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낯선 곳에서 어쩔 줄 모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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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낯선 곳에서 어쩔 줄 모를 뿐이다.

리창 2 536

리조트 수영장에서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을 보면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행동하지?’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게 눈에 띈다.  센타라 까따에는 모두 세곳의 수영장이 있었다.  숙소 안쪽 스파가 있는 곳에 있는 작은 수영장, 중앙에 에머럴드 수영장, 입구쪽에 웨이브스 수영장. 스파가 있는 곳에 있는 수영장은 아이들은 이용할 수 없다.  스파를 이용하는 손님들을 위해서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다.  그곳 수영장이 작아서 아이들이 놀기에 적합하지도 않다.  목욕탕 보다 넓은 공간 정도여서, 노인네들이 썬베드에 누워 있다, 물에 들어가 잠시 몸을 식히는 정도.  작년에 이 수영장 옆에 옆에 있는 방에 있었는데, 그 수영장이 그림의 떡이라 아이들이 아쉬워했지만, 막상 들어가서 놀면 금방 나오고 싶어지는 곳이라, 나는 별로 아쉽지 않았다.  작년에 주로 놀았던 곳은 에머럴드 수영장이었다.  숙소 가운데 있는 곳이라 제일 넓었고, 다양한 깊이로 있어서 무창 발이 바닥에 닿는 곳에서 잘 놀았다.  무엇보다도 슬라이드가 하나 있어서 아이들이 물에서 놀다 지루해지면 그것을 탔다.  그곳 수영장은 동서로 길게 되어있는 구조인데, 남쪽 북쪽에 3층 건물이 있다.  수영장 북쪽에 있는 썬베드에는 하루종일 햇빛이 들어오는데 남쪽에 있는 썬베드에는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다.  센타라에 있는 사람들은 햇빛이 그리운 사람들이다.  그 때문에 북쪽 썬베드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진다.  늦게 나오면 자리가 없기 때문에 일찍 나와서 수영장 타월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번에 우리가 있었던 패밀리 룸이 있는 곳은 웨이브스 수영장이 있는 곳이었다. 그곳 수영장은 직사각형의 큰 수영장과 반원형의 작은 수영장이 층을 이루며 벽을 사이에 두고 붙어 있는 구조였다.  수심은 전체가 1.5M였다.  수영을 못하는 아이들이 놀기에 적합하지 않은 수심이었지만, 물놀이를 제대로 하려는 아이들로 언제나 북적였다. 수영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은 점프를 하거나 다이빙을 해서 물놀이 하기에 수심이 적합했기 때문이었다.  수영을 못하더라도 아이들에게 팔튜브를 하게 해 주어서 마음껏 놀게 했다.  수영장에서 노는 사람들은 어른들 보다 아이들이 항상 많았다.  그곳은 동서로 3층 건물이 있고, 그 사이에 길게 수영장이 있는 구조였다.  남쪽은 잔디밭과 숙소 담장이 있었기 때문에 수영장 양쪽에 있는 썬베드에 햇빛이 시간을 두고 잘 들어왔다.  아침이 되면 서쪽에 있는 썬베드에 햇빛이 들어왔고, 점심무렵에는 양쪽이, 오후가 되면 동쪽에 있는 썬베드에 햇빛이 들어왔다.  하루종일 햇빛을 맞이하려는 사람들은 잔디밭쪽에 있는 썬베드의 방향을 수영장쪽에서 잔디밭쪽으로 바꾸어서 몸을 구웠다.  여기서도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수건으로 일찍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안좋게 보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는 베란다에서 바로 수영장에 갈 수 있었기 때문에 방앞에 자리가 있으면 편하지만, 조금 걸어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일찍 자리를 맡으려고 하지 않았다.  까따에 도착하고 1주일이 지난뒤부터는 거의 매일 바다에 나갔기 때문에 오전에 수영장에 자리를 잡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1주일 정도 짧게 머무는 그들이기에 하루라도 더 햇빛을 많이 받고 싶은 그들의 초조감도 이해가 되기는 했다. 그렇게 그들을 이해하며 며칠이 지나갔다. 내 방 옆에 들어온 가족이 내 눈에 띄었다. 가족 구성은 60대로 보이는 부부, 20대로 보이는 남매였다.  그들은 일찍 나와서 수건으로 자리를 차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일단 자리를 차지하면 썬베드를 수영장쪽이 아니라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썬베드 세개를 나란히 두어서, 수영장 주변에 돌아다닐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사람 한명만 다닐 수 있는 공간으로 좁혀버렸다.  물론 그렇게 남겨진 공간에 사람이 다닐 수 있다. 그러나 수영장 주변에 사람만 다니는 것은 아니었다.  어른들인 그들은 그것을 몰랐던 것이다.  수영장에 많은 아이들이 놀고 있었는데,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썬베드로 통로를 점령했기 때문에 유모차가 다닐 수 없게 되었다.  이곳 수영장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싸우지도 않고, 서로 잘못을 지적하지도 않는다.  해결책을 찾을 뿐이다.  유모차가 있는 사람들은 막힌 통로를 돌아서 건물 베란다와 수영장 썬베드가 있는 곳 사이에 있는 잔디밭으로 돌아서 다녔다.  그런 광경을 보면서도 그들은 매일 그렇게 썬베드 방향을 바꾸고 통로를 점령했다.  그렇다고 그곳에 하루종일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후가 되면 어디로 가는지 가족이 다른 곳에 갔다 한참 있다 돌아왔는데, 썬베드를 그대로 방치했다.  