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소설-풀문 파티(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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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소설-풀문 파티(2회)

필리핀 14 638


2회 올립니다.

3회는 내일 오전에 올릴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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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소설 풀문 파티(2)

 

 

어릴 때부터 형은 또래 아이들과 시비가 붙으면 겁에 질린 강아지처럼 먼저 꼬리를 내리고 자리를 피했다. 그러면 상대 아이는 형을 비웃으며 쌍욕을 퍼부어댔다.

그런 형의 모습을 견딜 수가 없었다. 한 번은 내가 형을 대신해서 상대 아이와 엉겨 붙다가 된통 얻어터진 일이 있었다. 동생이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걸 지켜보면서도 형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상대 아이가 제풀에 지쳐서 사라진 뒤에야 형은 넘어져 있는 나를 묵묵히 일으켜 세우곤 고아원을 향해 손목을 잡아끌었다.

남에게 얻어터지는 동생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는 형이 나를 때린 녀석보다 더 미웠다. 형과 나는 핏덩어리일 때 버려졌다. 부모에게조차 버림받은 처지인데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간단 말인가. 나는 형의 손을 뿌리치며 그의 얼굴에다 침을 뱉었다.

비겁한 새끼!”

모욕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형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다시 내 손을 잡아끌었다. 나는 더욱 세차게 형의 손을 뿌리쳤다. 어색한 침묵이 형과 나 사이로 고여 들었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기 마련이야. 내가 승자가 되기 위해서 남을 패자로 만들 수는 없잖아.”

한참 만에 형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나는 형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승자만이 환영받는 세상이고 다들 승자가 되기 위해 날뛰고 있는데 무슨 개소리야. 패자가 되는 게 두려운 나머지 현실에서 도피해버린 겁쟁이의 유치한 변명일 뿐이지. 매일 도서관에 틀어박혀서 고리타분한 책이나 뒤적거리더니 머리가 이상해진 게 분명했다.

그런 형을 비웃으며 나는 이를 악 물었다. 언젠가는 나를 쓰러뜨렸던 놈들을 모두 내 발아래 굴복시키고 말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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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을 먹고 영화 두 편을 감상하자 비행기는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다. 자정을 5분 넘긴 시각이었다. 두 시간의 시차가 있으므로 한국은 오전 25분일 것이다.

입국심사대를 거쳐 공항 대합실로 나와 주위를 둘러보았다. 한국 여행사 직원이 알려준 대로 내 이름을 영문으로 쓴 A4용지 크기의 종이를 든 여자가 한쪽에 서 있었다. 나는 그 여자에게로 다가갔다.

“Are you Mr. Song?”

여자의 질문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종이를 접더니 나를 밖으로 안내했다. 호텔까지 나를 태워다줄 차는 볼보였다.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가 여자로부터 나를 인계받은 운전사는 꽁초를 바닥에 던져버리고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공항을 빠져나와 고가도로로 진입한 볼보는 저 멀리 야광나비 떼처럼 불을 밝히고 있는 고층 빌딩 숲을 향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30여 분을 달려간 볼보는 어두침침한 골목 안쪽에 위치한 커다란 빌딩 앞에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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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섯 시간 동안 머물 객실은 32층이었다. 오전 8시발 치앙마이 행 비행기를 타려면 오전 6시에는 호텔을 나서야 할 것이다. 객실은 꽤 낡아 있었다. 벽지는 색이 바랬고 조악한 그림의 액자가 그 위에 걸려 있었다. 에어컨은 온도 조절이 안 되고 TV리모컨도 없는 14인치였고 욕조의 수도꼭지에서는 한동안 녹물이 나왔다.

