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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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사랑에 빠지다.

kokkirinalda 11 696
안녕하세요.
하루종일 태국 관련된 글을 읽고....글을 적을까 말까 고민만 하다가.. 드디어 용기 내어 올립니다.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ㅠ
 
때는 5월. 처음으로 방콕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어요.
약 5일간 휴가가 생겼고...어딜 갈까 검색하다가 제주항공 프로모션을 보고 방콕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예약을 했어요.
 
첫날은 늦은 밤에 도착한 터라 공항 근처에 하루 머물고 그 다음날 카오산 로드로 들어갔어요.
낮에 카오산과 쌈쎈거리를 둘러보고 저녁이 되어서 다시 맥주한잔 하고자 카오산을 찾았어요.
 
로띠를 먹으며 걷다가  친구가 "저기 정말 사람많다.."라고 해서 본 "럭키비어" 펍에서
하얀 셔츠를 입은 사람과 눈이 마주쳤어요. 하얀셔츠라 더 눈에 띄었는데..외모도 훈훈+.+
근데...곧 어떤 여성이 오더니 허그를 하더라구요...
아.....역시.....외롭다....생각하며 길을 걸었어요.
근데 ... 뒤에서 어떤 여자분이 부르더니 자기 친구가 맘에 들어한다고 같이 맥주를 한잔 하자는 거에요!
저흰 처음있는 일이었기에 당황해서 머뭇하다가 죄송하다고...거절했고, 여자분은 돌아갔어요.
근데..잠시후 그 하얀 셔츠의 남자가 다시 와서는.....
맥주 한잔 하자고. 자기 한국에도 가봤고 한국 친구도 있다고..맥주 한잔 사겠다며...
저흰 잠시 고민 하다가 같이 맥주를  마셨어요.
 
그 날이 어버이 날이였는데...저흰 잊고 있었는데...그 친구가 어버이날인데 여기 있어도 되냐고 하더라구요.
자기가 영국에서 유학 하면서 만난 한국 친구가 있고, 작년에 부산 해운대에 여행을 왔다고 하면서..한국에 대해 좀 아는것 같았어요.
그렇게 맥주를 마시고, 핸드폰을 꺼냈는데...갤럭시 노트였어요. 저도 그 폰이라 같다고 했더니 카카오톡 추가하자고 해서 아이디 가르쳐 주고. 영어가 짧아서 많은 대화를 못했어요ㅜ
그 친구가 사는 곳은 수쿰빗이라 자기 친구들이랑 같이 통로 클럽에 놀러가자고 하더라구요.
저흰 시간도 늦고 그리고 경계태세가 많이 높았기 때문에 거절했어요.
 
걸어가도 되는데 숙소까지 차로 데려다 주고. 그리고 잠시 얘기했는데...아버지가 한국인과 중국인 혼혈이시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외모가 태국분 같지가 않았어요. 내일 둘이 만날수 있냐길래 친구때문에 안된다고 했더니 연락하라고 해서 전 솔직히 그 사람이 어떤지도 모르고 만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통화료가 비싸서 안된다고 했더니 자기 아이폰을 주며 이걸로 전화하라고.......아무튼 아니라고 됐다고 하고 헤어졌어요.
 
그 다음날 저희는 사원을 둘러보고 더데크 가서 왓아룬 야경을 보며 저녁을 먹는데..솔직히 그 친구 생각이 나더라구요...와이파이가 안됐기 때문에 숙소로 돌아와서 카카오톡을 켰더니  hi 몇시간 뒤 또 hi how are you?와있길래 답장하고 장난으로 전 왜 전화 안했냐고 물었더니 제 친구가 자기 싫어하는거 같다고 너의 친구가 싫어하는거 하기 싫어서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다음날은 아침에 담넉사두악 수상시장 다녀와서 숙소를 씨암쪽으로 옮기고 쉬다가 쏜통포차나 갔다가 반얀트리가서 칵테일마시며 방콕에서 남은 날을 아쉬워 했어요.그리고 숙소로 돌아왔는데...이제 이렇게 가버리면 너무 아쉬울꺼 같아서 그친구에게 카톡을 했어요. hi, what are you doing? 이라고 보냈더니 자기 지금 카오산로드에 있다고 어디냐고 하더라구요. 숙소 옮겼다고 했더니 어디냐고...지금 잠시 얼굴 보자고 하더라구요...시간이 1시가 다돼가는 시간이었어요...호텔로비에서 잠깐 얘기하는데 내일 둘이서 밥 먹을수 있냐고 하길래..전 친구때문에 곤란하다고 했더니 친구는 지난번 카오산에서 만난 동생과 밥 먹게 하겠다고 하길래..ㅋ 일단 연락하라고 하고 늦은시간이라 헤어졌어요.
 
