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정말 태국 왕족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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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말 태국 왕족이였을까?

이런이름 16 1220
태국 출신의 학생이 있었습니다. 태국에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왔다고 했습니다. 대학교 학비와 맞먹는 비용의 ESL 코스를 수강하고 있었지만 영어는 잘하지 못해서 의사소통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공부에는 뜻이 없고 모델이 되고 싶다고 했었지요. 얼굴이나 신체조건만 놓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외모였습니다.

주윤발이 10대 후반이였을 때 저렇게 생겼었겠구나 싶을만큼 주는 이미지가 흡사했었지요. 동남아인은 마르고 작다는 선입견 따위는 버리라는 듯 키도 183cm 정도였고 신체 비율이나 근육량도 좋았습니다. 체력도 좋고 운동감각도 좋아 스쿼시(squash)를 같이 하기에는 아주 좋은 상대였죠.

같이 운동을 하면서 어느 정도 친해졌고 운동 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태국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자기가 왕족이고 아버지는 무슨 장군이라고 했습니다.

사실은 단어 몇 개를 나열하는 수준의 서툰 영어여서 그런 뜻일 거라고 짐작한 것에 불과하긴 합니다. 굳이 거짓말을 해야 할 이유도 없고 또 평소 보여줬던 모습도 거짓말을 할 사람으로 생각되지 않는데다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여서 그런가보다 하고 흘려 들었습니다.

태국에 대한 아는 것이 전혀 없던 당시에는 생각을 못했던 부분인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의 집안이 왕족이든 아니든 자녀 2명을 동시에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태국에서 상당한 재력을 갖고 있는 건 확실한 거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영화나 소설에서 본 왕족에 대한 환상같은 거에 영향을 받아서인지는 몰라도) 왕족이라고 하기엔 놀라울 정도로 검소하게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대학 졸업반이던 그의 누나가 초대를 해서 아파트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형편이 나쁘지 않은 일반 유학생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였습니다.

그가 왕족인지 아닌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지만 태국과는 아무런 연관없이 살아왔다고 생각했었는데 문득 아주 오래 전에 태국사람을 만났었고 꽤 친하게 지냈던 적이 있었다는 게 생각나서 그냥 써봤습니다.

근데 그의 누나가 스파게티를 만들어 줬었는데 후추가루를 쏟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후추범벅이였습니다. 그때는 속으로 음식을 잘못 만들었나보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와서는 어쩌면 태국사람들은 매운맛을 더하기 위해 스파게티에 후추를 많이 넣어 먹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16 Comments
비육지탄 2020.04.14 07:53  
왕족 맞네요
매운맛 때문이 아니라 음식을 해본적이 없는거에요
수랏간 음식만 먹어 온거죠 ^^
참고로 태국의 수랏간은 수랏타니에 있어요
이런이름 2020.04.14 08:48  
그럼 저는 공주님이 직접 만들어 준 스파게티를 먹었던 거네요. 맛을 떠나 왠지 뿌듯...

근데 궁금해서 수라간을 찾아보려고 했더니 방콕에 있는 한식당만 나와요. 수랏타니면 방콕에서 꽤 먼데 아무래도 음식재료만 준비하고 조리는 방콕에서 하는 거겠죠?
비육지탄 2020.04.14 09:00  
만약 반응이 좋으면...
왕궁은 태국에서 제일 높은 산인 카오산에서만 자라는
람부트리 라는 나무로만 재료를 쓰고
왕족들만 하는 주전부리는 깐짜나부리 라고하는데
콩재배로 유명한 태국북부에서만 수확할 수 있는 치앙콩으로 만들고...
이런거 준비하고 있었는데...ㅠ
죄송해요 웃자고 한 헛소리였어요..흑 ㅠ
이런이름 2020.04.14 09:08  
수랏타니와 수라간이 발음이 비슷한 점을 이용한 유머였군요. 이번에는 제대로 찾아낸 듯하여 이 역시 뿌듯...
호루스 2020.04.16 19:16  
이런 유머 유치하다고 평소 생각했는데, 이번 개그는 너무 찰지고 재미있네요.

혹시 아는거 있으면 더 해 주세요^^
Lotte 2020.04.16 20:16  
배 잡았습니다ㅋㅋㅋㅋ
비육지탄 2020.04.17 08:02  
앞으로도 질좋은 개그를 위해 더욱 연구하고 정진 하겠습니다
sarnia 2020.04.14 09:06  
이 글을 읽으니 오래 전 알고 지내던 소말리아 친구가 생각나는군요. 유학생은 아니고 난민이었는데, 굉장히 똑똑하고 예의가 바르면서도 경우가 바른 친구였어요.