녹물이 다 빠지기를 기다렸다가 욕조 배수구를 막고 온수를 틀어놓은 다음 창문을 가리고 있는 커튼을 열어젖혔다. 하늘의 별들이 모두 내려와 있는 것처럼 휘황찬란한 방콕의 야경이 눈 아래 펼쳐졌다. TV 장식장 아래 소형 냉장고에는 생수, 탄산음료, 캔 맥주가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다. 코끼리 그림이 그려진 맥주를 집어 들고 침대 모서리에 앉아 핸드폰 버튼을 눌렀다.

어머, 자기!”

클럽에라도 갔는지 시끄러운 음악소리 사이로 현주의 목소리가 겨우 들렸다.

잘 도착했어.”

그래? 난 친구들이랑 카페야.”

웃기고 있네, 새벽 3시에 카페라고? 그녀의 위악이 가증스러웠지만 모르는 척하기로 했다. 나는 아직 고시를 완전히 패스한 몸이 아니다. 최종 합격자 명단에 포함되기 전까지는 그녀와의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2차도 합격하면 열쇠가 세 개야.”

1차 시험 합격자 발표가 있던 날, 현주는 모텔 침대 위에서 내 성기를 움켜쥐고 말했다.

아파트, 자동차, 그리고 이걸 가둘 정조대!”

현주는 고시원 친구들과 1차 시험을 마치고 간 클럽에서 부킹이란 걸 통해 알게 된 여자였다. 처음 웨이터 손에 이끌려 왔을 때는 심드렁한 표정이었는데 우리 일행 중 누군가 사법고시 어쩌고 하면서 떠들어댄 다음부터는 갑자기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날 밤 그녀와 난 모텔에서 한 덩어리가 되었다. 그 후로 가끔씩 만나면 그녀는 장어구이나 등심 같은 걸 사주고는 모텔 방으로 이동해서 내 정액을 남김없이 짜내곤 했다. 그러다 내가 1차 시험에 합격하자 본격적으로 애인 노릇을 시작했다.

물론 나는 그녀와 결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당분간 그녀가 제공하는 신용카드와 보양식과 정기적으로 성욕을 해소할 상대가 필요할 뿐이다.

저녁은 먹었어?”

대충.”

끼니 거르지 말고 잘 챙겨 먹어.”

알았어.”

거기 여자들에게 한 눈 팔면, 알지?”

아마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난 오락이 섹스라고 생각하는 부류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어떻게 하면 이 오락을 자주 새로운 상대와 즐길 수 있는지를 궁리하는 게 최대의 낙이라고 믿는 게 분명했다.

핸드폰을 끄고 욕실로 갔다. 욕조의 물은 알맞게 뜨거웠다. 몸을 담그자 전신을 휘감고 있던 긴장의 사슬이 일시에 풀어지면서 기분이 나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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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비행장은 초등학교 운동장만큼이나 작았다. 창문으로 내다보니 주변에 펼쳐진 논으로 추락하듯 비행기가 착륙하고 있었다. 짐을 찾아서 대합실로 나오자 어떤 남자가 내 이름을 한글로 쓴 종이를 들고 있었다. 전화를 건 사내인줄 알고 안녕하세요라고 했더니 알아듣지 못했다. 심부름을 나온 태국인이었다. 남자는 공항 주차장에 세워둔 픽업트럭으로 나를 안내했다.

주차장을 벗어나 들길을 잠시 달리는가 싶더니 이내 현대식 건물들이 늘어선 거리가 나타났다. 트럭은 교차로를 몇 개 지나서 ‘arirang restaurant 아리랑 식당이라고 적힌 간판이 걸려 있는 2층 건물 앞에 멈추었다. 남자를 따라 식당 안으로 들어가자 입구 근처의 테이블에 앉아서 장부를 들여다보고 있던 사내가 천천히 일어섰다. 170센티미터쯤 되는 키에 다부진 체격이었다.

송민수 씨?”

남자는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전화 드렸던 박입니다.”

마주 잡은 박의 손은 억셌다.

충격이 크시죠?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군요.”

나는 가볍게 목례를 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목례를 마치고 고개를 들자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박과 시선이 마주쳤다.

