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을 바꾼 줄 알았더니 ...... 결국은 각자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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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이 COVID-19 집중확산지역 노선에 취소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위가 왜 비윤리적인가를 지적한 적이 있다.
나는 지난 3 월 1 일 항의편지를 작성하여 에어캐나다, 아시아나항공에 각각 보냈었다.
두 항공사가 소속되어 있는 스타얼라이언스 항공동맹 페이스북에도 그 편지 등록신청을 했다.
지난 주 목요일,
스타얼라이언스 항공동맹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각각 메일과 전화를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환불전표를 보냈고, 에어캐나다는 내 요구대로 전액을 크레딧으로 적립시켜주었다.
놀랍게도 스타얼라이언스는 자신들에게 모욕적인 내용이 잔뜩 들어가 있는 내 편지를 항공동맹 페이스북에 올렸다.
인류재난의 소용돌이속에서 기업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business ethic 을 지켜나가는 데 대해 다행으로 생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스타얼라이언스 항공사들이 내 편지를 받고 감동을 받은 나머지 긴급 CEO 미팅을 소집하고,
그 회의에서 한국 일본 이탤리 노선에 취소수수료부과를 일괄적으로 리프트하기로 결정한 줄 알았었다.
몇몇 분이 "덕분에 인천행 항공권을 수수료없이 캔슬할 수 있었다"는 사의를 표명해 오기도 해서 더욱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내가 모처럼 훌륭한 일을 해냈다는 생각에 다음 날 사람들 만날때마다, 미팅 있을때마다 이 이야기를 했다.
"내가 세상을 바꾸었다"는 말을 미팅 시작할 때와 끝날 때 각각 한 번 씩 두 번 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내가 이 일을 여기저기 떠들고 다닌 이유는 자랑이나 잘난 척을 하기 위해서가 결코 아니었고,
목사님이셨던 외할아버지 덕분에 어렸을 때 읽었던 다음과 같은 성경구절(아마 마태복음 6 장 일 것이다)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삶 속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너는 자선을 베풀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은 물론이고 두 다리도 알게 하라. 그 자선을 숨기지 말라. 그리하면 숨겨놓은 것 못찾기로 유명한 네 아버지께서도 쉽게 찾아 대신 갚아주실 것이니......(마태복음 6 장)"
나에게 이 글을 써주신 서예가 선생은 왼손잡이인지 오른손과 왼손을 거꾸로 써 놓았다.
근데
어제 몇 분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불만을 전달 받았다.
"어제 와이프가 2시간을 기다려서 에어캐나다와 통화를 하였는데 100%리펀을 못해준다 했다네요. 어른 한명 아이둘 해서 위약금 $500 불을 내야 한다고 했답니다. 인터넷에서 캔슬할려고 해고 $500 불 위약금이 뜨네요 . 그래서 제가 전화를 해보았으나 현제 에어캐나다 통화 자체가 안되네요 . 통화량이 너무 많다 하면서 그냥 끊어지네요. 위약금 없이 캔슬하신분들 어떻게 하셨는지 조금만 더 정보 공유좀 해주세요"
"4 월말 미국 여행ㅡLA,베가스ㅡ을 작년부터 계획하고 비행기 표를 구입햇는데, 이번에 온주 확진자도 베가스 여행자 엿다고 하고 여행후 2주 자가격리 여건도 안되어 항공권 캔슬하려는데 에어캐나다 전화연결이 안 되네요. 미국은 이태리 한중이란이 아니라 홈피에 관련 안내도 없구요. 다른 국가행 항공권 캔슬피 없이 캔슬하신 분들 있으신지 궁금하네요."
이게 다 무슨 소린가 해서 에어캐나다 홈피 해당 안내문 페이지에 들어가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았다.
애매하기 짝이없는 안내문이었다.
I'm booked on a flight to/from one of the above destinations, but my flight has NOT been cancelled, can I rebook my flight or get a refund?
Customers whose flights have been cancelled will be notified.
If you wish to rebook, please contact your travel agent or call us at 1-888-247-2262 (click here for international and other numbers) to discuss your options. For Aeroplan redemption bookings, please call 1-800-361-5373.
항공편이 취소되었으면 항공사가 알려줄 것이며(이 경우에는 당연히 취소수수료없이 환불해 줄 것이다)
아직 항공편이 취소되지 않은 노선에 대해 예약내용을 변경하고 싶으면 전화해서 상의하자는 안내문이 나와 있었다.
내가 전화했을때는 에어캐나다측에서 상의고 뭐고 군말없이 항공료 전액을 내 요구대로 크레딧으로 전환해 주었는데,
당시는 이미 내 항의편지가 에어캐나다측에 전달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취소되지 않은 항공편에 대해 상의 운운하는 저 맨 아래 안내문은 지난 달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못 본 것일 수도 있기때문에 언제 update 된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다.
저런 옵션을 제시했다는 것은 전화를 받아보고나서 (다시말해 간을 보고나서) 환불을 하든지 크레딧으로 전환해 주든지 환불수수료받고 캔슬해 주든지 하겠다는 말 같다.
전화를 걸지 않거나, 강하게 요구하지 않거나, 목소리가 착하게 들리거나, 취소이유가 신통치 않은 (가령, 그냥 무서워서 못 가겠어요~ 같은) 고객들에게는 무료취소를 해 주지 않겠다는 의미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항공사 뿐 아니라 트래블에이전트까지 상담대상에 넣은 걸 보면 대충 고객선별 매뉴얼이 정해져 있을 것이다.
하긴 졸지에 날벼락을 맞고 있는 항공사들이 무슨 죄랴 싶은 생각도 한편으로 든다.
오늘은 갑자기 이 말이 떠 오른다.
항공사도 고객도
各自圖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