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테스형, 아파트가 왜이래? #2 "한국 아파트 현실"
'아! 테스형, 아파트가 왜이래? #2
- 시작하는 말
‘악의 진부성’을 논한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전범 아이히만이 “매우 근면한 인간이며, 근면성 자체는 범죄가 아니지만, 그가 유죄인 명백한 이유는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처해진 위기를 생각할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 
- 왜? 우리는 아파트 악에 번번이 지는가?
악은 죽기 살기로 뭉치고, 우리는 죽기 살기로 흩어진다.
- 소위 선량하다는 우리 쪽은 어떤가?
우리의 나태와 노예근성, 즉 더 이상 나빠지지 않으면 된다거나. 내 밥에 콩만 빼 먹지 않으면, 아파트 일은 동대표 놈들이 알아서 할 테고, 어차피 그렇고 그런 놈들이니까 신경 쓰기 싫고 관여하기 싫다. 이러면서 아파트 관리비는 적게 나오기 바란다. 그러나 그게 잘될까? 잘 될 리 있겠냐 말이다. 그러니까 찬장 속 동전 지갑의 동전은 아깝게 여기지만, 관리비가 조금 더 나오는 것은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한다.
아파트 악당들은 주민들이 관리비 몇천 원 더 나오는 것에 관심이 없다는 잘 안다.
그래서 업자들의 입찰가를 높여 주고 뒷돈을 받는 것이다.
-실제로 사건이 있었다.
우리 아파트에는 알칼리수 물이 나오는 기계시설이 되어 있다. 롯데에서 '벨기에제'를 달아 주었다. 이 기계를 오래 사용하지 않으면 종래는 영구히 사용할 수 없다 한다. 알칼리수에 대해서는 짤막하게 말하자면, 세제와 샴푸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도 물이 매끄러워 세탁과 샤워 효과가 뛰어나다는 거다. 소위 여자들이 좋아하는 피부가 뽀송뽀송해진다는 거다. 동대표들 제 마누라 이쁘게 해주려고 귀가 번쩍 뛰었다.
그래서 알칼리수를 나오게 할, 소금과 필터 등을 정기적으로 관리해줄 업체를 선정했다. 이 선정과정에서 직업동대표 13명과 어리버리 동대표가 가담하여 통과되었다. 참가 업체 중 미국 일렉트릭 제니스(에디슨이 세웠다는 회사다) 필터 업체를 제치고, 직업동대표가 자격이 안 되는 업체를 선정하려고 허위서류를 만들어 내는 데 가담하고, 지가 민 업체를 적극 두둔했다. 그 때 유능한 3사 소령출신 관리소장이 있었다. 관리소장이 직업동대표가 민 업체의 제출서류에 대해 일일이 확인 작업을 벌여서 관리 경험이 있다고 적어 낸 20곳의 아파트에 전화하니 19곳이 가짜였다.
결국 업체와 직업동대표를 고소했지만, 업체는 벌금 300만원인가? 받았고, 직업동대표는 빤한 거짓말로 요리조리 빠져나왔다. 그 뒤 이 직업 동대표를 나는 조커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