쌍둥이라고 하더니 정말 많이 닮았군요. 잠깐만 기다려 주시죠. 며칠 가게를 비웠더니 장부 정리가 밀려서요.”

어쩌면 형의 죽음 때문에 가게를 비워야 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박이 앉아 있던 테이블과 대각선으로 떨어진 테이블에 앉았다. 박이 식당 안쪽을 향해 태국어로 뭐라고 하자 한 여인이 투명한 액체가 담긴 유리잔을 들고 와서 내 앞에 놓았다. 차가운 물이었다. 단숨에 들이켰다.

20여 분쯤 지나자 박은 장부를 덮고 일어나 내게로 다가왔다.

가시지요.”

식당을 나서며 흘깃 쳐다본 손목시계는 오전 10시를 막 지나고 있었다. 박은 아까 나를 공항에서 태우고 온 픽업트럭의 운전석에 올랐다.

민하 씨가 살던 곳은 빠이 라는 마을입니다. 여기서 거리는 얼마 안 되는데 길이 험해서 차로 세 시간 정도 걸립니다. 점심은 거기 도착해서 드시죠.”

나는 그러시죠라고 대답하며 조수석에 탔다. 트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곳에 있는 한국인들은 본명을 잘 밝히지 않습니다. 태를 묻은 땅을 떠난 사람들에게는 말 못할 사연이 하나씩 있기 마련이죠. 때문에 선뜻 본명을 말하지도 않고 묻지도 않는 게 이곳의 불문율입니다. 미스터 박, 또는 아리랑 사장님, 이런 식으로 부르죠. 그런데 송 사장, 아니 민하 씨는 처음부터 자신의 본명을 스스럼없이 밝히더군요. 그래서 약간 독특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우습죠? 한국에서는 본명으로 통성명을 하는 게 자연스러운데 여기서는 그게 특이한 일이니까요.”

시내를 빠져나와 들판 사이로 곧게 뻗은 길을 달려가던 트럭은 구불구불한 산길로 접어들었다. 한쪽은 산기슭이고 다른 한쪽은 낭떠러지인 산길은 차 두 대가 겨우 비껴갈 정도로 좁아서 조금 전까지 시속 100km를 넘나들던 트럭의 속력이 시속 30km로 뚝 떨어졌다.

민하 씨와 나는 손님과 주인으로 만났어요. 우리 식당 단골이었거든요.”

형이 이곳에 오래 머물렀던 모양이죠?”

나의 물음에 박은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제 박 사장님에게 형의 소식을 들은 게 3년 만입니다. 그 동안 형이 어디서 무얼 하고 지냈는지 통 연락을 받지 못했어요.”

그럼 민하 씨가 결혼한 것도 모르겠네요?”

결혼도 했나요?”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한 건 아니지만 세 살짜리 딸까지 있습니다.”

연락이 두절된 동안 형에게 많은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타국에서 결혼을 하고 자식까지 낳고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며 살다가 생을 마쳤으니. 무엇이 형을 그렇게 이끌었을까.

민하 씨를 처음 만난 건 5년 전이에요. 제가 치앙마이에 식당을 막 차렸을 무렵이죠.”

5년 전이면 내가 고시원 생활을 시작하던 즈음이다. 그때 형은 내 앞에 마지막으로 나타나 태국의 어느 섬에서 열리는 무슨 파티 이야기를 했다.

그때 민하 씨는 치앙마이에 장기로 머물면서 부근의 마을과 트래킹 코스를 섭렵하던 중이었죠. 일주일에 서너 번은 밥을 먹으러 왔어요. 식당을 연 지 얼마 되지 않던 때라 손님도 별로 없고 나이도 비슷해서 저녁마다 둘이 술판을 벌였죠. 그러다 한동안 연락이 끊어졌는데 2년 전에 다시 치앙마이에 나타났지요. 부인과 딸을 데리고.”

