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이야기
요술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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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7 18:59
여러분 만두 좋아하시나요?
한국 사람치고 만두 싫어하는 분은 잘 없죠.
어렸을적 겨울에 온 집안 식구들이 모여서 만두를 빚어 몇 소쿠리씩 찐 다음,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었던 기억을 갖고 계신 분들도 많을 듯 하네요.
요즘은 집에서 만두 빚어서 먹는 분들은 잘 없을 것 같아요. 손이 많이 가기도 하고 시판 만두도 워낙 잘 나오고 하니까요.
오늘 기사 보니 해외에서도 우리나라 만두가 인기라고 하네요.
어떤 음식이 주변 나라로 전해지면서 이름이 그대로 전해지기도 하지만 시간과 거리적 차이를 겪으면서 변하기도 하고 비슷하지만 다른 음식의 이름과 뒤바뀌기도 합니다.
만두가 아주 대표적인 예이죠.
만두는 한자로 饅頭(만터우)이고 중국이 기원인 음식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 현재 중국에서 만터우라 하면 속에 아무것도 없는 밀가루 찐빵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중국집에서 파는 꽃빵이랑 비슷한데 질감이 좀더 투박하죠.
우리식의 만두는 중국에서 '지아오즈(餃子;교자)'라고 합니다.
일본에서도 교자라고 하고요... 그런데 일본에도 만두饅頭가 있습니다. '만쥬'라고 발음하는데 달콤한 소를 넣은 과자 종류이지요. 이 만쥬는 우리나라에서도 팔지요. 예전엔 길거리에서 만쥬 가게나 노점도 좀 보였는데 요즘은 유행이 지났는지 잘 안보이네요.
이렇게 같은 만두가 세나라가 각각 다른음식입니다.
우리가 야채찐빵이나 고기찐빵이라고 부르는 찐빵 안에 만두소가 들어 있는 것은 중국말로 包子(빠오즈)라고 합니다.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속에 아무것도 들지 않은 찐빵인 만터우를 '모모'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게 티벳쪽으로 가면서 중국의 교자, 즉 우리식 만두를 모모라고 부릅니다.
만두를 육수에 넣고 끓여 먹는 것을 중국에서 '훈뚠(餛飩)'이라고 하는데 이게 중국남부에서는 '완탄(雲吞)'이라고 부르죠. 훈뚠이 남부로 가면서 발음이 완탄으로 바뀐 건데 글자표기도 바뀌었어요. 크기도 작고 피도 얇아졌죠. 우리나라에서는 완탕 또는 완당이라고 하는 음식입니다.
만두는 물론 태국에도 있습니다. 중국 남부 이민자들이 가져온 완탕과 찐빵만두가 태국에 전래 되어 어디서나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사실 1800년대 중국 광동, 복건 사람들이 태국으로 이민을 오게 되면서 음식문화도 대거 갖고 들어왔는데요, 현재 태국에서 먹는 대중음식 중의 상당수가 이때 들여온 음식들입니다. 쌀국수, 볶음국수, 볶음밥, 각종 볶음요리 등이요.
태국에서 가장 흔히 볼수 있는 만두류는 바미(생라면)파는 곳에서 파는 완탕입니다. 태국이름은 '끼여우'에요.
속을 넣은 찐빵은 태국에서는 '쌀라빠오'라고하는데 쌀라빠오는 '구운빵'이란 뜻의 중국남부말 '시오빠오'가 어원이에요. 음식은 찐빵인데 이름표는 '구운빵'을 달고 있는거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먹는 길쭉한 모양에 찌거나 구워 먹는 만두는 비교적 근래에 일본식당을 통해 먼저 인기를 얻었는데요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팔고 전문점도 생겼습니다.
태국발음으로는 '끼여우싸(꾜싸)'라고 합니다.
아무튼 만두는 나라마다 부르는 말이 제각각이지만 어디서 먹어도 맛있는 것 같아요. ^^
태국의 만두들
속을 채운 찐빵인 '쌀라빠오'
치앙마이 <처 포차나>의 '바미 끼여우 남 (완탕라면)'
태국 세븐일레븐에서 파는 일본식 교자
방콕 일본식 만두체인점 <킨싸 꾜싸>의 군만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