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이 왕의 도시 <롭부리>, 이젠 원숭이 패싸움의 도시?
며칠전에 태국의 롭부리에서 원숭이들끼리 구역 패싸움을 했다는 기사가 난적이 있었잖아요... 그 기사를 보면서 몇 년 전 방문한 후로 기억에서 잊고 지냈던 롭부리가 다시금 생각이 났었어요.
관광객에게 위협적으로 덤비는 롭부리의 원숭이들을 보면서 '여기 원숭이들 성격이 장난 아니구먼...'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에는 그놈들이 일을 쳤구만~ 싶더라고요.
먹이가 좀 풍부했을 시절에도 떼 지어 몰려다니는 폼이 약간 동네 깡패 스타일이였었는데, 이래저래 주변 상황이 나빠지니 그 성격 나쁜게 더 도드라지는 듯... -_-;;
방콕에서 차로 두시간 정도 북쪽으로 가면 나오는 지방 도시인 롭부리.
롭부리의 남쪽에 위치한 아유타야는 여행자들이 일일투어로 엄청나게 방문하는 곳인데 그곳을 지나와 이곳 롭부리까지 오는 여행자는 그다지 많지 않아요. 사실 아주 적다는게 더 맞는 표현인 듯.
이 롭부리도 아유타야와 더불어 한 때 아유타야 왕국의 수도이기도 했습니다. 나라이 왕이 좋아하고 그가 일년 중 상당기간을 머물렀던 곳이라 그런지, 매년 2월 즈음 나라이 왕 축제도 하고 그랬었는데 올해는 어떠했는지 모르겠구먼요.
축제기간에는 구시가의 한 가운데 있는 왕궁, 왓마하탓 주변에 커다란 시장도 서고 지방 소도시의 흥겨운 축제 분위기가 도시 전체를 감싸안았던 것도 생각나네요. 전통 의상을 입은 어린 소녀들과 아가씨들도 아주 많이 보이기도 했었어요. 무슨 행사 공연 때문에 단체로 차려입은거 같았는데... 전통의상 입은 현지인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정로 말랑말랑해졌었어요. 뭔가 진짜로 현지인들의 세계에 들어온것도 같고...^^
원숭이들은 구시가에서 신시가로 넘어가는 철길 주변의 힌두교 사원인 쁘랑쌈엿과 프라깐 사당에 많이 있는데, 흔히들 얘기하는 '쁘랑 쌈 엿'파와 '싼 프라깐'파의 두 무리가 철길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모양새입니다. 그 당시에도 거리를 배회하는 원숭이들이 서양 아주머니 어깨에 올라타서 머리 쥐어뜯는걸 보고는 전 겁이 나서 주변만 적당히 빙빙 돌고 사원 안쪽으로는 안들어갔었어요.
저녁이 되면 지붕이나 전선줄 같은걸 타고 원숭이들이 푸드득 거리면서 다니는데, 사실 이놈들이 방출하는 민망한 분뇨 냄새도 꽤나 났었고요, 시장 언저리에서 동물들이 저렇게 나대는데
이곳에서는 식재료를 어떻게 제대로 보관을 하나? 의문도 좀 들고 그랬었네요...
롭부리도 사원과 궁이 있는 구도심쪽은 숙소 환경도 대강 호러블하고 거리도 좀 난장판이지만, 동쪽의 신시가지 가면 로터스도 있고 원숭이들도 없고 나름 쾌적하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좀 떨어진 곳에 해바라기 들판이 있어서 해바라기 만발한 시즌인 겨울에는 방콕에서도 이곳으로 꽤나 놀러오기도 하더군요. 관광 열차타고 구경도 가고 했는데 지금도 있나 모르겠어요.
이 모든게 다 추억이긴 하네요.
그때 찍었던 롭부리의 전경 사진이나 몇장 올려봅니다. ^^
나라이왕 축제기간 중의 나라이왕궁
구시가의 원숭이들이 모여 사는 두 곳
쁘랑 쌈 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