마지막날. 예약해둔 라바나 스파가서 마사지 받고 씨암파라곤 가서 와코루 쇼핑에 한참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어요...근데.. 낮에 전화하겠다는 그아이...연락조차 없는거에요...밤 비행기라 10시쯤 출발해야 하는데 9시까지 연락이 없다가 10시가까이 돼서 전화가 온거에요. 어디냐고. 자기 오늘 클라이언트가 갑자기 오는바람에 늦어져서 연락못했다고...미안하다고 말하면서 공항까지 바래다 준다길래 호텔에서 만나서 짐을 찾고 공항으로 갔답니다. 가는 차안에서 "00, do you know this song?"하며 들려준 노래는 10cm의 "애상"....
너 어떻게 이노래 아냐며...바람둥이 아니냐며...!!!
 
처음 만난날 헤어질때 저에게 허그를 해달라는 거에요...인사라고..
전 익숙치 않아서 그냥 손만 흔들며 보냈어요. 그리고 두번째 호텔로비에서 만난날 또 헤어질때도 인사라며 '허그'하길래 전 진짜 인산줄 알고...그땐 살짝 허그 해줬어요.
공항에서 헤어질때 '허그' 하길래 제 친구한테 인사니깐 니가 먼저 하라고 했더니...그아이 당황하며 아니라고!!해서 그냥 손만 흔들며 급하게 헤어졌네요...담에 친구와 같이 놀러오라고. 자기 아빠가 방콕에 집이 여러개 있으니 호텔은 잡지말라고 하면서...
 
방콕 그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데....전 그친구까지 있으니...매일을 방콕 앓이 하며 보냈어요.
가족들에게 말했더니 가족들은 잠시겠지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시는 거에요...
 
한국와서 카카오톡으로 연락하고 그리고 VIBER로 통화하고, 화상통화 TANGO를 안 이후로는 계속 화상 통화만 하는거에요...ㅠ 전 안그래도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데...화상통화를 하려니 전화기는 멀리 둬야 하고 영어는 더 안들리고....옆에서 그친구와 통화하는걸 본 제친구는 왜 "hi" "bye"만 하냐며ㅠ
 
그렇게 방콕 앓이 하다가 결국 7월에 다시 갔어요. 그 친구의 존재를 아는 저희집 식구는 절대 혼자는 안된다고 해서 엄마와 같이ㅋㅋ 가기전에 약 열흘 가까이 연락이 안됐어요. 전 영어가 짧다보니 전화를 피하게 되고 그 친구도 카톡이 안오고 해서....그래서 가기전에 연락안하고 가서 당일에 연락해서 잠시 만났어요.
수쿰빗에서 일하는데 일마치고 카오산에서 만나서 맥주마시고. 그리고는 숙소로 가다가 손잡고 어딜 데리고 가서 따라 갔는데...카오산에 있는 클럽이었어요. 전 한국에서도 클럽 가본적이 없어서 클럽 처음 가봤어요. 춤을 못추니 혼자 추라고 하고 전 멀뚱멀뚱. 그 클럽 owner가 자기 친구라고 하면서 맥주를 가져오더라구요.그리고는 전 숙소로 오고 그친구는 집에 갔어요. 10시쯤에 만나서 1시넘어서 들어왔더니 엄마는 주무시다가 깨서는 안절부절 못하고 계시더라구요ㅠ 전 전화가 안왔는데 계속 전화하셨다고...그 친구 잘 알지도 모르는데 저를 보냈다면서!!ㅠ
 
그 뒤로는 일일 투어가고, 캄보디아 가고 , 그리고 엄마 혼자 두고 나가기도 그래서 그 친구를 못보고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한국와서 전 계속 고민되더라구요.. 어떻게 해야 할지..솔직히 말해서 제가 연애경험이 딱 1번 그것도 한달이거든요. 근데 그 친구와 계속 연락을 하고 마음을 열자니 언어와 거리의 장벽도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걱정이고...이렇게 끝내자니 나중에 후회할 것 같고... 이런저런 고민도 되고, 또 화상통화는 너무 부담스럽고 해서 여러번 전화를 안받다보니 어느덧 멀어진거에요. 그 친구는 그래도 일주일에 한두번 전화하는데 전 계속 안받았어요.
 
