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의 낙원' 을 읽어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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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의 낙원' 을 읽어야 할 이유...

돋을별 20 882


 

가을이 절정기를 향해 치닫고 있다.

 

독서의 계절이라 불리는 이 가을에 사람들은 얼마나 책을 읽는지 궁금하다.

 

10월의 자연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집에만 있기엔 좀 억울한 듯 싶어 전부 산으로

로 나가기 때문에 오히려 책을 읽기엔 더 방해가 되지 않나 싶다.

그런데 며칠 전 뉴스에서 최근 3년 연속 한국 소설 판매율이 무려 30% 이상 증가했

다는 반가운 소식을 보았다. ​

 

필리핀 님의 신간이 출간됐다는 소식을 보고 바로 주문을 했더니 5일 뒤에나 받을 수

있다고 했으나 다행히 이틀 뒤 손에 쥘 수 있었다.

 

택배로 온 포장지를 뜯는데 왜 그리 기분이 좋던지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를 몇 날 며

칠을 조르고 떼를 써서 고대하던 것을 품에 안아볼 때의 기분과 같다고 해야할런지...

 

암튼 주문했던 책을 받을 적마다 나는 신이 난다.

드디어 첫 장을 넘기고 작가의 말을 읽던 중 한 문장에서 까닭없이 가슴이 뭉클해지

것이었다.

 "내게 소설 쓰기는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잘 쓰려고 애쓰기보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쓸 뿐이다.

  내가 행복해야 내 소설을 읽는 사람들도 행복할 테니까."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첫 번째, '열대의 낙원'의 배경은 태국의 방콕, 치아마이, 빠이 또 첫 장편소설의 제목

'풀문파티' 가 등장한다.

첫 편을 다 읽어갈 즈음 나는 다음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기 시작했다.

두 번째, '루앙프라방 가는 길' 역시 라오스를 배경과 함께 앙코르 왓의 역사도 말해

주고 있다 .​

나는 이 두 편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어 대리경험을 하고

는 듯한 착각을 하였다.

유일한 혈육인 쌍둥이 형의 주검을 확인하러 가야만 했던 동생의 ​처연함이라던

마리화나에 중독되어 매춘을 할 수 밖에 없는 다이아나의 고통과 슬픔은 책을 읽으면

어느덧 감정이입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문장이 주는 강렬함이 나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리라.

짧지만 숨이 턱 막히는 문장들과 그동안 보내온 세월의 깊이만큼 작가에게 쌓인 내공

과 관록은 이 책을 통하여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더 이상의 줄거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생략하겠다.

나머지는 꼭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싶기 때문이다.

사실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나는 가장 적은 돈으로 최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책을 읽는 것이다라고

믿는 사람이다.

적게는 수개월 혹은 수년에 걸쳐서 쓴 것을 편하게 앉아서 며칠이면 다 내 것으로 만

들어 버리지 않는가.​

 

작가들이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정신과 영혼을 모조리 끌어올려 살아 움직이는 문

장을 탄생시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되는 것일까?

 

필리핀 님 역시 이번 단편집이 나오기까지 범인(凡人)들과는 조금 다른 감정의 삶을

아내면서 영감을 얻었을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7편의 단편을 쓸 수 있게끔 필리핀 님에게 원동력이 돼준 최고의 비밀병기는 

아마도 오랫동안 경험으로 축적된 '여행'이었으리라 감히 섣부른 추측을 해본다.

 

소설은 대부분 한 번 읽고 책꽂이에 꽂혀서 그대로 묻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잘 써진 소설은 나중에라도 다시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그동안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이 영화로 만들어져 상영된 것을 몇 번 본 적이 있었으

전부 다 실망만 하고 말았다.

어떤 영화는 보고 나서 화가 나기도 했다.​

 

간혹 원작보다 더 흥행을 한 예외의 경우도 없지 않지만 몇몇 영화의 경우는 책에서

주는 그 깊은 감동을 스크린으로 담아내기엔 너무나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책은 역시 책으로 읽어야 제맛인 게다.

