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부산이 꿈같은 지금(1)
샤이닝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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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5 11:39
12월 부산은 참 포근했다. 두꺼운 패딩이 부담스러웠다.
해운대 붉은 일출과 일몰.
해운대 누리마루길옆 붉은 동백.
해운대 밤바다 푸른 빛 축제.
초량의 차이나타운. 이바구길 철없던 노란 개나리
범일동 낙곱새. 해운대 밀면.
테이블이 두 개 놓인 허름한 활어횟집에서
대선소주 1잔에 붉어진 우리 아들들 얼굴.
대선 소주 한 병과 한 접시 수북한 밀치회에 우리 셋은 만족했다.
아직도 내가 우리 집에서 술이 제일 세더라.
갑작스레 휴가일이 당겨진 큰아들에게 부산여행을 제안한 것은 나였다.
본인 계획이 어긋나서 실망해 하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이었던지
갑작스레 내입에서 부산이 툭 튀어 나왔다.
고속버스 어때? 큰 아들이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엄마, 돈으로 시간을 삽시다! 했다.
초창기에 딱 두 번 이용해봤던 ktx에 대한 나의 불편했던 기억과
예약해 둔 숙소까지 도보 이용이 가능한 점을 내세우며
아들 둘을 설득했다.
만약 고속버스가 맘에 안 들면 올 땐 니들 맘이다~
우등버스 승차감에 두 아들은 만족하는 눈치였다.
휴게소에서 샀던 호두과자는 우리 셋의 추억을 불렀다.
10년도 훌쩍 넘긴 부산 방문. 4시간 반이 금세 지나갔다.
해운대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봐 둔 돼지국밥집을 찾아 점심을 먹었다.
부산에 살 때 나는 국밥 냄새조차 제대로 못 맡았다.
그땐 비위가 약했었다.
새우젓 양념과 부추무침으로 국밥 한 그릇 뚝딱 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