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끊기 어려우면 그냥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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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먼튼에 푸틴을 아주 잘 하는 집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푸틴은 러시아에 사는 그 푸틴이 아니고 캐나다 퀘백사람들의 소울음식 푸틴을 말한다. 연한 닭고기 베이스 gravy 를 깔고 감자튀김을 얹은 다음 다시 gravy 와 차가운 cheese curds를 듬뿍 뿌린 고열량 간식이다.
푸틴은 얼음 넣은 차가운 맥주나 탄산음료와 어울린다. 얼음넣은 맥주가 생소한 분들도 있겠지만, 한 번 얼음넣고 마시면 계속 얼음넣은 맥주를 찾게 될 것이다. 맥주에 얼음넣고 마시는 건 태국에서 배워왔다.
우리 알버타 피플은 퀘백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푸틴이라면 그저 4 불 짜리 Costco 푸틴이나 비싸고 짜기만 한 New York Fries 푸틴이 최고인 줄 안다.
오늘 누군가의 소개를 받고 에드먼튼 구 시가지 (와잇에비뉴) 근처 프렌치 마을의 유서깊은 푸틴집에 행차했다. 어제 15 cm 폭설과 블리저드를 뜷고 오느라고 하이웨이에서 개고생을 해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니 갑자기 기름기와 단 게 땡겼다.
웬만하면 식당 소개 안 하는데, 푸틴을 좋아한다면 꼭 들려볼만한 곳이다. 불고기 하우스 근처인데, 연극무대도 있고 화랑도 있는 이상하게 생긴 건물 안에 푸틴집이 있다.
카페 이름은 ‘Bicyclette’다. 불어를 모르면 자전거가 그려져 있으니까 그림보고 카페 찾으면 된다. 코비드 때문인지 캐시는 받지 않는다. 가격은 Costco 보다 두 배 쯤 비싸지만 맛은 세 배 쯤 더 좋으니 가성비는 괜찮을 것이다.
여기는 그래도 상태가 양호한 구역이다. 폭설보다 위험한 건 프리징레인이고 프리징레인보다 위험한 게 블리저드다. 뒷차를 추월시켜 이정표 삼아 따라가기 위해 속도를 100 이하로 줄였는데도 아무도 추월하지 않는다. 추월선이 눈에 덮여 차선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