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부 겨울여행, 월동장비를 챙기세요.
100년 전 태국인들은 물이 언다는 개념을 알았을까?
냉장고도 없던 시절, 더운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물이 기체-액체-고체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까는 의문이 든 적이 있었어요.
기체-액체 가 되는 건 매일 보니까 알겠지만, 얼음을 본 적이 없었을 테니..
그러다가 4월 즈음에 폭풍우가 불고 간간히 눈깔만한 우박이 떨어지는 걸 보고 나서
'아, 얼음을 알았겠네.'라 싶더군요.
가끔
지인들을 만나서 태국에서 사람들이 얼어 죽기도 한다고 하면 놀랍니다.
항상 더운 줄만 알다가,
태국도 계절 변화가 있고 겨울에는 한 자릿수 온도까지 떨어진다고 말하면 다들 놀랍니다.
저도 처음엔 놀랐구요.
치앙마이 시내만해도 겨울 밤에는 이불 하나로 지내기 힘든 날들이 종종 있어요.
15도 정도까지 떨어지는 날이면 난방 시설이 없다보니, 아무리 이불이 두꺼워도
이불이 감싼 몸의 온기만으로는 잠들기가 힘들어 집니다.
더 외진 산간이나 시골에 가면,
한밤중에 5~7도 까지도 급격히 떨어지는 날도 제법 많아서
얼어죽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벽도 얇고 얼기설기 집을 만들어서 군대서 혹한기 훈련하던 때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태국인들이 밤이나 아침에 숯이나 나무로 장작불을 지피는 모습을 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일본, 중국에서 넘어가는 겨울용 중고 옷가지들이 시장에서 무척 잘 팔려요.
그래도 더운 나라여서 그런지,
예전엔 전기 난방 제품을 쓸 생각을 않더니
요즘은 중국제 싼 전기 난방 용품들이 제법 들어오더군요.
며칠 짧은 여행이면 추운 날 맞을 일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좀 괜찮은 호텔방에서 두꺼운 이불 덮고 자면 그럭저럭 견디겠지만,
약간 긴 여행을 계획하거나
달 방으로 북쪽에 머물 계획이 있는 경우라면
한국서 출발 전에 소형 난방 제품을 미리 준비하시는 게 좋습니다.
요즘은 전기 담요 제품들이 소형에 부피도 안나갈만큼 가볍게 출시가 많이 되니까
자신에게 맞는 전기 담요/장판/방석/매트 중 하나를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또는 미니 온풍기나 미니 전기 난로 정도 있으면 부피도 크지 않으니
좀 더 따뜻하게 밤잠을 잘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결론은
'난방시설이 없는 태국 북쪽의 겨울밤이 체감상으로 한국보다 더 춥다.
그러니, 태국 날씨라 우습게 보지 말고 긴 여행이라면 개인 월동품을 미리 준비하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