아주 우연하게 그가 소말리아 정부 무슨 장관의 아들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요. 그가 나한테 말한 거였지만 이야기 도중 우연히 나오게 된 말이었어요. 1990 년대 초반 정부가 붕괴되면서 가족 전체가 뿔뿔히 흩어져 나이로비(캐냐)와 유럽 각국을 전전하다가 캐나다로 정착하게 되었나봐요.

지금은 잊어버렸지만 그 친구가 말한 자기 아버지 이름을 당시 검색을 해서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친구 말이 못미더워서 검색한 건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였을 거예요.

당시 정부보조 아파트에서 10 명의 가족들이 함께 산다고 했는데, 몇 년 전 저를 찾아왔더라고요.
학교 다시 마치고 civil engineer 로 일하면서 베드룸 다섯 개 짜리 주택을 구입해서 이제는 살림이 나아졌다고 하더군요.

에드먼튼에는 소말리아 출신이 많아요. 노스웨스트에 그들 커뮤니티가 있는데 총격전이 자주 일어나요. 저 친구처럼 잘 된 친구도 있지만 갱스터들도 많나봐요.     
 
난민 이야기 하니까 2 년 전에 제주도에 온 예멘난민들이 생각나는군요.
그때 일부 한국사람들이 초라한 노인들과 가난해보이는 애엄마가 아니니 가짜난민일거라고 수근대는 글을 읽은 적 있는데, 초라한 노인들과 가난한 애엄마는 피난 안 갑니다.
대체로 그 나라에서 교육수준이 높고 돈도 많은 사람들이 잽싸게 피난가서 난민이 되는 거지요. 

어쨌든 이야기가 엉뚱하게 흘러갔는데,,

그런 류의 거짓말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하셨으니 왕족은 맞을 겁니다.아프리카 같은데서 온 사람들을 보면 유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난민들 출신배경이 최상류계급이 많지요.
이런이름 2020.04.14 10:02  
저도 수단에서 온 흑인을 알았는데 이 친구 말로는 수단이 종교문제로 나뉘어져 전쟁/내전이 일어났을 때 그걸 피해 혼자 왔다고 하더군요. 미국에서 자란 흑인들과는 태도나 눈빛이 사뭇 달랐습니다. 뭐랄까... 행동과 말에 진중함이 있더군요. 가족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좋은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만큼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프리카에서 태어나고 고등교육을 받고 온 사람들은 현재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확실히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가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 오렌지 농장에서 일하셨을 때의 일화들을 떠올리며 본받으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뭘 잘못하면 아무개가 잘못한 게 아니라 한국사람이 잘못한 걸로 이야기가 될 수 있으니까요.
Satprem 2020.04.14 10:48  
제가 아는 타이 젊은 친구는 어린 시절 부터 런던에서 공부를 했다던데요.
왜 런던에서 공부를 했느냐고 물어보니까, 아버지도 어릴 때부터 런던에 유학을 했었고, 할아버지도 어릴 때부터 런던에 유학을  했었기 때문에, 자기는 런던에 유학을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인줄 알았다고....
평소 소박한 생활도 곧잘 즐기지만, 왕족을 비롯해 상류 사회나 부자, 고급 등에 대해 환상이나 거리낌 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가문 출신일 수도 있다고 여겨지더군요.
이런이름 2020.04.14 12:56  
그렇겠네요. 이미 갖고 있거나 누려 봤으면 환상은 갖을 이유가 없겠지요.
뭔가 갖고 있다고 불필요한 자랑을 하는 건 역시 자신감이 부족한 '졸부'들이나 할만한 짓이겠죠. 재력도 사회적 위치도 권력도...
꼬리빗 2020.04.15 00:34  
왕족도 레벨이 있죠...길막고 다닐때도 레벨에 따라 수행하는차도 다르고요 그래요
이런이름 2020.04.15 05:00  
역시 직계와 방계, 계승권의 순위 등에 따른 차이가 있겠죠.
농담인지는 모르겠는데 사우디 아라비아에 가면 제일 흔한 종류의 사람이 왕자라고 하더라고요.
syshin 2020.04.17 09:05  
과거 李왕가와  전주 이씨들과의  차이정도....결국 무상관....멀어서 남남...
호루스 2020.04.16 19:19  
저도 미국 어학연수때 태국 여자애들 뒷얘기 들을때, 무슨 장관 딸이니 어쩌구해서 듣기만 들었는데, 그땐 암 생각없었죠. 장관 딸이어서 어쩌라구? 뭐 이런 기분. 소 닭보듯 닭 소보듯 지냈죠.

아마 지금 같았으면, 무척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했을것 같습니다.^^
이런이름 2020.04.17 05:39  
저는 외모가 좋은 사람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조건이 좋아도 제 기준으로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무관심했었지요. 이제는 선한 인상을 갖은 사람을 좋아하는 걸로 바뀌었지만 그 역시도 겉모습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 셈이죠.

음... 누가 그러는데 외모지상주의의 최대수혜자는 판다라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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