맞은편에서 커다란 트럭이 나타나자 박은 차를 길가에 바짝 붙여서 트럭이 지나가도록 길을 내주었다.

이곳에서는 큰 차가 왕입니다.”

박은 다시 기어를 넣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며 말을 이어갔다.

“3년 만에 나타난 민하 씨는 정착을 해야겠으니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가진 돈도 많지 않은데다 도시보다는 한적한 시골을 원해서 마침 배낭여행자들 사이에 소문이 나기 시작하던 빠이에 게스트 하우스를 차리게 되었죠.”

오르막길 앞에서 기어를 저단으로 바꾸느라 박은 잠시 말을 멈췄다. 트럭은 맹수의 울음처럼 거친 엔진 소리를 토해내며 고개를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 1년 동안은 무척 힘들었어요. 옆집 밥그릇 숫자까지 알 정도로 작은 시골마을에 난데없이 외국인이 나타났으니 얼마나 텃세가 심했겠어요. 한밤에 담 너머로 돌덩어리가 날아오는 건 예사고 집에 불도 났었죠. 다행히 일찍 발견해서 큰 피해는 없었지만. 부인이 태국인이어서 겨우 자리를 잡았지, 안 그랬으면 일주일도 못 견디고 쫓겨나야 했을 겁니다. 그 고생 끝에 이제 겨우 살만하다 싶었는데…….”

박의 말소리가 점점 희미하게 들렸다. 연 이틀 밤을 제대로 자지 못한 데다 차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이 수면제 역할을 해서 두 눈이 자꾸 감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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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잤을까. 주변이 환해지는 느낌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차는 산길을 벗어나서 들판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었다. 사방에는 녹음이 우거진 산들이 호위병처럼 둘러서 있고 수채화 물감으로 그린 것 같은 하늘에는 흰 구름이 한가롭게 떠 있었다. 그 아래 나무로 지은 집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다 왔습니다. 여기가 빠이입니다.”

트럭이 멈춘 곳은 푸른색 철 대문 앞이었다. 대문 오른편 기둥에 ‘palm guest house’라고 적힌 나무 간판이 걸려 있었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푸른 잔디가 깔린 마당이 나왔다. 마당 오른쪽에는 방갈로가 다섯 채 있고 마당 왼쪽에는 방갈로보다 약간 큰 본채 건물이 하나 있었다.

박이 본채로 다가가서 문을 두드리자 서너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나왔다. 박을 쳐다보고 반가운 미소를 짓던 아이는 나를 발견하고는 뭐라고 소리를 지르며 달려왔다. 엉거주춤하게 서 있는 내 바지춤에 매달린 아이는 알아듣지 못할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아이를 달래기 위해 안아 올리는 순간, 본채에서 한 여자가 나왔다. 이제 갓 스물을 넘겼을까. 아직 소녀티를 채 벗지 못한 여자는 나를 쳐다보더니 표정이 얼어붙었다. 4B연필로 그린 것처럼 가녀린 얼굴선을 지닌 여자였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왠지 낯설지가 않았다. 오래 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이렇게 만나기로 되어 있는 운명처럼 느껴지는 얼굴이었다.

잠시 넋을 잃고 서 있던 여자는 천천히 다가와서 내 품에 안겨 있는 아이를 향해 팔을 내밀었다. 아이는 내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지만 여자가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뭐라고 하자 금세 온순해졌다. 아이를 안아 든 채 가볍게 목례를 하고 한쪽으로 비켜선 여자의 긴 속눈썹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민하 씨 부인하고 딸입니다. 민수 씨에게는 형수하고 조카인 셈이지요.”

