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코로나 대응 상황
1. 일본
검사를 안 해줍니다. 외국을 방문했거나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3일이상 고온이 지속되는 노령층에 한해 검사를 실시했던 최초의 방침을 철회했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검사 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본의 유명 개그 트리오인 모리샨츄의 쿠로사와라는 여자 개그우먼이 가슴이 아프고 냄새를 맡지 못하는 증세가 나타나 검사를 요청했지만 수차례 거부되다가 겨우 어떻게 해서 검사를 받았고 확진 되었습니다. 나름 셀럽이 이러니 일반인은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게 거의 불가능 합니다.
[사진의 왼쪽이 쿠로사와]
그리고 일본 유명 연예인인 시무라 켄(70)이 코로나로 사망했습니다. 시무라 켄은 일본의 독보적인 개그맨으로 1974년부터 사망 직전까지 거의 매일 일본 방송에서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연예인과 비교하자면 이주일, 심형래, 신동엽을 합쳐 놓은 것과 같습니다. 이주일의 전성기, 심형래의 전성기, 신동엽의 전성기에 일본에서는 시무라 켄이 전성기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코미디와 개그계에 아주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한국 코미디가 재미없으면 그건 시무라 켄이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아서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시무라 켄과 카라]
시무라 켄의 투병 사실을 언론에서 접했을 때 저는 만약 시무라켄이 돌아가신다면 일본의 코로나 대응이 크게 바뀔 것이다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의 감염자 수가 서울을 뛰어넘었고 곳곳의 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도 코로나 검사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의료진에 의해서 일반 환자들이 코로나에 걸리고 있다는 겁니다. 올림픽을 위해 의도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안 했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직도 어쩔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2. 미국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상태입니다.
뉴욕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의 동생이자 CNN 간판 앵커인 크리스 쿠오모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들의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도 뉴욕 주지사를 지낸 유명 정치인으로 성공한 이탈리아 이민자 가족의 대표 선수입니다. 크리스는 자신의 뉴스에 형인 뉴욕 주지사를 자주 불러 인터뷰를 했고 그 과정에서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인들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만담 같기도 한 형제들의 언쟁이 미국인을 즐겁게 하자 이들을 캐스팅해 코미디를 찍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동생인 CNN 앵커 크리스 쿠오모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자가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뉴욕 주는 중증 환자가 아닌 경우 시설에 수용하지 않고 자가 격리가 원칙입니다. 그래서 크리스는 그 방침에 따라 자가 격리중입니다.
[왼쪽이 뉴욕 주지사인 형 앤드루, 오른쪽이 크리스, 뉴욕 주지사의 일일브리핑에 크리스를 인터뷰하고 있다]
크리스는 의사와 하루 몇 차례 통화를 하는 것이 자신이 받는 의료 지원 전부입니다. 하지만 크리스에게는 혈중산소포화도 측정기가 있습니다. 손가락에 끼우는 것인데 혈액 중에 산소의 양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증세가 아무리 심각해도 폐를 공격하지 않는다면 중증환자가 아닙니다. 열이 난다든지 기침이 난다든지 냄새를 못 맡는다든지 하는 것은 일반적인 증상이고 사실상 치료할 방법은 없습니다. 열이 나면 타이레놀 ,기침은 기침약을 먹으면서 증상을 다스리면 됩니다.
크리스도 타이레놀과 혈중산소포화도 측정기를 들고 지하실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습니다. 열이 나고 살이 6kg 빠지고 식은땀을 흘리고 잠을 잘 못자지만 괜찮습니다. 괜찮은 이유는 산소 포화도가 정상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바이러스가 폐를 공격하기 시작하면 신체에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게 되고 호흡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럴 때는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이렇게 폐렴 증세가 나타나는 것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혈중산소포화도 측정기입니다.
크리스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증세가 심각하다고 하고 입원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텐데 그 정도의 권력이 있는 사람인데 자가 격리를 선택하고 불안과 싸우고 있습니다. 크리스의 회복을 같이 응원하고 싶습니다.
3. 영국
찰스 황태자가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영국 총리도 걸리고 보건부 장관도 걸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영국 질병본부에서 정한 코로나 검사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이란 것입니다. 영국도 일본처럼 아무나 코로나 검사를 해주지 않습니다. 특히 증상이 심하더라도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검사를 안 해줍니다. 영국도 가장 큰 문제는 의료진들에게까지 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의료진들은 자신이 언제 코로나에 걸렸는지도 모른 채 환자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상황을 가장 걱정하고 있지만 정부의 방침은 확고합니다.
하지만 찰스 황태자도 검사 받고 영국 총리도 받고, 장관도 받았습니다.
계급 사회 영국이 코로나 국면에서 적나라한 얼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런던을 떠라지 말라는 정부의 경고가 나오기 몇 시간전에 찰스 황태자 부부는 스코틀랜드 북부의 성으로 떠났고 영국 주변의 작은 섬들을 운항하고 있는 여객선은 예약이 꽉 찬 상태입니다. 영국의 귀족님들이 서둘러 런던을 떠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4. 대만-타이완
대만은 코로나 방역에 가장 성공한 나라입니다.
현재 355명의 확진자에 사망 5명입니다.
중국 우한에서 바이러스가 번지기 시작할 때 미국의 의료계는 다음 타자로 대만을 지목했지만 대만에서는 팬데믹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듣고 대만 CDC는 직접 조사원 두 명을 우한에 파견했습니다.
1월말에 마스크를 전략 물자로 지정하고 수출을 금지시켰으며 N95이상의 의료용 마스크 뿐만 아니라 모든 마스크를 정부에서 매수하고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해 인당 매수 제한을 실시했으며 결국에는 의료보험카드당 일주일에 두 장씩 배포했습니다.
2월 6일 확진자가 10명이 되는 시점에 중국, 홍콩, 마카오로 부터 들어오는 외국인을 포함한 중국인 전체에 대해 입국 금지를 실시하였고 3월 19일부터는 전면적인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자국인들은 정부와 계약된 택시를 타고 자가 격리를 할 장소로 이동을 해야 되고 하루 3번 걸려오는 전화에 의무적으로 답을 해야 합니다. 격리를 위반하면 최대 4천만원까지 벌금을 때리고 있습니다.
현재 대만은 학교도 문을 열었고 모든 경제 활동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4월 11일에 프로야구도 개막(무관중 내지는 백명 정도의 관중 제한)합니다.
대만의 사례는 한국의 사례처럼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은 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얻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조금 더 주목을 받지 않나 싶습니다.
이때 대만으로 간 우리 국민이 자가 격리 규정을 어기고 돌아다니다 벌금을 받았지만 안 내고 도망치려다 잡혀서 격리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대만이 이것때문에 난리가 났습니다.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freeboard&no=6933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