 

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를 어찌 사람의 표정이나 말로 다 표현해낼 수 있으랴.

 

한국어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는 말에 백퍼센트 공감을 한다.

 

아름다운 이 계절에 책 한 권 쯤은 꼭 읽고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책과 사랑에 빠져있는 동안엔 내면에 숨겨있던 상처가 환치되고 코로나블루 따위로

심란해 할 겨를이 없을 것이다.

독자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작가의 간절함이 글 속에 담겨있듯 이 한 권

의 책을 읽는 동안 가을 풍경보다 더 아름답고 풍요롭고 가슴 뿌듯한 행복을 우리에

선사해 줄 것이라 ​믿는다. 

 

 

 

 

 

 

 

 

 

 

 

 

 

 

20 Comments
비육지탄 2020.10.19 11:36  
Yes24에서나 볼법한 고퀄후기네요
그건글코 영상이 요즘 표현으로 개멋있습니다 ㅎㅎ
엘레나 피셔는 역시 뭐 다 가졌네요
저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저렇게 노래를 잘하다니...
성격이 아마 몹시 괴팍할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은 다주지 않으니까요 ㅠ
돋을별 2020.10.19 11:52  
비육지탄님, 이 가을 잘 보내고 계시지요?
칭찬해 주셔서 감사해요^^
유툽 영상이 맘에 드신다니 저도 기분 좋네요.
원곡하고는 완전 다르게 부른 버전이지만 저도 너무 맘에 들어서 올려봤어요.
건강하게 잘 지내시구요~~^^
비육지탄 2020.10.19 11:56  
네 잘 지내시죠? ^^
저도 신이 다 주지않아서 성격이 쫌 까칠한건가봐요
외모는 완벽한데 말이죠 ㅡ.,ㅡ;;;
저런 사람의 조상이 고작 낚시꾼이었다니...놀라울 따름입니다 ㅋㅋ
돋을별 2020.10.19 16:43  
제가 워낙 타고난 유머감각이 모자라서 그러는데요
조상이 낚시꾼이란 말이 무슨 얘긴지 잘 이해가 안가요.ㅎㅎ.
그냥 웃자고 하신 이야기죠?!!
비육지탄 2020.10.19 17:02  
아..네..서양 사람들은 성(Family name)을 보면 조상의 직업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잖아요
예를 들자면 Carpenter = 목수 Tailor = 재단사 처럼요
기사작위를 받았는지 Knight도 있고, 갈망하던 자유를 찾았는가 Freeman인
경우도 있죠
Fisherman 은 말 그대로 고기잡던 사람이 조상이란 얘깁니다
적어도 그 성을 쓰기 시작한 사람은요 ㅎ
독일의 국민가수인 Helena Fischer는 스펠이 다르지만 아마 같은 얘기일겁니다
스위스나 이태리에 Pescatore라는 성을 쓰는 사람도 같습니다
Pescatore는 영어 표현으로 Fisherman입니다

