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 그 혼돈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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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 그 혼돈의 노래

중국정벌 1 360
누구에게나 여행은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겠지....?

보통의 여행자들은 그러하지 않을까?
소위 말하는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을 꿈꾸며 출발을 하고
그 여행으로 부터 좀 더 많은 에너지를 얻고
그리하여 그 충전된 에너지로 복귀한 일상들을 지탱하고....

거창한 의미나 당위성, 필요조건의 전제를 요하지 않는 떠남....


(혼돈1)

목적 없는 여행?  or 목적을 모르는 여행?

현실속에서 스스로를 성찰하지 않는다면 결국 자신과의 대화는 추상적일 수 밖에 없을까?
이 전제를 사실로 인정한다면 또한 추상과 현실의 간극을 망각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결국 이 떠남은 비현실적일 수 밖에 없고, 목적없는 여행이 될 수 밖에 없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 관계되어진 모든 애증과 시각들을 유보하고 떠날 수 있을까?
오로지 자기 자신과 그 자신에 대해 비판하고 격려하고 냉정히 판단해줄
또 하나의 자신만을 동행한 채...
그렇게 좌표 없는 이 낯섬을 출발할 수 있을까?


(혼돈2)

원점으로의 귀환시 비어있는 손을 보는 두려움?

아직은 현란함과 그 소중함을 기억 속에 지우지 못하고 있더라도
내몰리듯 가는 이 떠남이
다시 올 수 없어 더 애틋한 지난 시간에 대한 회귀의 갈구가 아니기를...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을 전제한다는 말의 거짓된 무용함을 깨닫기를...
더욱이 분노와 원망의 처연함으로 가슴에 인자되어 남아 있지 않기를...
그 찬란하여 망각키 힘든 시간들에 바치는 허심한 마지막 인사이기를...
또한 그 작별의 인사가 부디 고통스런 회환의 그림자가 아니기를...

그리하여 그대 다시 이 땅을 밟을 때!
그대 심장에 그대 빈 손 대어 보아도
결코 슬프하지도 기뻐하지도 않고 두눈 들어 하늘 보게되기를...


(혼돈3)

삶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 속에 나는 또 무엇인가?

따위의 원초적 명제로부터 출발한 떠남이 아니었다.
굳이 떠남에 있어 충분조건은 아니라도 필요의 조건이 있어야 한다면
내 속에 있을듯 한, 아니 어쩌면 애초부터 존재치 않을,
해서 나 조차도 알지 못하는 나의 어떤 비밀스러운 구석과
내 지난 시간들의 그 편린을 찾아보고자 함이라면....

이 떠남이 굳이 또 하나의 만남이 아니어도 좋고
신산한 내 삶에 향기로운 유향이 아니어도 좋다.

단지 일상으로부터의 자기격리나 일탈
또는 소위 폐쇄적도피라는 형식을 차용한
또 다른 일상으로의 모범적 회귀만을 위함이 부디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러나 그 떠남의 이유야 어떠하던,
덜깬 알코올로 인한 뇌의 혼란스러움은 비행기의 이륙과 함께 이미 시작되었다.
1 Comments
동심초심 2005.12.15 17:13  
  가끔은 꼭 한번 인도에 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흔히 그 나라에서 보고 오는 것들이 아니라
다음 생을 위하여 한 생의 고통쯤 웃어버리는
사람의 몸이 신의 성전이라고 믿으며 서로 섬기는
무던한 사람들을 꼭 한 번 보러 가고 싶습니다
※"나마스떼, 압께세 해, 메 앗치 훙, 하 지 단야왓"
홀연히 천축국으로 떠났던 신라고승 혜초와
어쩌면 옷깃이라도 스쳤을 법한 그 어느 사람의
후예가 탔을 지도 모를, 힌두교도들의 버스를 타고
지평선 위로 훤하고 큰 달이 떴다가 지는 동안
그렇게 눈물도 흘리고 빵 한 조각도 나누는 동안
이까지 빠진 검은 얼굴로 헤벌쭉 웃는 할배와
먼지와 더운 바람의 언덕에 나란히 앉아
어차피 못 알아들을 그들의 신과 달 이야기를
단풍이 물들었다 지는 한국의 가을 이야기를
고단한 밤이 이우는 동안 나눠보고 싶습니다
운이 좋다면 이방인의 바가지도 쓰지 않을 겁니다
급하게 기차에 올라타려다가 벗겨진 신발 한 짝을
주운 친구에게 나머지 한 짝을 벗어 던지면서
"한 짝은 쓸모가 없지 않냐고" 말했다는 간디를
슬몃 떠올리고 오랜만에 웃어볼 수도 있을 겁니다.
인도에 가고 싶다는 헛소리 따위를 안주 삼아
어제 저녁에도 몇몇과 어울려 소주잔을 기울였지만
하필이면 이때 한영애의 "누구 없소"가 흘러나옵니다

참 눈물나게 좋은 날에 좋은글 읽고 갑니다.
그럼 안녕
나마스떼, 샬람 알레이 꿈

*※"나마스떼, 압께세 해, 메 앗치 훙, 하 지 단야왓"
힌두어 인사말입니다. 우리말로 옮기자면 "당신 안에 있는 신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안녕하세요, 그래요 좋아요, 네 고맙습니다." 라는 뜻이지요.
샬람 알레이꿈은 힌두교도가 아니라 무슬림들의 인사말이며
"당신에게 평화를" 이란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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