저녁시간이 다 되어 이제는 철수할 시간이 되었어도 그렇게 방치되어 있는 것을 여러번 본 적이 있었다.  그러려니 했다. 그들은 한번도 일찍 나와서 수건으로 자리를 차지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규리에게 민폐커플이라고 말한 사람들이 있다. 이번에는 규리에게 일일이 이상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지적하지 않았다.  사람에 대한 편견을 심어줄 것 같아서.  그러나 민폐커플에 대해서만은 말하고 싶었다. 너무 생각이 없이 행동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들 커플이 처음 내 눈에 들어온 이유는 썬베드를 마음대로 끌고 다녔기 때문이었다. 처음 점심 직전에 수영장에 도착한 그들은 서편에 있었던 썬베드 두개를 차지했다.  이전까지는 볼 수 없었던 성인 크기의 직사각형 튜브를 각자 하나씩 들고서 말이다. 이전에는 바다나 수영장에서 누워서 쉴 수 있는 튜브를 수영장에서 가지고 노는 어른들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더 주목했다.  그들은 잠시 몸을 태우는가 싶더니, 햇빛이 이동하자 썬베드를 수영장과 남쪽 웨이브스 바 사이로 옮겼다. 그곳은 웨이브스바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식사를 하면서 수영장을 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썬베드를 두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이 처음 그곳에 썬베드를 두었다. 그곳에 썬베드를 두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그곳 양쪽에 계단이 있어서 수영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어서, 썬베드로 막으면 안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곳에 썬베드를 두었고, 그 옆에 기다린 튜브를 두어서 계단 하나를 막아버렸다.  월요일이었다.  그날은 잠수업체가 와서 잠수체험을 하는 날이었다.  그들이 튜브를 두어서 길을 막었던 곳에 잠수 장비를 두고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려서 잠수를 한다.  어린 아이들이 그곳을 불편하게 다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들은 튜브를 치우지 않았다.
수영장 한편에 있는 웨이브스바에서 목요일 오후가 되면 주변에 있는 베드를 치워서 바베큐 파티를 준비한다. 그날은 원래 음식을 놓는 곳과 반대편에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왜 그런가 하고 보았더니, 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음식준비를 보통 5시부터 하는데, 그들은 그날 6시까지 있었다. 식사 시작이 6시 30분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자리를 비우기를 기다릴 수 없었던 것이다.  세상에 자기들만 있는 것처럼 생활하는 것이 너무 신기해서 규리에게 ‘민폐커플’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들 둘이 있는 세상이 전부인것처럼 행동하는 그들을 보면서, 이건 국적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강하게 했다. 

짧게 낯선 곳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어떤 규칙이 지배하고 있는지 모른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생각은 하지만, 저마다 생각한 규칙이 달라서 어느 한 부분에서 이상한 행동을 할 뿐이지, 전체적으로 규칙을 어기는 것은 아니다. 내 옆방에 있는 사람들이 썬베드 방향을 바꾸어 사람들 통행에 지장을 주었지만, 그것이 사람들 다니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고, 유모차 통행에만 방해를 끼쳤던 것은, 다 큰 어른들인 그들에겐 수영장에 유모차를 끌고 온다는 것을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일찍 나와서 수건으로 자리를 선점하는 행위도 하지 않았다. 수건으로 자리를 선점했던 9101호에 있던 노인들은 오전에만 썬베드에서 쉬다 점심시간이 되면 자리를 치웠다. 그들에게 필요한 시간은 오전 시간 뿐이었던 것이다. 

푸켓바다를 점령하던 파라솔과 썬베드가 사라졌다. 그때문에 바다를 찾는 사람들은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파라솔 없이 햇빛에 몸을 구웠지만,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들은 그늘을 찾아야 했다. 개인용 깔개와 개인용 파라솔을 팔고 있었다. 나도 깔개와 파라솔을 사서 바다에 내가 원하는 곳에 펼쳤다. 내가 그곳에 오래 있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것들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하루나 이틀만 있는 사람이라면 어쩔까? 중국인들을 보면서 내 의문이 풀렸다. 한 가족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들은 처음에 그냥 아무 것도 없이 자리에 앉았다. 이윽고 바다에서 간단한 음료수를 파는 사람이 다가와서 깔개를 깔고, 파라솔을 곱아 주었다. 나는 처음에 그들이 파라솔과 깔개를 산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파라솔을 운반하기 위해서 넣는 비닐이 있는데, 그것을 파라솔 살에 묶었다. 보통 파라솔을 소지한 사람은 그 비닐을 다른 곳에 보관했다가 숙소로 돌아갈 때 다시 포장한다. 그들은 시간이 조금 지나자 짐을 챙겨서 떠났는데, 파라솔과 깔개를 그대로 두었다. 하루만 잠시 빌렸던 것이다. 
