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인사 맘 편하게 해 먹기도 어려운 세상이지만
지인들께 연말연시 인사편지(영어)를 보내면서 무슨 문구를 선택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요.
Happy Holidays ! 로만 할 것인가?
또는,
Merry Christmas ! 라는 문구를 넣을 것인가?
캐나다와 미국 내 대부분의 공조직이나 큰 기업들 공식연말메일에는 주로 'Happy Holidays'만을 사용하는 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새해인사 한 번 해 먹기도 어려운 시절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어떤 인사를 하던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메리 크리스마스가 특정종교만을 상징하므로 다문화 다종교사회에서는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인사인 것처럼 여겨졌었는데,
딱히 그렇지도 않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지면서 '메리 크리스마스'에 대한 적대적 민감함이나 반발심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기는 해요.
예수선생의 탄생신화는 기독교 복음서 작가들이 독창적으로 창작해낸 기독교만의 스토리가 아니라,
로마황제의 족보 및 탄생신화에서 핵심플롯을 차용해 온 일종의 표절문학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진지 제법 오래죠.
복음서 작가들이 당시 자신들을 식민지배하고 있던 로마황제의 조상탄생신화에 대항하기 위한 저항문학형태로 예수의 족보 및 탄생신화를 만들었다는 것인데,
저항문학이든 표절문학이든 뭐든
이 두 이야기,
즉 동정녀 탄생 이야기와 히브리경전(구약)에서 나타난 예언들의 관계가 고대 로마황제 Caesar Augustus 의 신화적 조상 Aeneas 족보 이야기와 빼다박은듯이 유사한 것을 보면,
인류는 어떤 종교문화적 배경을 가졌든, 역시 생각과 머리수준이 비슷비슷하게 돌아가는 한 형제자매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어요.
한 형제자매끼리 족보신화 좀 서로 표절했기로서니 그걸 가지고 시비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김정은 선수의 선친 김정일 위원장의 탄생지가 러시아가 아닌 백두산이라고 그냥 인정해 주듯이,
예수선생의 탄생지가 나자렛이 아닌 베들레헴이라고 그냥 믿어준다고 해서 큰일 날 일은 없겠죠.
그래야 저쪽에선 백두혈통이 인정되고,
이쪽에선 다윗의 후손으로서의 혈통이 인정된다니까,
그냥 둘 다 그렇게 믿어주기로 했어요.
굳이 따지고들자면, 역사적 사실, 그 자체로서의 예수탄생은 전혀 신비로울 것이 없어요.
그의 탄생배경의 실재적 모습을 시사하고 있는 기록은 기독교경전 요한복음 8 장 41 절에 잘 나타나 있어요.
…then they said to Him, “We were not born of formication: we have one father… God”
이 말은 예수선생의 탄생배경을 잘 아는 사람들이 예수선생에게 대꾸하며 돌려 준 말 이예요.
“우리는 (너처럼)음행으로 태어난 사생아가 아니다” 라는 의미죠.
그의 실재적 탄생배경을 추론할 수 있는 기록은 마르코복음 6 장 첫 부분에도 나와 있어요.
그를 잘 아는 그의 고향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마리아의 아들, 또는 누구누구의 형제라고 말할 뿐 요셉의 아들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어요.
철저한 부계사회에서 이런 호칭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예요.
당시에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임신하는 것을 천시하는 것을 넘어 범죄시했어요.
예수가 마리아의 비합법적 임신을 통해 탄생했다는 것을 그의 고향사람들이 이미 알고 그를 비난 또는 조롱했다는 말이 되어요.
불과 30 전후의 젊다못해 어린 나이에 큰 깨달음을 얻은 예수선생의 극적인 출신배경을 굳이 숨기고,
남의 탄생스토리를 모방한 마태오복음과 루가복음 저자들의 노력은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 복음서 저자들이 '신화란 거룩함보다는 비극에서 출발할수록 빛이 오래 발한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것 같아요)
깐깐하게 따지지말고 그냥 '아름다운 동화' 이야기로 남겨두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들은 그렇다고 남의 생일날짜 (12 월 25 일) 까지 차용해 오면 어찌하느냐'고 볼멘 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저는 그런것도 별 문제될 거 없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Merry Christmas 를 사용하든 Happy Holidays 를 사용하든
사용하는 사람 맘 이에요.
사실 Holidays 의 Holi 도 Holy 에서 온 단어니까 종교적이기는 마찬가지고요.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연말연시 인삿말 문제로 허구헌날 쓰잘떼기없는 신경전을 벌이느니,
아예 이 참에 12 월 25 일을 예수선생 뿐 아니라,
로마황제조상, 부처선생, 마호멧, 생일이 불확실한 코리아 그랜파 단군까지 모두 합쳐 각 민족 조상 합동생일로 지정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삿말 하나 놓고 서로 싸움박질 할 일도 없어지겠죠.
오늘 아침 먹다가 이처럼 신통하고도 훌륭한 생각이 떠 올랐어요.
아침 먹다가 신통하고도 훌륭한 생각이 떠오른 기념으로 식당 사진을 한 장 찍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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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800 만 재외동포 여러분
5200 만 대한민국 국민과 이 나라 외국계 국민/거주민 여러분
2500 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국어)
새해를 축하합니다 (조선어)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영어권 보수)
Happy Holidays! (영어권 리버럴)
新年快乐
Maligayang bagong taon!
明けまして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
Chúc Mừng Năm Mới!
สุขสันต์วันปีใหม่!
عام جديد سع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