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 이야기
팁 이야기가 나와서 글을 쭉 보고 있자니
'태국의 빈곤층은 너무 불쌍해보이기 때문에 혹은 한국인인 내 기준에서 그들의 수고료가 너무 형편없어 보이기 때문에 팁으로 그 부족분을 채워주려고 팁을 이 만큼 준다'
라는 의견이 예상외로 많은것 같네요.
팁을 주지 말자는 의견도 아니고, 저도 마사지 받으면 만족도에 따라 팁을 줍니다만,
위와 같은 이유로 주는 팁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좀 재미없는 표현으로 복지를 이야기 할 때 돈을 줘서 직접적으로 도와주는것 보다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고 하잖아요. 일자리 소개라든지 직업훈련이라든지 하는 방식으로요.
위의 팁 주는 이유는 그런 면에서 너무나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내가, 우리가 대체 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라고 며칠 머무는 여행지에서 그 나라 국민의 부의 재분배에 대한 고민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너무 불쌍해 보여서 팁을 200밧 줬어요 하는 후기가 있고,
팁을 얼마를 줘야 하나 검색하던 분들이 200밧 줘야 하는구나 싶어서 따라하면
그게 고착되고 문화가 되고,
태국에서 외국인을, 특히 한국인을 상대로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들은 그걸 당연시 하게 되겠죠.
태국을 한 달에 한 번 가든, 일 년에 한 번 가든, 평생에 한 번 가든
그런식의 팁은 나의 즉흥적인 감상을 채워주는 것 외에는 전혀 도움되는 부분이 없을것 같아요.
내 뒤에 여행오는 사람들은 이유도 모르고 100밧 줬다가 눈총 받아야 하는게 아니잖아요.
태국사람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같아요.
정작 그들은 "불쌍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어요.
내 눈에 불쌍해 보이니 넌 팁 이 만큼 받아라 하는건
좀 과격한 표현으로 하자면 거지 적선하는거 밖에 안되지요.
그렇게 받은 팁.. 기분 좋을까요?
팁을 주지 말자는 것이 아니에요.
태국인들도 마사지 받고나서 팁을 준다고 하잖아요. 그럼 그건 줘야 해요.
그 이외에 고급 식당이나 호텔에서 봉사료를 계산서에 같이 넣어 받는 곳은 줘야 해요.
봉사료를 냈는데 또 팁을 주는건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서비스가 매우 마음에 들어서 고맙다면 줄 수도 있지요.
그런데 누가 줬다고 해서 꼭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따라할 필요도 없어요.
아래에 한국인은 인정이 많으니 팁 좀 인정스럽게 줘라 하는 글이 있길래 적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