푸켓 바다에 파라솔을 없앴던 이유는 그것이 자리를 차지하고 불법으로 대여영업을 했기 때문인데, 다시 소소하게 그런 행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 결국 그런 영업을 다시 퍼지게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중국인이고,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나 이틀만 있을텐데, 그 장비를 사는 것은 낭비가 아닌가? 며칠이 있다,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아시아 사람들만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숙소에 있는 사람들 두 커플이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바다에 나타났다. 내가 바다에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아서 아이들 보기 좋게 앉아 있었는데, 내 앞에 파라솔을 두개나 펼쳐서 그들을 자세히 보았다. 보통 개인이면 그렇게 하지 않을텐데 말이다.  그러나 그 자리는 뒷편에 음료수를 파는 태국인이 파라솔과 깔개를 대여했을 때 사람들을 앉히는 자리였던 것이다. 유럽인 처럼 보였기 때문에 나는 그들이 파라솔을 산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그들은 맥주를 마셨고,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먹였는데, 그 쓰레기를 깔개에 그대로 두고 자리를 떠났기 때문이었다. 넓은 바다에 쓰레기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왜냐면 자리를 뜰 때 그들 쓰레기를 챙겨서 떠나기 때문에.  그러나 자리를 빌렸던 그 유럽인들은 그 자리가 자기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쓰레기를 두어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후에도 유럽인들이 자리를 빌리는 것을 보았다. 
작년에 바다에 도착할 때 마다 바다를 볼 수 있는 제일 앞줄에 있는 썬베드는 ‘예약’되었다면서 세번째 줄에만 있었다.  그 자리를 예약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주변에 오래 머물렀던 유럽인들이었다. 그들은 그 파라솔을 빌려주는 사람들에게 부탁해  미리 자리를 선점했던 것이다.  숙소에서 타월로 썬베드를 차지했듯이 말이다. 덕분에 나는 한번도 바다를 보면서 쉴 수 없었고, 언제나 파라솔 사이로 난 바다를 볼 뿐이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바다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물이 들어차지 않을 곳에, 내가 원하는 곳에 파라솔을 꼽았고, 깔개를 깔았다.  그래서 파라솔 사이로 난 바다가 아니라, 탁 트인 바다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공정하다. 일찍 나온 사람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숙소 썬베드와 달리, 먼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러나, 그러나, 역시 이번에도 유럽 노인네들은 미리 자리를 차지했다. 그들은 음료수를 파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그들에게 파라솔을 먼저 설치하게 했다. 늦게 나타난 그들은 미리 선점한 곳에 느긋하게 자리를 깔았다.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유럽 노인들이었다. 러시아인들은 햇빛을 그리워해서 일찍부터 나와서 하루종일 바다에서 놀다 가기 때문에 그렇게 자리를 선점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이전에는 썬베드 영업하는 사람들에게 음료수와 음식을 사 먹어야 했는데, 이제는 그럴 이유가 사라졌다. 뭔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바다에서 나가면 있는 슈퍼에서 음료수와 맥주를 사왔다. 가격이 반값인데, 왜 그러지 않겠는가? 
그러나 기력이 딸리는 유럽 노인네들은 그럴 힘이 없다. 주변에 있는 태국인에게 비싼 가격을 주고 맥주며 음식을 사 먹었다. 기꺼이 바가지를 쓰고, 자리 선점을 맡긴 것이다. 생각해 보았다. 그들은 왜 그랬을까? 힘이 없다. 그들은 깔개에 자리를 잡을 수도 없다. 의자생활에 익숙한 그들은 썬베드에선 지낼 수 있지만, 깔개에 앉았다 일어서는 것이 말도 못하게 불편한 것이다. 바다에 있는 많은 젊은 사람들이 깔개에 적응했지만, 그들은 그것에 적응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무거운 접이식 비치체어를 어깨에 매고 다니면서 바다에 그것을 깔 수밖에 없고, 그것을 어깨에 매고 다닐 기력이 없는 사람은 바다에 있는 태국인에게 돈을 지불하고 그것을 빌리는 것이다. 썬베드에 익숙해진 그들에게 해변에 파라솔을 없앤 태국정부의 정책은 재앙이었을 것이다. 미리 태국인들에게 적은 돈을 주고 좋은 자리에 앉아서 하루종일 쉬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을 그들에게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좋았다. 원하는 곳에 자리를 깔고 앉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2 Comments
얌전한부부 2015.02.25 12:27  
리조트에 가면 별의 별 사람이 나있지요.. 국적이 달라 말해주는것도 조심스럽고 그래도 리조트 직원을 통해 불편을 얘기해보면 어땔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리창 2015.02.26 10:16  
리조트에선 서로들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게 하려고 그러는지 다들 점잖게 행동하더군요. 저도 가능한 화를 내거나, 상대방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기 위해서 그냥 지켜보는 쪽이어서, 그런 일들을 보면 그냥 넘기는 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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