나보네요. 그래도 이제 백신 맞으면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지겠죠? 노래 들으며 좋은 상상 해봅니다. 노래 감사합니다~
돋을별 2021.03.21 18:13  
조은하루님, 안녕하세요?
어제 목련나무마다 꽃봉오리를 터뜨린 걸 보았어요.
비 온 뒤 오늘은 쌀쌀하지만 봄은 봄이겠지요?
말씀대로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한 날을 상상하며 기다려봅니다.
감사드리고요,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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