본채 안으로 나를 안내하며 박이 말했다. 나는 형수에게 목례를 하곤 박의 뒤를 따랐다. 그릇 몇 개가 놓인 나무 찬장과 가스레인지와 수도꼭지가 있는 부엌을 지나자 작은 방이 한 칸 있었다. 방 입구 맞은편 벽 쪽으로 작은 상이 놓여 있고 그 상 위에는 야자수를 배경으로 치아를 다 드러낸 채 웃고 있는 형의 사진과 향로가 있었다. 상 옆에는 작은 옷장과 텔레비전이 있고 천장에서는 실링팬이 돌아가고 있었다.

신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서 형의 사진 앞에 무릎을 꿇었다. 향을 한 가닥 피워 향로에 꽂은 다음 절을 두 번 하고 다시 무릎을 꿇었다. 가슴 밑바닥에 엉겨 붙어 있던 뜨거운 기운이 목구멍으로 솟구쳐 올라왔다. 타국 땅 오지마을에서 형의 죽음을 마주하게 될 줄이야. 열대의 태양처럼 아직 짱짱한 나이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가다니.

병사한 시체는 가급적 빨리 화장을 하는 게 이곳 관습입니다. 날씨 때문에 금세 부패하기도 하고 전염병을 염려해서…….”

잘하셨습니다.”

박이 편지봉투를 하나 내밀었다.

민하 씨는 부인에게 자신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대요. 임종 직전에야 민수 씨 존재를 알리면서 이걸 전해주라고 했답니다.”

박이 방에서 나가자 나는 다리를 풀고 앉아서 봉투를 열었다. 낯익은 필체가 휘갈겨져 있는 종이 몇 장과 함께 형의 여권이 들어 있었다. 무심코 여권을 펼치던 나는 씁쓰레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내 여권의 사진과 똑같은 사진이 형의 여권에 붙어 있었다. 내 자취방 서랍에서 몰래 가져갔던 모양이다. 나는 여권을 내려놓고 형이 쓴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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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14 Comments
발악이 2020.05.12 16:09  
필리핀님 기다려 읽겠습니다.
요즘 책 근처에도 안가던 내가 기다림이란게 생기겠네요
전주 아중에서 언제 함 뭉쳐야지요
필리핀 2020.05.13 06:31  
오! 잘 지내시죠?
코로나19 물러가면 함 모여요~^-^
비육지탄 2020.05.12 16:15  
허허...이거 신작인가요?
아님 서점의 그것인가요?
필리핀 2020.05.13 06:33  
직접 확인해보셔용~ㅎㅎ

참고로 저는 리바이벌은 안해욤~ㅋ
비육지탄 2020.05.13 08:16  
간과하신게 있는것 같은데..
여기는 그냥암꺼나 에요
이런 누추한 곳에 있기에는 지나치게 고퀄 아닌가요? ㅎㅎ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올해 노벨 문학상이 거론되고 있을것 같아요 ^^
필리핀 2020.05.13 08:57  
하아...번역을 못해서 노벨상은...ㅠㅠ

비육지탄님이 번역해주시면 상금 반띵!!
sarnia 2020.05.12 20:31  
그러니까,, 현주 애인의 10 퍼센트는 작가죠?
충남 부여가 고향이군요.
전 대구인 줄 알았는데.
필리핀 2020.05.13 06:34  
저는 충청도에서 태어났고
부모님 고향이 대구에요~ㅎㅎ
인도타이 2020.05.12 20:53  
오우
쉴틈없이 전개되는 필력입니다
특히 빠이를 무대로 하니 현실감 만땅이네요 ㅎㅎ
필리핀 2020.05.13 06:35  
빠이...제가 좋아하는 곳이에요
근데 가본지가 오래되었네요ㅠㅠ
물에깃든달 2020.05.13 08:34  
헤에...빠져드는데요?
필리핀 2020.05.13 08:59  
오!
제 매력에 빠져든다는 건가요?
(이런 게 아재 인증 댓글? ^^;;)
이베로 2020.05.13 17:58  
재미있습니다! 출처밝히고 퍼가도될까요?
필리핀 2020.05.13 18:50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은 퍼가셔도 되는데
사진은 문제가 될 수 있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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