여행하면서 줏어들은 풍월입니다
틀릴수도 있습니다 ;;;;
돋을별 2020.10.19 17:07  
아,, 그런 유래가 있었다니 첨 알게 되었어요.ㅎㅎ.
역시 비육지탄 님은 정말 팔방미인이십니다.
자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태국짱조하 2020.10.19 12:48  
점심메뉴 시켜놓고 방금 이글 보고 내친김에 아예 인터넷으로 주문했네요.
주문 안하고는 못배기게 쓰셔서요. 하하하.
태사랑에 작가분이 계셔서 이런 책 소개도 받고 흐뭇합니다
그리고 동영상 ,,, 차암 좋습니다~~~
돋을별 2020.10.19 13:13  
태국짱조하님 안녕하세요?
점심은 맛있게 드셨나요?
책도 주문하셨다니 참 잘하셨습니다^^
동영상은 지인께서 추천해주신 건데 좋으시다니 저도 흐뭇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고요, 감사합니다~~^^
필리핀 2020.10.19 15:54  
평을 너무 좋게 써주셔서
책 읽고 실망하실까봐 걱정입니다^^;;
태국짱조하 2020.10.19 18:00  
오, 실망이라뇨.. 당치 않습니다!!
검색해보니 첫 단편소설이라하던데 작가의 혼이 담겨있는 작품일텐데요.
돋을별님 말처럼 책이 완성되기까지 참으로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한마음으로 잘 보겠습니다.
물에깃든달 2020.10.19 15:00  
우아 매우 기대됩니다+_+
돋을별 2020.10.19 15:16  
물에깃든달님, 안녕하세요?
아직 책 못 받으셨나 봅니다.
궁금해서 참기 힘드시면 미리 주문하셔서 보신 후 다른 분께 선물하시고
당첨되신 책은 소장용으로 갖고 계시면 어떨까요?ㅎㅎ.
당연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감사해요~~^^
필리핀 2020.10.19 15:52  
평론가 못지 않은 멋진 글!!!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 책 나오면 보내드릴테니
잘 부탁드려요~~~^^;;
돋을별 2020.10.19 16:26  
팔리핀님, 안녕하세요?
혹시 출판사에서 2쇄 들어간다고 연락오지 않았나요?ㅎㅎ.
제 느낌으론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 같은데요.
겨울시인은 필리핀님의 자전적 소설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책 쓰시느라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멋당 2020.10.19 19:34  
멋지게 어우러지는 배경과 감미로운 노래가 한참을 넋 놓고 빠져들게 하네요~~
잘 들었습니다~~ㅎ
책 줄거리도 어쩜 이렇게...
간결하면서도 쏙 들어오게 하는지요~~
한번 사서 직접 읽어보고 싶네요~~^^
돋을별 2020.10.19 21:18  
멋당님, 안녕하세요?
닉을 보고 제 맘대로 한 번 생각해봤는데 '멋진 당신'의 줄임말은 아닌지요?ㅎ.
잘 들으시고 보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책도 꼭 구입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댓글 주셔서 감사드려요~^^
멋당 2020.10.21 18:54  
ㅎㅎ 비슷한데 아니어요.  멋지고 당당하게 입니다.
노래가 참 좋아요.
고맙습니다!!
돋을별 2020.10.21 21:40  
아 그런 의미였다니 정말 멋집니다^^
노래가 취향에 맞으신 것 같아 다행이에요
늘 건강하세요~~^^
적도 2020.10.20 06:17  
서평과 같은 후기와 음악이 잘 어우러지네요.
 헬렌피셔 좋죠...  독일군으로 징집 2차 대전에 참전한 조부, 러시아군에 포로로 시베리아에 강제 정착,
그곳서 결혼후 헬렌피셔 아버지를 낳고, ...(이건 좀 확실친?;;헬렌이 시베리아에서 태어난 것은 팩트)
 1984년 헬렌피셔를 낳고,1988년 동독의 이주 정책으로 독일에 정착, 프랑크프르트 음악학교 3년과정 이수,  아버지 체육교사, 어머니 엔지니어 , 어머니가 헬렌피셔 모르게 헬렌의 노레 데모를 6명의 전문가들에게 보냄, 그중 한명이 맘에 들어 픽업 , 그사람이 현재 남편임, 현재 독일 국민 가수로 불림
  평소에 헬렌피셔가 러시아 태생인데 왜 독일 가수가 되었는지 궁금해서 검색해 봤습니다.
  The Prayer https://youtu.be/fRmn9XzmLx0
돋을별 2020.10.20 09:01  
닉이 너무 멋지신 적도님,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너무 좋지요?
헬렌피셔가 러시아 출생인데 어떻게 독일 가수가 됐나 의아했는데
와, 이런 내력이 있었군요.
적도님의 음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정말 최고이십니다.ㅎ.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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