어느날 제가 코스트코가서 망고가 있길래 망고 사진을 찍어올리며 i miss...라고 올렸더니
자기 카카오톡 상태 메세지를 i am mango.라고 바꿨더라구요.ㅠㅠ
그래서 또 카카오톡 몇개 주고 받고. 전화는 여전히 안받았어요.
 
그리곤 얼마전에 제가 카카오톡 사진을 바꿨는데...always have a place in my heart  라고 상태메세지를 바꾼 그......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음은 가고 싶은데...간다고 답이 나오는것도 아니고...저 상처받을까봐 시작도 못하는 겁쟁이랍니다.ㅠㅠ
 
결정은 제가 해야 할 몫인데...그냥 답답한 심정에 이렇게 글 올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도 공개하고 싶은데 다음에 기회되면 공개할게요^^
 
 
11 Comments
순한참치 2012.11.11 22:40  
영화 같네요 ㅎㅎ 저였다면 단 한번 뿐인 내인생 후회 안할 자신 있다면 맘가는데로 해보고싶네요
kokkirinalda 2012.11.12 02:02  
답변 없어서 글 지울까 했는데...이렇게 긴글 읽고 답변 달아주셔서 감사드려요....저도 이렇게 끝내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은데...또 마음가는데로 행동하자니 망설여 지네요...연애가 젤 어려운거 같아요...ㅋ좋은 하루 되세요 :D
세일러 2012.11.12 02:13  
맘가는대로 해보라고 화끈하게 말해주고 싶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현실적 문제를 고민해보라고 조언하지 않을 수 없네요.
물론 사랑이라는 것이 Feel로 통하는 것이긴 하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겠죠.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충분히 의사소통을 하면서 사랑을 키우세요~

상처받는 것은, 그건 정말 상처받는 후에 고민할 문제지 벌써부터 그 두려움때문에 움츠려드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것도 사람마다 큰 차이가 있기에 이렇게 단언적으로 말하기 좀 어렵지만요... 그냥 주관적 견해가 그렇습니다.

참, 사진은 공개하지 마세요. 뭣하러 공개합니까...?
리아82 2012.11.16 20:17  
저도 "세일러"님의 의견과 같아요
그래도 그런 경험이 있다는 것이 약간 부러울 뿐이네요
"순한참치"님 말씀처럼 정말 영화 같아요
서피현 2012.11.12 10:08  
사진공개는 하지마시구요.
급한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본인이던 상대방이던
급하면 급할수록 빠른 이별을
제촉하는 거겠죠
고구마 2012.11.12 10:56  
제목을 보고 방콕이라는 도시에 푹 빠지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좀더 심오한 뜻이었군요.
글쎄요..한국에서도 장거리 연애는 참 심난한데, 방콕-서울 구간이라...
잘 모르겠어요.
필리핀 2012.11.12 14:15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세요...

서로가 호감이 있는데 왜 뜸을 들이시는지???

설혹 잘못 되어서 상처를 입는다 해도
아무리 아픈 상처도 시간이 지나면 다 치유가 됩니다...
글구 사람은 상처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구요...

주저주저 하면서 살다 보면 금방 할머니 됩니다...
인생은 짧아요...

아, 매번 님이 가시지 말고 그 사람더러 한국 오라고 하세요...
부자 같던데... ^^;;;
정말 님이 그리우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시간 내서 오겠죠...
리아82 2012.11.16 20:23  
안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라는 말씀에 공감은 되는데
용기가 없는 사람은 안하고 후회하는걸 선택하는 사람도 더러 있더라구요
전 인생경험, 연애경험, 여행경험 등등 별로 없어서 조언할 입장은 못되고 공감만 하고 갑니다
그래도 "미네랄 라이즈" 님 마음가는대로 움직이신다니까
그 용기가 부럽네요 전 안하고 후회하는 쪽을 선택하는 편이라.. 겁쟁이라..
미네랄라이즈 2012.11.14 19:21  
저도!!
지금 마음이 가는대로 움직일래요~~
안그러면 두고두고 많이많이 후회될 것 같아요 ㅠㅠ
여러모로 매력적인 방콕이네요 ^^
cindy88 2012.11.19 14:52  
한번 시작해보세요..잘안된다하더라도,,나중에 생각하면 다 아름다운 추억 ~~ 얼마나좋아요. 젊을때 연애는 마음껏 ^^
Rolly 2012.12.07 21:00  
부럽슴다. 그 젊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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